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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로보택시 허용안 반대 여론 속 무산,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 지속

뉴욕주 로보택시 허용안 반대 여론 속 무산,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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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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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주, 강력한 반대 여론에 상업용 로보택시 허용 계획 취소
일자리 감소·안전사고 우려 확산, 곳곳에서 반발 이어져
"주차 자리까지 뺏겼다" 로보택시가 주민 생활 불편 야기하기도

미국 뉴욕주가 상업용 로보택시 운행 허용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수년 전부터 지속돼 온 로보택시 반대 여론이 자율주행 기업들의 사업 확장 행보에 제동을 건 것이다. 로보택시 도입에 반발하는 이들은 △일자리 감소 △안전사고 위협 △지역 주민 삶의 질 악화 등 로보택시 상용화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뉴욕주 무인 로보택시 시범 운영안 철회

1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캐시 호컬 미국 뉴욕주지사가 뉴욕주 내 상업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허용하는 법안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호컬 주지사 대변인 션 버틀러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입법부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한 결과, 해당 제안을 진전시킬 만큼의 충분한 지지가 형성되지 않았음이 명확해졌다"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법안에는 뉴욕시를 제외한 주 내 일부 지역에서 자율주행 차량 기업들이 차량 내 인간 운전자 없이 상업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뉴욕주의 조치에 따라 구글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의 사업 확장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웨이모는 지난해 뉴욕시에서 훈련된 전문가가 탑승한 상태로 시험 주행 허가를 받는 등 거대 시장인 뉴욕주에 진출하기 위한 기반을 닦아 왔다. 웨이모 측은 로이터에 뉴욕주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주지사의 결정에 실망스럽지만, 뉴욕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없다"며 "이 문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주 의회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웨이모 등 자율주행 기업에 불리한 상황이 연출된 배경에는 뉴욕택시노동자연맹(NYTWA)을 비롯한 관련 업계 단체들의 강력한 반대 여론이 있다. 이들은 로보택시가 도로의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운전기사 수만 명의 생존권이 달린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NYTWA를 이끄는 바이라비 데사이는 "웨이모가 버팔로나 로체스터 같은 도시를 공략해 우리를 분열시키려 했지만, 노동자들을 과소평가한 대가를 치른 것"이라며 뉴욕주의 법안 철회를 반겼다.

美에 뿌리 내린 로보택시 반대 여론

미국 내 로보택시 반대 여론은 수년 전부터 존재해 왔다. 일종의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이 곳곳에서 벌어질 정도다. 지난 2023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시민 단체는 거리 한복판에서 제너럴모터스(GM) 크루즈 무인 로보택시의 보닛 위에 삼각뿔 모양의 안전 고깔을 씌웠다. 샌프란시스코 내에서 반복된 로보택시 관련 사고에 대해 항의 의사를 표출한 것이다. 자율주행 센서가 장착된 보닛 부분에 고깔을 씌우면 로보택시는 사실상 정상 운행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2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인근에서 군중이 로보택시에 불을 지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당시 차이나타운에서는 중국 음력설을 기념해 불꽃놀이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때 웨이모 로보택시 1대가 현장을 지나가다 앞차에 막혀 잠시 멈췄고, 그 사이 사람들이 차량을 에워쌌다. 이후 시민 1명이 차량 앞 보닛 위로 올라가 앞 유리를 깨기 시작했고, 스케이트보드를 탄 또 다른 시민도 차량 위로 올라가 창문을 깨뜨렸다. 군중은 손뼉을 치며 이를 지켜봤고, 몇 분 후 웨이모는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길에 휩싸였다.

지난해 6월에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테슬라 로보택시 출시를 앞두고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현장에서는 테슬라 모델 Y가 스쿨버스의 경고등과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어린아이 크기 마네킹과 충돌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해당 시연에서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는 동일한 오류를 여덟 번이나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민 불안감을 가중했다. 당시 시위 참가자 스테파니 고메즈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안전 기준에 대한 신뢰가 없으며, 로보택시 작동 방식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 실비아 레벨리스는 “나는 일론 머스크의 정치 활동에도 반대하지만, 안전이 가장 큰 우려"라며 ″시민들은 (로보택시와 관련해) 안전 검사 결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고 사례 대거 누적, 생활 불편까지

이처럼 로보택시에 대한 반발 여론이 꺾이지 않는 것은 미국 사회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 중순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자율주행·자동화 시스템 차량 관련 사고는 1,793건(ADS·ADAS 포함)에 달한다. 누적 기준으로 보면 2019년 이후 보고된 전체 사고는 5,000건 이상이며, 이 가운데 약 7.4%는 부상, 1.2%는 사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더해 로보택시로 인해 시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 번화가인 미션디스트릭트 일대에서 길가에 멈춰서 있는 웨이모 로보택시가 눈에 띄게 늘었다. 웨이모가 승객 없이 주행하는 이른바 ‘좀비 마일’을 줄이기 위해 로보택시를 도로변에 단기 주차하는 방식을 택한 탓이다. 웨이모의 주간 유료 운행 건수는 지난해 4월 약 25만 건에서 최근 45만 건으로 80% 이상 확대됐다. 그만큼 길가 주차 공간을 점유하는 로보택시도 늘어났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같은 웨이모의 전략으로 인해 지역 주민의 주차 난도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복잡한 도시 교통과 주차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허가증을 보유한 사람조차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역 주민인 카일 그로크먼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샌프란시스코의 도시 인프라가 자율주행 차량에 의해 점유되는 상황에 과연 준비돼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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