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파이낸셜] 달러 변동성이 드러낸 글로벌 교육 재정의 취약성
[딥파이낸셜] 달러 변동성이 드러낸 글로벌 교육 재정의 취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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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가치 변화, 장학금·연구비 실질 규모 영향 정치 리스크·재정 적자, 안전자산 신뢰 약화 가속 환율 리스크 전제 재정 구조 전환 필요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미국 달러는 전 세계 공식 외화보유액의 57.8%를 차지하고 있다. 달러의 비중이 큰 만큼, 가치 변동의 영향도 금융 시장을 넘어 고등교육과 연구 재원의 운용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외화로 등록금을 받는 교육기관은 환율 변화에 따라 실질 수입이 달라지고, 통화 가치가 낮은 국가의 연구·교육 주체들은 달러 표시 부채 상환 부담이 확대된다. 장학금과 연구 보조금 역시 환율에 따라 실제 지원 규모가 달라지며, 교육 재정의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글로벌 교육 사업을 운영하는 기관의 재정 운영 방식 전반에 재검토를 요구한다. 단일 환율을 전제로 한 예산 편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능성을 반영한 계획이 필요해졌다. 비용 보장 범위와 조정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계약 단계에서 가격 연동 장치를 반영하며, 기부자와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환율 변동 가능성을 공유하는 구조가 요구된다. 글로벌 교육을 떠받쳐 온 재정 운용 방식은 통화 변동을 고려하는 체계로 전환되는 흐름에 놓여 있다.
약달러가 재편하는 국제 금융 질서
달러의 중심적 지위는 외환보유 통화, 국제무역 결제 기준, 위기 시 안전자산이라는 세 가지 기능을 통해 형성돼 왔다. 이 구조는 미국에 유리한 자금 조달 환경을 제공하며, 장기간 재정적자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조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여건은 최근 들어 점차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환보유를 운용하는 기관과 글로벌 투자자들은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대응 속도를 높인다. 단기 지표보다 통화 체계의 지속 가능성과 정책 기조의 신뢰성을 우선적으로 점검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변수로부터 비교적 분리돼 있다고 인식돼 왔던 안전자산의 성격도 약해지고 있으며, 정책 결정이 자금 조달 비용에 반영되는 속도 역시 과거보다 빨라졌다.
2024년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미국 채권 규모는 약 8조2,000억 달러(약 1경1,877조원)에 달한다. 절대 규모는 여전히 크지만, 보유 주체와 운용 방식의 변화는 통계에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같은 해 미국의 재화·서비스 무역적자는 전년보다 약 1,335억 달러(약 193조4,000억원) 확대됐다. 이는 2023년 대비 무역적자 규모가 약 17% 늘어난 것이다. 미국 경제가 구조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자본 유입에 지속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치 변수와 재정 적자가 드러낸 달러 취약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시장은 통화와 자산의 가격을 재산정한다. 관세 관련 발언이나 통상 정책 변화, 통화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압박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미국의 재정 운용과 부채 상환 경로를 재검토하게 만든다. 정책 신뢰가 약해질수록 통화와 채권 가격의 변동성은 확대된다. 투자자들은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을 위험 요인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다. 그 결과 정책 리스크가 커질수록 동일한 부채의 조달 비용은 커진다. 외국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와 교육기관에는 예산 편성과 중장기 계획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제에 기반한 기존 재무 모델은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정책 변화가 단기간에 시장 기대를 바꿀 수 있다는 위험이 구조적으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사건의 영향은 단일한 경로로 나타나지 않는다. 관세 관련 조치는 단기간에 무역과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반면, 부채 상환에 대한 우려는 시간이 지나며 누적되다 특정 시점에 급격히 표면화된다. 이러한 양상은 과거의 변동성 지표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렵다. 교육기관이 정책 경로별 시나리오 점검을 통해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재정 적자 확대에 대응해 세금 인상이나 지출 삭감에 의존하는 방식은 한계를 드러낸다. 2024년 무역적자 확대는 문제의 구조적 성격을 보여준다. 급격한 증세는 수요 위축과 고용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질적인 해법은 경쟁력 제고와 수요 구조 조정을 병행하는 접근에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달러 환율 변동이 생산성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교육기관의 운영비 증가와 연구 예산 축소, 국제 학생 등록금 인상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 유니세프(UNICEF)는 2026년까지 교육 재원이 32억 달러(약 4조6,000억원) 감소할 경우 수백만 명의 교육 기회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반응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024~2025년 변동성과 거래량이 확대됐음에도 국채 현물시장과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시장의 거래 여건은 대체로 유지됐다. 다만 정치적 결정이 통화 체계의 변경 가능성으로 해석되는 국면에서는 안전자산에 대한 가격 재조정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금리 변동폭은 확대되고, 미국 국채가 글로벌 충격을 흡수해 왔던 완충 기능은 약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외환보유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IMF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배분된 외화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은 57.79%에서 56.32%로 낮아졌다. 다른 기축통화의 상대적 가치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이는 미국 국채의 역할이 소멸됐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정책 결정에서 비롯되는 위험까지 포괄적으로 흡수하던 구조는 점차 힘을 잃고 있다.

교육기관이 취해야 할 대응
글로벌 교육 재정이 환율 변동에 직접 노출된 상황에서 대응 전략 역시 구조적으로 정비될 필요가 있다. 재무 계획은 단일 환율을 가정하기보다 여러 가능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 달러 가치가 비교적 안정적인 경우와 장기적인 약달러 흐름, 정책 발표 이후 환율이 급변하는 상황을 가정해 각 시나리오가 등록금 수입과 기금 운용, 비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환율 리스크 관리는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비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급격한 변동 국면에서는 교육 프로그램과 연구 활동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의사결정자와 기부자에게 환위험 관리의 목적과 한계를 명확히 공유하고, 국제 학생 등록 감소나 해외 파트너의 지급 지연, 연구 장비와 교재 수입 비용 상승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검토는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핵심 내용을 요약해 공유하는 체계로 정착될 필요가 있다.
계약과 제도 역시 변화된 환경에 맞춰 조정돼야 한다. 달러 기준의 장기 계약에는 가격 연동 조항이나 환율 변동에 따른 조정 장치를 포함해 단기적인 비용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야 한다. 주요 품목의 금리와 수입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는 상황을 전제로 기금 지출 규칙을 재점검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정책 차원에서는 기축통화에 대한 신뢰가 공공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을 인식하고, 투명한 예산 운용과 일관된 통상 정책을 통해 교육 재원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재정 여력이 제한적인 소규모 대학을 대상으로 한 한시적 지원 방안 역시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검토될 수 있다.
교육 분야에 전달되는 신호는 분명하다. 통화 변동을 고려한 재정 운영 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환율 리스크를 반영한 계획 수립과 보호 장치의 예산 반영, 가격 연동과 위험 분담을 포함한 계약 구조는 기본 요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치적 결정과 정책 변화가 재정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로를 사전에 점검하는 작업도 중요해졌다. 정부는 정책 신호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투명한 재정 운용을 통해 시장의 과도한 가격 조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안정적인 재원은 글로벌 교육과 연구의 지속성을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며, 연결된 세계에서 교육 접근성을 유지하는 출발점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Weak Dollar and the End of Safe-Asset Privileg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