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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물가 충격 확산 막으려면 기대심리부터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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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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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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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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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인플레이션 재조명 기대심리가 물가 흐름 좌우 
채권 금리만으론 부족 시장 신호 해석 체계 고도화 필요 
공급 충격 장기화 막을 기대인플레이션 관리 중요성 부상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2년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9.1%를 기록했고, 이후 유로존은 10.6%, 영국은 11.1%까지 치솟았다. 당시 중앙은행들은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해 급격한 통화 긴축에 나섰다. 최근 에너지 가격과 장기 국채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정책당국은 일시적인 충격과 기대인플레이션 변화를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단기적인 불안이 장기적인 물가 전망에 반영될 경우 일시적 충격이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 충격 확산시키는 기대심리

최근 인플레이션 국면은 기대심리가 물가 상승 과정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헤드라인 물가가 상승했고, 그 영향은 임금 협상과 소매가격, 임대료 등 경제 전반으로 번져갔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초기 가격 상승보다 기대인플레이션의 확대다. 중앙은행들이 공급 충격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사이 소비자와 기업은 물가 상승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 비용 증가에 대비해 가격 조정에 나섰고, 노동자는 실질소득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개별 경제 주체의 대응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을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는 정책 판단의 보조 수단을 넘어 시장 불안과 실제 물가 압력을 가려내는 '충격 필터(shock filter)'로서 의미를 갖는다.

채권 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의 간극

문제는 시장이 보내는 신호가 기대인플레이션만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가연동국채(TIPS)와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BEI)은 시장 참가자들의 물가 전망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지표지만, 이를 기대인플레이션의 정확한 척도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해당 지표에는 물가 전망뿐 아니라 위험 프리미엄과 시장 유동성, 재정 여건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미국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다시 높아졌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3.8%를 기록했고, 에너지 물가는 17.9%, 휘발유 가격은 28.4% 상승했다. 같은 시기 장기 국채금리는 5%에 근접했고 5년 BEI는 2.5% 안팎에서 움직였다. 이는 시장이 물가 위험을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채권시장 지표만으로 물가 흐름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드러낸다.

주: 이란발 충격 당시 영국의 장기 인플레이션 지표는 상승했지만, 시장 변동성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채권시장의 인플레이션 신호를 그대로 기대인플레이션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를 뒷받침한다.

물가 충격보다 중요한 기대인플레이션

이 같은 한계 때문에 정책당국은 기대인플레이션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가 급등과 같은 공급 충격은 CPI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지만,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회복하면 영향도 점차 완화된다. 반면 물가 상승이 근원물가와 임금,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으로 확산될 경우 일시적인 가격 변동이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커진다.

이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분석 체계의 중요성도 부각된다. 원유 선물과 설문조사, 환율, 인플레이션 스와프, 명목채권, 물가연동채권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공통된 방향성을 확인해야 한다. 여러 시장과 국가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 변화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개별 시장의 변동은 위험 프리미엄이나 유동성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 유로존처럼 에너지 구조와 금융시장 여건이 다른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차이 역시 정책 판단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평가된다.

주: 이란발 충격은 장기 물가 전망보다 단기 물가 압력을 더 크게 자극했으며, 특히 영국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일시적인 시장 불안과 지속적인 기대인플레이션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성을 보여준다.

물가 정책의 새로운 기준

기대인플레이션 관리에서는 정책 대응 못지않게 정책 신뢰와 소통도 중요하다. 공급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개별 가격 변동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지, 기대인플레이션이 변화하는지를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재정당국 역시 공급 충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경기 부양책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지원이 필요할 경우에는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취약계층과 업종에 집중하고, 충격이 완화되면 지원 조치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장 가격만으로 물가 흐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정책당국은 다양한 지표를 종합해 일시적인 변동과 구조적인 물가 압력을 구분할 수 있는 분석 체계를 갖춰야 한다. 최근 인플레이션 국면이 남긴 교훈 역시 기대인플레이션 관리의 중요성에 있다. 다음 공급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불안과 실제 물가 압력을 구분할 수 있는 정교한 충격 필터 구축이 시급하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Inflation Expectations Need a Shock Filter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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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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