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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경고에 '中과 FTA 불가' 선언한 캐나다, 탈미국 전략은 후퇴 없다?

美 관세 경고에 '中과 FTA 불가' 선언한 캐나다, 탈미국 전략은 후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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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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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 트럼프 관세 압박 속 '中과 FTA 불가' 선언
무역 갈등 끝맺고 협력 관계 구축한 加-中, 관세율 인하 등 우호적 조치
"테이블 못 앉으면 메뉴판에 오른다" 加 총리, 美에 대한 대항 의지 드러내

캐나다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무역 갈등을 이어 오던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최근 들어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앞세워 양국 간 협력에 제동을 건 결과다. 다만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미국의 극단적 통상 정책에 대항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표명한 만큼, 캐나다의 '탈미국' 행보 자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加-中 FTA 체결 시나리오 무산

26일(이하 현지시각) CNBC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캐나다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른 의무를 존중하고 있다"며 "비시장경제 국가와 자유무역 협정을 추진할 경우 미국과 멕시코에 사전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나 다른 비시장경제 국가와 자유무역 협정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캐나다를 중국 상품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하역 항구’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며 “캐나다가 중국과 협정을 체결한다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캐나다 상품과 제품에 즉각 100%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25일 ABC 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우리는 캐나다가 중국의 값싼 상품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통로가 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캐나다를 압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루스소셜에 “캐나다가 체계적으로 자멸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무역) 합의는 그들에게 재앙”이라며 양국 간 무역 합의가 역사상 최악의 합의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꼭 봐야 할 영상’이라며 캐나다 자동차 제조협회 회장의 기자회견 영상을 함께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캐나다 자동차 생산량의 9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만큼 미국과의 무역 관계 확보가 매우 중요하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시장 개방 결정은 부적절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무역 갈등 넘어 협력국으로

이처럼 미국이 캐나다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캐나다가 최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은 지난 수년간 정치적 갈등을 이어 왔으며, 2024년 10월 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한 뒤로는 통상 분쟁마저 격화했다. 중국은 캐나다산 농식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며 반격했고, 이후 양국의 긴장 국면이 이어졌다. 지난해 7월 캐나다는 이전에 중국에서 제강된 철강을 함유한 모든 철강 수입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의 관세 면제 할당량을 작년 수입량의 100%에서 50%로 낮추며 제재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이 같은 양국 간 분쟁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누그러지는 추세다. 지난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카니 총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재설정하기로 합의했다. 캐나다 총리의 방중은 2017년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 이후 9년 만이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국은 수교 후 55년간 비바람과 굴곡을 겪었다”며 “중국과 캐나다는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며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카니 총리도 “분열의 시기에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화답했다.

양국은 무역 장벽 완화에도 합의했다.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연간 최대 4만9,000대까지 최혜국 대우 조건으로 6.1%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중국산 전기차의 관세율은 100%였다. 이에 발맞춰 중국은 캐나다산 유채씨 관세를 84%에서 15%로 인하하고, 캐나다산 카놀라밀과 바닷가재, 완두콩의 관세도 면제한다. 캐나다인의 무비자 입국도 허용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협력, 농축산물 교역 확대 등을 담은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캐나다의 '탈미국' 의지

대립하던 양국이 관계 회복에 뜻을 모은 배경에는 미국의 통상 압박이 있다. 특히 수출의 75%를 미국에 의존하는 캐나다는 시장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며, 카니 총리 역시 미국의 통상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 중이다. 그는 지난 20일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는 무너졌다"며 "강대국들은 관세를 지렛대로, 금융 인프라를 강압 수단으로, 공급망을 이용할 약점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노선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를 비롯한 여러 국가가 강대국들의 압력과 위협에 맞서 새로운 동맹을 구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대국의 강압에 직면할 때 상대국들은 대체로 무난하게 넘어가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마찰을 피하고 순응하면 안전을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중견국들은 함께 행동해야 하며, 우리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지 않다면 우리는 메뉴판에 오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시장 질서를 뒤흔드는 미국에 대항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이 같은 기조하에 카니 총리는 10년 내로 캐나다의 비(非)미국 수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그러나 무역 전문가와 경제학자들은 이를 위해서는 캐나다가 현재 2위 무역 파트너인 중국에 크게 의존해야 한다고 우려한다. 향후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캐나다 시장을 장악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캐나다가 대미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국과의 무역을 무작정 늘리면 자국 시장 질서가 훼손되는 것은 물론, 미국의 강력한 보복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미국과의 무역 비중을 줄이되,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을 수 있는 '줄다리기 외교'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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