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링컨호 중동 해역 진입, 이란 압박 수위 올리는 진짜 속내는
美 링컨호 중동 해역 진입, 이란 압박 수위 올리는 진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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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링컨호 전개 본격화, 이란 강경 대응 예고 美 전력 공백 메우고 명분 확보 주력 군사·제재·여론전 겹치며 美 개입 의도 놓고 해석 분분

미국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중동 해역에 진입하면서 이란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이 한층 강화됐다. 이란 내부의 유혈 진압과 맞물려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은 항모 투입으로 역내 작전 선택지를 넓히는 동시에 외교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이번 전개가 이란 내 정권 교체까지 염두에 둔 신호인지를 놓고선 해석이 엇갈린다.
美 항모전단 중동해 접근, 이란 전면전 경고
2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링컨호와 구축함 3척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이 미 중부사령부(CENTCOM) 관할 중동 해역에 진입하며 군사적 압박을 본격화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예고한 함대 파견이 실행에 옮겨진 조치로, 링컨호는 F-35C 스텔스 전투기와 F/A-18 슈퍼호넷 등 최신예 함재기를 앞세워 즉각적인 정밀 타격 태세를 완비했다. 링컨호 전단이 작전 구역에 전개됨에 따라 이미 바레인과 페르시아만 해상에 배치된 연안전투함 및 구축함 전력과 합류해 역내 미 해군 전력의 연동성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배치를 두고 “이란 최고 지도부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실제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이란 내부의 유혈 사태를 지목했다. 지난달 28일 인플레이션과 가뭄 등 경제난으로 촉발된 시위가 전국적인 반정부 운동으로 확산하자, 이란 당국은 이달 8일 통신망을 차단하고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에 백악관은 시위대 800여 명에 대한 집단 처형 가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란 측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나, 미국은 이를 시급한 위협으로 간주해 군사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이란 보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최대 3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볼커 튀르크 국제연합(UN) 최고인권대표는 어린이 등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유혈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개입으로 정권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 몰리자 이란 측은 즉각 반발하며 전면전 불사 의지를 천명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요새화된 지하 은신처로 도피했다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의 측근은 로이터를 통해 “어떤 형태의 공격도 우리를 향한 전면전으로 간주해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작년 6월 이란-이스라엘 전쟁('12일 전쟁') 당시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며 상호간의 정치적 명분을 챙기는 선에서 확전을 피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기류다. 이번에는 물러설 곳 없는 정권이 실제 전면적인 군사 보복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력 공백 메우고 압박 수위 상향, '명분 전쟁' 확장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 정부의 군사적 압박이 군사 타격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겠다는 의지인 동시에,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도의 압박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은 이번 전개가 지난해 10월 이후 중동 지역에 지속된 전력 부재 상황을 해소하는 조치라는 점에 기인한다. 지난해 USS 제럴드 R. 포드함은 카리브해로, USS 니미츠함은 미 서부로 복귀하면서 발생한 빈자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군사 옵션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휘하에 있던 병력과 함정들이 타지역으로 이동해 선택지가 1년 전보다 제한적이라고 보도했으며, 영국 가디언 역시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함을 언급했다. 즉, 이번 링컨호의 진입은 단순한 증파를 넘어 제한됐던 작전 수행 능력을 보강하고 군사 옵션을 실제로 운용할 수 있는 여지를 키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실적인 작전 환경의 제약 또한 항모전단 투입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미국이 대규모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 인접국 기지의 협조가 필수적이나, 이란의 보복 가능성은 이들 국가에 상당한 부담이다. 이란은 앞선 '12일 전쟁'으로 방공망이 상당 부분 약화됐음에도 여전히 산악 지대를 중심으로 2,000여 기의 탄도미사일 전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헤즈볼라 및 후티 반군 등 역내 대리 세력과도 긴밀히 연계돼 있다. 이는 미군 기지를 제공한 동맹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비대칭 위협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미국은 항모전단을 전개함으로써 지상 기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해상에서 독자적인 타격 및 방공 옵션을 확보해 동맹국들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리적 전력을 보강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개입의 명분 확보와 심리전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란은 UN 회원국이자 중동의 핵심 국가로, 명확한 국제법 위반 없이 내부 시위 진압이나 인권 문제를 이유로 무력 개입할 경우 내정 간섭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발언을 통해 시위 진압과 인권 문제를 거론함과 동시에 핵 프로그램 재개 가능성을 경고하며, 군사 행동의 정당성을 핵 합의 파기라는 단일 이슈에서 인권 보호와 핵무장 저지라는 포괄적인 안보 사안으로 확장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지난 14일 미군이 카타르 기지 일부 병력에 철수를 권고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습 직전 병력을 대피시켰던 상황과 유사하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후 이란 공습, 유럽 압박, 베네수엘라 공습까지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선전선동에 능한 그가 이란 공습을 앞두고 적의 관심을 돌려 허점을 타격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적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허점을 만든 뒤 타격)식 기만 전술을 펼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전방위 압박 강화, 정권 교체 공방 번지나
이런 가운데,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최종 목표가 이란의 군사적 도발 억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의회가 고려할 수 있는 옵션으로 군사 행동 승인, 핵 합의 재검토, 이란 내 인터넷 접근 지원 등을 포괄적으로 제시했다. 이는 미국 행정부가 군사적 긴장을 지렛대 삼아 이란의 선택지를 좁히고, 외교적·제도적 수단을 총동원해 체제 변화를 유도하려는 단계적 압박을 구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의 이러한 행보를 사실상 이란의 정권 교체를 겨냥한 것으로 본다.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 대표는 미국이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둔 공습을 계획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이란 정부 역시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 미국 등 서방 정보기관이 있다며 역공을 펼치고 있다.
실제 지정학적 관점에서 친미 성향의 이란 정권 수립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핵심 전략 카드로 해석된다. 현재 중국은 석유 수입의 약 30~35%를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의존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의 우방국 물량까지 합치면 그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만약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친미 정부가 들어설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에너지 안보를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지렛대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물량 차단을 넘어, 중국이 추진해 온 위안화 결제 시스템(페트로 위안)을 무력화하고 달러 패권(페트로 달러)으로의 회귀를 강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의 압박은 군사에 이어 경제 전선으로도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는 이러한 조치가 이란의 주요 교역국인 중국, 인도, 튀르키예 등을 겨냥한 것으로, 대이란 제재가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는 이란의 자금줄을 죄어 핵 개발을 막는 고사 작전인 동시에, 이란을 거점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