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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플랫폼 첫날 ‘수백억원’ 대출 이동, 실제 대출금리 인하 효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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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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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이 30일 경기 성남시 금융결제원 분당센터 통합 관제실에 방문해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의 준비 상황 및 서비스 개시 이후 비상 대응계획 등을 보고 받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이 지난달 31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하루 만에 수백억 원 규모의 대출 갈아타기가 이뤄졌다. 특히 중소형 금융사들에 있어 이번 정책은 대형은행과 경쟁 격차를 좁힐 기회로 인식되는 가운데, 각 대환대출 플랫폼은 원활한 수행을 위한 사전 마케팅과 더불어 시스템 안전성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일부 플랫폼의 경우 제휴사나 대환 가능 상품 수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정부가 목표한 금리 부담 저감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819건 대출자산 이동, 은행 간 이동이 90% 이상

대환대출 인프라가 개시 첫날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현황’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총 1,819건의 대출이 이동했다. 대환대출을 통해 상환이 완료된 대출금은 47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세부적으로는 은행 간 대출 이동의 비중이 전체 약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이날 인프라를 통해 금리인하를 적용받은 사례도 공개했다. 대출금리가 크게 떨어진 경우 기존 한도 대출 1,500만원을 연 9.9%에서 5.7%로 갈아탄 사례(은행→은행), 일반 신용대출 8,000만원을 15.2% 금리에서 4.7%로 이동한 사례(저축은행→은행) 등이 확인됐다. 이 밖에 캐피털사에서 카드사로, 카드사에서 타 카드사로 이동하며 대출금리를 낮춘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소비자의 직접적인 대출 이동 외에 주요 은행 등의 금리 인하 동향도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플랫폼에 탑재하는 대환대출 상품의 금리를 인하하거나, 자사 앱을 통해 대환대출을 신청하는 소비자에 대해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등의 사례를 확인했다”며 “일부 은행의 경우 자사 앱을 통한 대환대출 신청 시 일정 수준의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등 대출 상품의 금리 범위가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고객 이탈 방지 및 유치 경쟁 치열

대환대출 플랫폼 시행 첫날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서버 문제 등은 발생하지는 않았다. 이날 대환대출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었던 건 금융당국과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는 금융사들의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첫날 시스템 안전성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화세 금융위원회 중소기업과장은 “첫날 일부 플랫폼에서 시스템 지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원활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수치는 내부용으로 정확한 집계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현재 접속과 조회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는 대다수 금융사도 큰 문제 없이 대환대출이 원활히 이뤄졌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 등 대환대출 플랫폼 관계자들은 “일부 금융사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접속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시행 초기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전반적으로 서버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시행 이전과 이후 모두 금융사 간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고객 이탈을 막으려는 중소형 금융사와 이용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플랫폼들이 대대적인 선전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BNK부산은행은 이번 정책 시행에 맞춰 타금융기관의 개인 대출을 자사의 대출 상품으로 대환이 가능한 ‘대출이동GO!’를 출시했다. 또 대환대풀 플랫폼 역할을 맡은 카카오뱅크는 5대 시중은행과 제휴, 대환대출 서비스 이용자를 위한 앱 내 동선 최적화 등으로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시연 장면/출처=금융위원회

금리 부담 저감 등 효과 위해선 일부 시스템 한계 극복해야

금융당국은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 도입이 소비자의 금리 부담 저감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 브리핑’을 통해 “향후에는 소비자의 지속적인 이동과 금융회사 간 경쟁의 결과 각 금융회사의 대출금리가 일정한 범위 내로 수렴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렇게 되는 경우 소비자가 다른 대출로 이동하지 않더라도 낮아진 금리 추세의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이므로 새로운 경쟁 시스템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플랫폼의 경우 제휴사나 대환 가능 상품 수가 적은 한계를 드러내면서 금리인하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여러 대환대출 플랫폼 가운데 대형 시중은행 5곳과 모두 제휴를 맺은 플랫폼은 카카오페이뿐이다. 또한 특정 금융사에 직접 대출상품을 조회한 경우 일부 플랫폼이 제시한 대출금리보다 더 이율이 낮은 상품이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가 시행 초기 발생하는 문제라고 항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부 플랫폼 내 조회 결과 중 새로 선택할 수 있는 대출금리가 기존보다 높게 확인되는 경우 등이 있었으나, 이는 플랫폼이 대출금리 외에도 한도를 기준으로(한도가 높은 순) 상품을 정렬하기 때문으로 금리를 낮게 제공할 수 있는 다른 금융회사의 응답이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시스템 안정화와 금융회사의 추가 입점에 따라,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비교할 수 있는 대출 조건의 범위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인프라 운영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플랫폼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나아가 연내 은행권과 협의를 통해 대출금 규모가 큰 주택담보대출을 대상으로 하는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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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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