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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난 13년간 130건 넘는 경제보복 단행”, 대응에 나선 미 동맹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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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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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 13년간 다른 나라에 가한 경제 보복이 13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 규제 외에도 강제적으로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행위 등 제재 수위가 강도 높아지자 일본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경제안보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이 경제 보복에 나설수록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 체재가 견고해지면서 당초 중국 정부의 계획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거란 분석도 나온다.

日 정부, '수산물 수입 금지' 제재에 대대적인 대응책 준비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독일의 싱크탱크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 6월까지 확인된 중국의 경제 보복은 130여 건에 달했다. 닛케이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한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타국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세계를 분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보복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은 최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일본의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 제재를 받았다. 이에 일본 정부는 관세 인상과 주변국과의 연대 등 대응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해당 대응책에는 △관세 인상 등 무역 제한 △사전 방지를 위한 국제 연계 △위압 피해국 지원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한 대응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거 중국이 일본 기업에 대한 사무용 복합기의 기술이전을 요구하며 압박을 가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중국은 코로나19의 발생 원인 조사를 요구한 호주나, 대만 대표부 개설을 인가한 리투아니아에도 일부 수입 품목에 관세를 매기는 등 무역 제재를 가했다. 우리나라도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한 이후 중국으로부터 한국 단체관광 제재를 받으며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반중국 동맹 목표로 뭉치기 시작한 선진국들

일본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중국에 대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먼저 EU는 중국 경제 제재 대상이 된 회원국이 중국에 관세 등 조치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규칙안(Anti-Coercion Instrument)을 시행할 계획이다. 미국 의회에서도 미국 대통령에게 유사한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강력한 압박을 받는 국가에 대한 국가채무보증을 제공하거나, 미국 투자자들의 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정치적 위험보험을 제공하는 등 제한적인 구제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이전보다 무역 거래 시장을 더 개방함으로써 주변 동맹국과 협력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G7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했던 이탈리아도 최근 중국과의 협력 관계에서 이탈하는 노선에 올랐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하며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탈퇴 계획을 전했다. 그간 이탈리아 정치권 내에서 중국과의 협업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에 대한 강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국가에선 관세 보복 등의 방식이 자국의 가계와 기업들의 비용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중국의 경제 보복에도 무조건적인 대응보다는 새로운 수입처나 공급원을 찾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CSIS “중국의 경제 보복은 비효율적

한편 그간 중국의 경제 보복이 비효율적인 데다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으로 대가를 치를 것이라 분석한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3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10년부터 한국·일본·호주·캐나다·리투아니아·노르웨이·필리핀·몽골 등 중국에 경제 보복을 당한 8개국에 관해 조사한 결과 “중국의 전략은 당초 미국에 맞서려는 자신들의 목표와는 정반대 결과를 가져왔다”고 발표했다.

CSIS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은 나라는 바로 한국이다. 중국은 2017년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 등 문화·관광 분야에 대한 제재와 중국 내 롯데마트 영업정지 등 국내 기업들에 철퇴를 가한 바 있다. CSIS는 이 과정에서 한국이 “동남아시아·인도 등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대응했고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중국은 호주 정부에 대한 경제 보복으로 호주산 와인·랍스터 등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석탄 수입을 금지했지만, 호주 정부는 인도와 일본, 한국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해 석탄을 수출하면서 33억 달러(약 4조3,838억원)를 벌어들였다. 당시 호주의 중국 수출액은 약 40억 달러(약 5조3,130억원) 감소했지만, 이로 인한 손실은 호주 전체 수출액의 0.25%에 불과했다.

앞으로도 주요국들의 대중국 대응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여러 정책 기관들은 동맹을 통한 대응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CSIS는 “중국은 외교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경제 보복 전략을 계속 쓸 것”이라며 "미국을 포함한 G7 국가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기관을 만들어 보복 대상이 된 나라의 피해를 돕거나 줄이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미국 정부가 피해국 정부의 국채 상환을 보증하는 등의 대응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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