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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 매각 초읽기, 中 기업 경쟁 속 흥행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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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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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업계 1~2위 BOE·CSOT 등 인수 후보군에 선정
산업부 매각 심사 마치고 이르면 상반기 계약 체결
매각 완료되면 韓 LCD 해외 생산기지 한 곳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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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복수의 중국 업체를 인수 후보군으로 선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에 공장 매각에 대한 허가심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업체들의 가격 후려치기 여파로 수익성이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중국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공장 매각 가격이 최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산업부에 공장 매각 승인 요청

9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산업부와 공장매각 허가심사를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산업부는 조만간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통상 산업부의 심사는 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아직 인수기업과 매각 대금 등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인수기업과 계약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정부에 심사를 요청함으로써 행정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 중국 TCL의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 중국의 가전기업 스카이워스를 비롯해 4∼5곳이 LG디스플레이 측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LG디스플레이는 복수의 업체를 인수 후보군으로 선정했고 현재는 매각 대금 확정을 위한 실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장 매각에 나서는 LG디스플레이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LCD 공장에 적용된 기술이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 핵심기술의 수출, 핵심기술 보유기관의 해외 인수·합병에 관한 사항은 산업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지난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쑤저우 LCD 공장을 매각할 때도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LCD가 국내 주력 기술이 아니라는 점과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선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산업부 심사 과정에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中 가격 후려치기에 2017년 이후 韓 LCD 내리막길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 LCD 업체들은 세계 1~2위를 독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의 디스플레이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원가보다 낮은 가격의 중국산 제품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여파로 한국 LCD 산업은 2017년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LCD의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의 첫 해외 생산기지인 중국 광저우 공장은 한국 LCD 업계의 초호황기였던 2014년에 가동을 시작했다. 광저우 공장의 생산설비 구축에는 총 4조원이 투입됐고 이후에도 두 개 라인을 운영하면서 총 30만 장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프리미엄 LCD에 적용되는 광시야각(IPS) 관련 기술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가격 후려치기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던 한국 기업들은 결국 LCD 산업에서 철수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 전환에 올인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LG디스플레이도 LCD 사업의 비중을 줄여 OLED를 중심으로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22년 말에는 수익성이 낮은 LCD TV 패널의 국내 생산을 종료했다. 광저우의 LCD 공장을 매각하면 LG디스플레이는 LCD TV 패널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게 된다. 다만 향후 BOE 등 중국 기업들이 LCD 생산을 독점하게 되면서 LCD의 가격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는 점은 국내 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이패드·차량용 디스플레이·TV 등에 OLED 적용

일각에서는 한국 기업이 철수하면서 독점 체제를 굳힌 중국 기업들이 LCD 패널의 가격을 올리게 될 경우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제조원가가 비싼 OLED 패널의 가격 경쟁력이 생겨 완제품 기업들의 OLED 패널 채택 속도가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태블릿 신작은 OLED 패널을 적용해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을 개선할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8일 애플은 18개월 만에 신형 아이패드를 공개했는데 LG디스플레이는 신제품 물량을 대거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패드와 스마트폰 효과가 겹치는 오는 3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뿐만 아니라 차량용 OLED에서도 한발 앞서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차량용 10인치 이상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에서 매출 기준 1위를 기록 중이다.

오랜 침체기를 겪었던 TV 시장도 긴 잠에서 깨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대형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전년 대비 7.4%, 면적 기준 11.1% 성장할 것으로 최근 전망치를 상향했다. 옴디아는 오는 7월 열리는 파리올림픽이 새로운 수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도 지난해 83만 대에서 올해 184만 대로 약 12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1%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330만 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옴디아는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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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CSOT가 인수한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공장/사진=삼성디스플레이

최근 CSOT 급부상, 매각가 최대 2조원까지 가능할 전망

이런 가운데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 매각은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BOE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으나 CSOT가 스카이워스의 광저우 공장 보유 지분까지 인수하는 조건을 제안하면서 유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광저우 공장의 지분 구조는 LG디스플레이 70%, 스카이워스 10%, 광저우 정부 20%다. 앞서 CSOT는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쑤저우 8.5세대 LCD 공장을 인수한 바 있다. 여기에 HKC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업체 간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이같이 중국 업체들이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LCD 시장의 패권 장악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되는 LCD는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글로벌 TV 메이커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광저우 공장을 확보하는 것은 곧 세계적 TV 업체를 고객사로 두게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TV용 패널은 여전히 LCD가 OLED를 넘어 시장을 주도하는 중이어서 대형 디스플레이에 대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의욕을 갖고 뛰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매각 대금은 당초 알려진 1조5,000억원보다 올라가 1조원 중·후반대 가격이 예상된다”며 “업체 간 경쟁이 붙으면 매각가가 최대 2조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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