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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호 전 에프앤가이드 대표, 임시주총 소집 허가 소송 제기
이사회 진입 시도하는 화천그룹 인사들과 '정면 대결' 예상돼
경영권 리스크 해소에 기대 거는 투자자들, 주가 '고공행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창업자이자 2대 주주인 김군호 전 대표이사가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신규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하며 화천그룹의 이사회 진입 시도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불붙은 에프앤가이드 경영권 분쟁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13일 김군호 전 대표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김 전 대표가 법원에 신청한 임시주총 안건은 신규 이사 선임이다. 김 전 대표 측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김현전 동양생명 자산운용 부문 부사장을 각각 신규 사내 이사로 지명한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김 전 대표가 지난 2일 화천그룹 3세 권형운 화천기계 대표이사가 제기한 임시주총 소집 허가 소송에 '맞불'을 놨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현재 권형운 대표는 권 대표 본인과 형인 권형석 화천기계·화천기공 대표이사를 에프앤가이드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공시한 상태다. 통상 기타비상무이사는 모회사가 자회사 경영에 참여하기를 원할 때 임명하는 경우가 많다.
김 전 대표 측은 이번 경영권 소송이 화천그룹의 이사회 진입으로 공익적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화천기계, 화천기공 등 기계 업체 경영진이 자본 시장에 대한 정보와 데이터를 분석하는 에프앤가이드를 경영하며 제대로 된 밸류업을 실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김 전 대표는 "(화천그룹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하게 되면) 밸류업이 아닌 밸류다운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해 경영권 소송을 신청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금융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진이 제대로 된 에프앤가이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시주총 '표 대결' 예상돼
업계는 김 전 대표 측이 사실상 '표 대결'을 염두에 두고 이번 임시주총을 소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11.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김 전 대표는 엠티홀딩스와 이철순 현 에프앤가이드 대표이사와 의결권 공동행사 합의서를 체결, 지분율을 21.53%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김 전 대표와 표 대결을 펼칠 화천그룹은 상반기 말 기준 화천기공(7.81%), 화천기계(4.83%)를 통해 에프앤가이드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화천기공, 화천기계와 권영열 화천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40%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대표 측이 열세"라면서도 "소액주주 지분율을 고려하면 승패를 섣불리 단언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 6월 말 기준 에프앤가이드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29.32%에 육박하며, 그 외 일부 기관 투자자들이 잔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이들의 표심이 경영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결정지을 에프앤가이드의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10월 31일 개최될 예정이다.
주가 연달아 '상한가'
최대 주주와 2대 주주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에프앤가이드의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에프앤가이드 경영권 분쟁이 해소될 가능성에 베팅한 결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19일 1만7,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이 12억7,700만원 규모의 매수를 단행하며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는 12억7,400만원에 육박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이날 에프앤가이드 매수를 주도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19일 에프앤가이드에 집중된 연기금 매수세는 국민연금이 아닌 다른 연기금에서 비롯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다만 주가가 상승하면서 일부 국민연금 위탁운용사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에프앤가이드는 20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일 종가 기준 에프앤가이드 주가는 전일 대비 29.91% 상승한 2만2,800원까지 뛰었다. 9월 기준 상승폭은 136%, 연간 기준 상승폭은 245%에 달한다. 이에 시가총액은 어느덧 2,500억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