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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과 경주 APEC 회의서 ‘담판’ 예고 “거래 안 하면 곤경 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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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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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칩(Chip) 워’ 끝나고 희토류 전쟁 발발
중, 희토류 죄자 미 '100% 관세' 맞대응
10월 말 경주 APEC 앞두고 기싸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환상적인 무역합의를 체결할 것이라면서도, 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155%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돼 있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강온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미·중 모두에 유익한 결과 도출할 것, 전 세계에 환상적"

20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중국은 55% 관세를 내고 있으며, 우리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엔 11월 1일부터 잠정적으로 155%가 된다”며 “우리는 몇주 후 한국에서 만날 예정이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들은 다른 모든 국가들처럼 이득을 취하려 한다”면서 한국, 유럽연합(EU), 일본과는 공정한 무역합의를 체결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도 (미국에서) 이득을 취했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일본과도 매우 공정한 무역합의를 이뤘고, 내가 시 주석과 만나는 장소인 한국도 공정한 합의를 맺었다”고 말했다. 한미 무역협상의 경우 한국의 대미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 투자 패키지 구성 방안을 둘러싼 이견이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미 합의가 이뤄졌다는 인식을 피력해 왔는데 이날도 협정이 완료된 것처럼 표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마 중국의 시 주석과도 매우 공정한 합의를 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며, 양국 모두에 유익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취재진 질문에도 “나는 중국에게 잘해주려하고, 시 주석과의 관계를 좋아한다. 우리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에 함께 갈 것이며, 그 곳은 우리가 만나기에 아주 좋은 장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회담을 끝냈을 때는 ‘큰 합의(a big deal)’가 이뤄질 것이다. 우리가 한국에서의 회담을 마쳤을 때 시 주석과 나는 매우 공정하고 훌륭한 무역합의를 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관세 갈등 이후 중국이 수입을 중단한 미국산 대두를 다시 구매하길 원한다고 언급하며 “중국과 환상적인 협정을 맺게 될 것이다. 양국 모두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환상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희토류로 미국 멈춰 세운 중국

미국과 중국은 상호 관세율을 세 자릿수까지 끌어올리며 치열하게 무역전쟁을 벌였지만, 5월 스위스 제네바와 6월 영국 런던에서 두 번의 회담을 갖고 휴전에 들어갔다. 양국은 제네바 회담에서 상호 관세율을 일시적으로 완화(115% 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미국은 런던 회담에선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해제하는 대신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AI 칩인 H20 수출을 허가하고,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조치를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달 9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표하면서 미·중 무역 전쟁이 다시 재점화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중국은 오는 12월 1일자로 자국 원료·기술에 의존해 생산되는 희토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해외 방산·첨단 반도체 산업에 자국산 희토류가 사용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중국 상무부가 지난 9일 발표한 ‘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 문건에 따르면 해외에서 생산되는 전략 광물 제품 중 자국산 희토류가 0.1% 이상 포함되거나 자국 기술이 적용된 경우 이중용도(군용과 민간용으로 활용 가능)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중국은 또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 반도체나 256층 이상 메모리 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와 AI 제조, 장비에 쓰이는 희토류 수출을 개별 심사하기로 했다.

트럼프, 中 ‘수출 통제’ 압박에 견제구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책에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고 중국에 대한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11월 1일부터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할 수 있는 품목에 대해 질문받자 “우리는 항공기와 같은 ‘큰 것(big thing)’을 포함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들(중국)은 보잉 항공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데, 그들에겐 (미국산) 부품이 필요하다”며 항공기 부품도 수출 통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이 각국에 서한을 보내 희토류와 관련한 모든 생산 요소와 중국에서 제조되지 않더라도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가할 뜻을 전달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를 인질(captive)로 잡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관세 인하와 희토류 수출 통제 해제를 주고받으며 휴전했고, 곧 있을 정상 간 만남에서 세부 사항 마무리를 기대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난데없는 휴전 파기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게 외교가 시선이다.

미국의 보복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무역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3,285억7,000만 달러(약 467조원)로, 전년 동월 대비 8.3%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6.0%)와 8월 수출 증가율(4.4%)을 모두 웃돈 규모다. 같은 기간 9월 수입액은 2,381억2,000만 달러(약 338조원)로 7.4% 늘었다. 무역 흑자는 904억5,000만 달러(약 129조원)로 집계됐다. 올해 1~9월 전체로 보면 수출액은 6.1% 증가했고, 수입액은 1.1% 감소했다. 1~9월 전체 무역 규모는 지난해 대비 3.1% 늘었다.

다만 중국이 완전히 판을 깰 가능성은 작다. 관세 휴전 파기는 중국 경제에도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청년 실업과 국내 소비 부진 등의 내부 문제가 심각한 만큼 미·중 관계가 악화하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 미국도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외 희토류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와 만나 ‘핵심 광물 및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미-호주 프레임워크’에 공동 서명했다. 양국 정부는 향후 6개월간 총 30억달러(약 4조2천억원) 이상을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할 예정이다.

협정문에서 양국은 “국방 및 첨단 기술 제조업 기반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핵심 광물과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을 가속화하기 위한 공동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보증·대출·지분 투자·규제 완화 등을 통해 핵심 광물 및 희토류의 채굴·가공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본 및 운영비용을 조달한다는 게 협정의 골자다. 백악관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530억 달러(약 75조원) 수준 자원 가치를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수출입은행은 22억 달러 이상 규모 금융지원 의향서를 7건 발행, 이를 통해 50억 달러 규모의 총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미 국방부는 서호주 지역 갈륨 정제소 건설에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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