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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만 노린다” 2,400km 떨어진 석유시설도 사정권에, 현대전 판도 바꾸는 드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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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9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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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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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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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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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대량생산 드론이 만든 공격·방어 비용 격차 확대
포화 공습과 분산 운용 통한 러시아 후방 소모전 심화
글로벌 군사 드론 시장 고성장, 현대전 중심축 이동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후방을 겨냥한 장거리 드론 공세를 물류·에너지·디지털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했다. 모스크바 인근 물류창고에서 2,400㎞ 떨어진 옴스크 정유공장까지 표적이 확장됐고, 인공지능(AI) 기반 항법과 전자전 대응 기술, 사이버 침투까지 가세해 물리적 타격의 파급력을 증폭시키고 있다. 전쟁의 주도권을 가르는 기준이 병력·화력의 총량에서 무인기 생산량과 기술 적응 속도로 이동하면서 러시아의 전쟁 수행비용도 가파르게 불어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연쇄 드론 공습으로 러시아 물류창고 파괴

29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러시아 전역의 주요 와일드베리즈 물류창고들이 연쇄적인 드론 공격을 받아 대형 화재가 발생하고 대규모 인명 및 물품 소실 피해가 빚어졌다. 이번 공격으로 소실된 상품 피해액 규모는 최소 10억 달러(약 1조4,400억원)에서 최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민간 소비재 유통뿐만 아니라 전선으로 향하는 물류 흐름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러시아 내륙의 핵심 군수 및 물류 인프라를 무력화하기 위한 타격 작전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모스크바 근교 엘레크트로스탈과 탐보프주 코톱스크를 비롯해 상트페테르부르크 및 남부 지역의 대형 물류센터들이 집중적인 표적이 됐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에너지 산업을 겨냥한 장거리 드론 공세의 전략을 바꿔 시설 전체가 아닌 핵심 부품을 타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와 드론 운용자, 에너지 전문가들은 예전처럼 단순히 화재를 일으키거나 저장탱크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가 더 큰 비용을 치르도록 만드는 것이 이 전략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공습 표적 세분화, 핵심 설비 겨눈 ‘체계적 전쟁’

우크라이나가 공습 대상을 세분화하는 흐름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석유 정제시설과 유류 저장기지, 군수시설, 비행장에 이어 전자상거래 물류창고까지 표적군에 포함됐다. 특히 물류창고는 소비재 재고와 군용 전환이 가능한 전자부품, 통신장비, 보호장구가 집적되는 병참 결절점이다. 한 곳의 가동 중단은 재고 소실에 그치지 않고 대체 창고 확보, 배송 경로 재편, 판매자 보상, 운송보험료 상승을 연쇄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드론 운용자들은 목표 선정이 에너지 전문가들의 기술 분석에 따라 이뤄진다고 전했다. 임무 전에는 정유시설 운영에 필수적인 부품과 교체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우크라이나 군사 기획자들은 이를 "체계적 전쟁"이라고 부르며, 정유시설·변전소·송전망의 의존 관계를 분석해 작은 탄두로도 광범위한 혼란을 유발할 수 있는 핵심 지점을 찾아낸다. 드론 부대는 같은 장비를 반복적으로 공격해 수리가 완료되기 전에 다시 파괴함으로써 시설 재가동을 막고 있다. 특히 미국과 프랑스가 제공한 정보는 러시아 방공망을 회피할 경로를 찾는 데 도움을 줬으며, 러시아 깊숙한 지역까지 드론이 도달할 수 있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표1.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 공습이 러시아 후방에 미친 영향

구분핵심 내용주요 파장
물류망 공습 확대와일드베리즈를 비롯한 러시아 주요 물류센터가 연쇄 드론 공격을 받으며 대형 화재와 재고 손실 발생소비재 유통과 군수 전환 가능 물자의 이동이 함께 흔들리고, 판매자 보상·대체 창고·운송보험 부담 확대
에너지 인프라 정밀 타격정유시설·송전망·변전소의 핵심 부품을
분석해 반복 타격하고, 복구 직전 재공습 감행
러시아의 연료 공급·정유 가동률·복구 비용을 장기간 압박하고 방공 자산 소모 유발
심층 타격권의 급격한 확장옴스크 정유공장 공습으로 약 2,400km
거리까지 드론 타격 능력 과시
최대 사거리 3,380km 기체도 등장
서시베리아 에너지 지대와 북극권 LNG 시설, 주요 군수시설까지 잠재적 위협 범위 편입
방공망 분산과 후방 소모전미국·프랑스 정보 지원을 바탕으로 방공망 회피 경로를 설계, 러시아 전역의 다수 표적 동시 압박모스크바·전선산업 시설 사이 방공 자산 배분이 어려워지고, 러시아의 전쟁 수행 비용과 후방 불안 누적
자료: 우크라이나군 발표 및 외신 보도 종합

최대 3,380㎞ 사거리 확보, 북극 야말 LNG 터미널까지 타격권 편입

실제 2,000Km 이상을 비행하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들은 러시아 정유시설을 잇달아 불태우며 수도권까지 연료 대란을 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드론으로 러시아 최대 정유시설로 꼽히는 시베리아 옴스크 정유공장을 타격했다. 옴스크 정유공장은 우크라이나에서 직선거리로 1,500마일(약 2,400km) 이상 떨어져 있는 곳이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1,000마일(약 1,600km) 이내 지역으로 국한돼 있었던 만큼,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옴스크 정유공장까지 드론 공격을 가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분위기다. 러시아 최대 정유시설인데도 별다른 방공체계를 가동하지 않고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이런 예상을 깨고 전쟁 발발 이후 최장 거리로 평가되는 공격을 감행했다. 특히 러시아의 방공망을 피하기 위해 이동 거리가 더 긴 우회 경로를 선택하기까지 했다. 우크라이나의 원거리 타격 범위가 크게 확대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 방산기업 파이어포인트는 이번 작전에 투입된 우크라이나 드론의 최대 사거리가 2,100마일(약 3,380km)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서시베리아의 석유 가스산업 중심지는 물론 주요 군사시설마저 사정권에 포함된다. 북극 야말반도에 위치한 러시아의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과 러시아 군수산업의 민감한 시설도 모두 타격 가능 범위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옴스크를 타격한 것은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의 제임스 헨더슨 연구원은 "어떤 의미로는 옴스크를 타격한 것이 마지막 결정타가 될 수도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공격 범위를 넓힐수록 러시아 에너지 시스템에 미치는 타격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대량 생산·소모 운용, 드론 시장 성장 핵심 동력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확인된 드론의 전략적 효용은 각국의 무인전력 확충을 자극하며 글로벌 드론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2026년 글로벌 군사 드론 시장 규모는 207억 달러(약 30조원)로 평가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이 시장이 2031년 394억 달러(약 57조원), 2035년 660억 달러(약 9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평균 성장률은 13.8%로 여타 방산 부문을 크게 앞선다. 상업·민간 드론까지 포함한 전체 드론 시장은 글로벌 리서치 기관 아이디테크이엑스(IDTechEx) 추산 기준 2026년 690억 달러(약 99조원)에서 2036년 1,478억 달러(약 213조원)로 두 배 이상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을 이끄는 핵심 논리는 비용 교환 비율이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한 발이 수백만 달러인 데 반해, 포화 공격으로 강제하는 드론은 수천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저비용·소모성 무인체계가 수적으로 우세한 적을 억제하거나 격퇴하는 데 유리한 비용 교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분석한다. 플랫폼 단가가 낮을수록 대량 배치가 가능하고, 임무 중 손실이 발생해도 전력 운용에 치명적이지 않다.

보조 전력에서 핵심 타격수단으로

드론 혁명의 실험실은 단연 우크라이나다. 드론은 우크라이나군의 보조 전력에서 핵심 타격수단으로 편입됐다.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직후 연간 5,000여 대에 불과했던 우크라이나의 드론 생산량은 지난해 430만 대로 급증했다. 올해 목표치는 700만 대다. 우크라이나 군은 소규모 분산 부대를 운용해 현장에서 민간 부품을 군사화하고, 3D 프린터로 기체를 제작하며, 설계-생산-실전 투입 주기를 몇 달에서 몇 주로 단축했다.

특히 중장거리 무인체계는 전선과 후방 사이의 보급지대를 상시 타격구역으로 바꾸고 있다. 일례로 우크라이나 K-2 드론여단은 전선 후방 25~200㎞ 구간에서 고정익 드론 수백 대를 운용하며 연료·탄약·병력 수송 차량과 도로를 추적한다. 위성통신을 탑재한 드론이 기존 포병 사거리 밖의 이동 표적을 포착해 공격하면서 러시아군은 우회로와 분산 보급을 늘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전선의 전투 지속력이 창고에서 참호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의 생존성에 직접 연동되는 환경이 형성된 것이다.

성과는 전략적 수준에서도 나타났다. 우크라이나는 자폭 수상드론(USV)으로 러시아 흑해함대의 3분의 1가량을 격침 또는 손상시켰다. '거미줄 작전'으로 불리는 심층 침투 드론 공격은 시베리아 소재 러시아 공군기지에까지 타격을 가했다. 유럽 안보정책연구소(CEPA)는 우크라이나 군이 드론 설계·배치 주기를 극단적으로 단축한 방식을 '속도의 혁신'이라 평가하며, 이것이 전통적 군사혁신 모델과 결정적으로 다르다고 분석했다.

AI·전자전·사이버전 결합, 러시아 승리 비용 급등

드론 전력의 양적 팽창은 AI 기반 항법·표적 식별·자율 교전 기술과 결합하며 질적 고도화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AI는 드론의 항법과 표적 식별, 종말 단계의 자율성을 높이며 전자전의 제약을 낮추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3월 국방 AI센터 ‘A1’을 출범시키고 전장 데이터 분석과 표적 식별, 교전, 피해 판정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국방부 설명에 따르면 컴퓨터 비전 기반 종말 유도 기술은 전자전 환경에서도 드론이 표적을 다시 포착하도록 지원하며, 요격 드론과 무인 지상차량, 원격 무장체계에도 AI가 활용된다. 여러 기체가 임무를 분담하는 군집 비행은 현재 시범사업 단계다. 작전계획 수립과 표적 탐지에서 교전까지 이어지는 의사결정 시간을 줄이는 능력이 병력 열세를 보완하는 핵심 수단으로 채택된 셈이다.

전자기 스펙트럼에서는 재밍·스푸핑과 이를 회피하는 항재밍 기술이 연쇄적으로 맞물린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방공망과 전파교란 체계를 돌파하기 위해 위성항법 의존도를 낮춘 영상 기반 자율항법과 컴퓨터 비전 기반 종말유도 기술을 장거리 드론에 적용하고 있다. A1도 전장 데이터 분석과 표적 식별, 비행경로 보정, 타격 결과 판정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전파교란이 발생한 환경에서도 드론이 지형과 표적 영상을 대조해 항로를 유지하도록 만들면서 심부 타격의 정확도와 생존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사이버전 역시 우크라이나의 후방 압박 전략을 구성하는 핵심 축이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관계자들이 키이우포스트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사이버부대는 지난해 12월 해커그룹 BO팀과 함께 러시아 물류기업 엘트란스플러스(Eltrans+)의 정보통신망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컴퓨터와 서버 700여 대가 마비되고 사용자 계정 1,000여 개가 삭제됐으며, 핵심 데이터 약 165테라바이트가 파괴되거나 암호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신고서와 통관자료, 출입통제·영상감시·백업 시스템도 피해를 입었다. 엘트란스플러스는 러시아 상위 10대 통관·화물운송업체 중 하나로, 제재 대상 물품과 군수산업에 사용되는 전자부품 운송에도 관여해 왔다.

드론 공습이 물류창고와 유류시설을 물리적으로 파괴한다면 사이버 공격은 화물정보와 통관 절차, 배차·창고관리 시스템을 마비시켜 같은 병참망의 복구를 지연시킨다.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드론과 AI 기반 표적 분석, 전자전 대응 기술, 사이버 침투를 연계해 러시아 후방의 물리적 시설과 디지털 운영망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시설을 복구하더라도 데이터와 운송정보가 훼손되면 정상적인 물류 운영이 어려워지는 만큼, 사이버전은 드론 타격의 경제적 파급력을 장기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러시아가 추가 점령지를 확보하려면 방공자산 재배치와 분산형 보급망 구축, 정유시설 복구, 물류정보망 재건, 신규 병력 충원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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