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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목줄’ 끊기 나선 미국, 자원 전쟁 종식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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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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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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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희토류 프로젝트 러시
북미 내 통합 공급망 재건 박차
채굴부터 가공까지 수직 인프라 구축

미국이 희토류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국 내 생산과 정제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굴부터 정제, 합금 생산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인프라를 자국과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공급망 내재화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희토류 시장을 지배해 온 중국의 가격·물량 통제력은 약화 국면에 진입하고, 수익성 기반 역시 구조적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국방부, 내년 1월 ‘중국산 희토류 금지’ 규제 시행

9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방부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국방 조달 규정(DFARS)에 따라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하는 모든 미국 방위 시스템은 도입이 전면 금지된다. 희토류는 전자 장비부터 미사일의 정밀 유도 시스템, 드론의 추진체에 이르기까지 현대 무기체계 전반에 투입되는 필수 원료다. F-35 스텔스 전투기 한 대에는 희토류 금속 약 420㎏이 들어가며, 함정 추진 모터, 미사일 유도장치, 레이저 탐지기, 탱크 통신장비까지 모두 네오디뮴(Nd), 디스프로슘(Dy), 사마륨(Sm) 같은 금속이 쓰인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 이후 희토류 공급망 불안은 미 국가 안보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공급 혼란이 심화될 경우 미 방산 산업이 버틸 수 있는 희토류 재고는 단 몇 달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합금 생산 능력의 90% 이상을 통제하고 있으며, 이미 가공 기술과 장비 수출을 제한하며 자원 무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석유는 대체 공급원이 존재하지만 희토류 합금은 백업 공급자도, 전략적 비축 물량도 전무한 상태다. 희토류가 없으면 록히드 마틴의 전투기, 미사일 유도 시스템, 전기차 등의 생산 라인은 즉각 중단된다.

미국 정부의 목표는 중국에 단 1%도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내년 시행되는 DFARS에 따라 록히드, RTX(옛 레이시온), 노스럽 그루먼 등 주요 방산 업체들은 반드시 중국산이 배제된 합금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1~2024년 미국 희토류 수입의 71%는 중국산이다. 특히 테르븀 같은 핵심 중희토류는 전량 중국산이어서 단기간에 대체 공급처를 찾기 어렵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오하이오주 유클리드에 본사를 둔 리앨로이스(REalloys)가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앨로이스는 희토류 산화물을 실제 무기에 쓰이는 금속과 합금으로 변환하는 ‘금속화(Metallization)’ 단계를 수행할 수 있는 서반구 내 극소수 기업 중 하나다. 희토류 산화물을 순수 금속과 합금으로 환원하는 공정은 고온 용광로와 정밀한 화학 제어가 필요해 복제에만 보통 3~7년이 소요되는데, 리앨로이스는 이미 이 공정을 국내화해 가동 중이다.

또한 리앨로이스는 캐나다 서스캐처원 연구위원회(SRC)와 협력해 광산에서 금속까지 이어지는 완전한 동맹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생산된 희토류 산화물을 오하이오주 생산시설로 옮겨 최종 합금으로 재탄생하는 구조다. 이 프로젝트는 광산 채굴부터 최종 자석 제조까지 중국의 개입을 ‘0’로 만드는 완결형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한다. 여기엔 미국 정부의 지원도 뒤따른다. 국방물류국(DLA)은 리앨로이스 플랫폼을 활용해 사마륨·가돌리늄 금속의 열환원 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수출입은행(EXIM)은 관련 시설 확장에 최대 2억 달러(약 2,960억원) 금융 지원 의향서를 발행했다.

中 통제 맞서 핵심광물 공급망 동맹 강화

정부 차원의 생산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지난 2월 미 국방부는 미국 희토류 개발 기업 USA 레어어스(USARE)에 총 15억7,700만 달러(약 2조3,3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확정했다. 지원 자금은 텍사스주 허드스페스 카운티 라운드탑 희토류 광산 개발과 가공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라운드탑 광산은 디스프로슘, 터븀 등 중희토류가 다량 매장된 지역으로 평가되며,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희토류 공급망 재편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 투자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에도 국방부를 통해 MP머티리얼스에 4억 달러(약 5,920억원)를 투자했다. MP머티리얼스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상업 가동 중인 희토류 광산 '캘리포니아 마운틴패스'를 운영하고 있다. 마운틴패스는 과거 환경 규제로 채굴이 제한됐으나, 최근 미국 정부가 공급망 자립을 국가 안보 핵심 과제로 규정하면서 생산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MP머티리얼스와 USARE 등을 통해 채굴-제련-자석 제조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더해 미 정부는 희토류 공급망 구축을 단일 국가 전략이 아닌 동맹국 협력 체제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 핵심광물 독점 견제를 목표로 전 세계 55개국이 참여하는 '포지(FORGE·지전략적 자원 협력 포럼)'를 출범시켰다. 포지에는 한국, 일본, 호주, 유럽 주요 국가뿐 아니라 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들도 포함됐다. 또한 미국은 국방생산법(DPA)을 통해 희토류 공급망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며, ‘구속력 있는 공급망 동맹’을 표방해 일본, 호주, 캐나다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 광물 조사·비축·공동구매 시스템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우크라이나와 ‘핵심광물 공동재건펀드 설립 협정’을 체결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10대 광물 부국 중 하나로 희토류, 우라늄 등 22개 핵심광물을 갖고 있다. 미국은 협정을 통해 향후 개발하는 핵심광물의 수익 50%를 가져가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같은 해 5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희토류를, 아랍에미리트(UAE)와는 갈륨을 생산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10월 20일에는 백악관을 방문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핵심광물 및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미국-호주 프레임워크’에 서명했다. 호주는 손꼽히는 광물 대국으로 2024년에 생산한 희토류만 1만3,000톤에 달한다. 10월 28일에는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와 ‘미·일 핵심광물과 희토류 확보를 위한 채굴·정제 프레임워크’에 서명했다. 일본은 뛰어난 희토류 정제·가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희토류 공급망 재편 분기점

그간 미국이 중국산 희토류에 의존해 온 이유는 제조 공정 때문이었다. 미국은 한때 세계 최대의 희토류 생산국이었으나, 지난 70여 년 동안 환경 규제 강화와 중국의 급부상으로 주도권을 내주게 됐다. 1949년 마운틴패스 광산에서 희토류 광물이 발견된 이후, 미국은 1980년대 초까지 전 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환경오염 문제와 생산비 상승으로 경쟁력이 약화됐고, 중국이 국가 주도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저가로 희토류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산업 기반은 빠르게 쇠퇴했다.

이후 중국이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자원을 전략적으로 통제하자, 미국은 2010년대 후반부터 국가 안보 차원에서 자급률 제고와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간헐적으로 생산이 이뤄졌던 미국의 희토류 산업은 2018년 이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2018년 1만4,000메트릭톤에 불과했던 생산량은 2024년 4만5,000메트릭톤(추정치)으로 늘며, 전 세계 생산량의 14%를 차지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희토류 산업은 △광산 채굴 △광물 농축 △분리·정제 △영구자석 및 합금 등 소재 제조 단계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분리·정제 공정은 고도의 화학 공정 기술과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은 영역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채굴 확대와 동시에 가공 산업 육성 정책을 병행하는 것도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공급망 재편은 단기간에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다. 일본은 2010년 희토류의 90%를 중국에 의존했으나, 10여 년에 걸쳐 이를 60% 수준으로 낮추는 데 그쳤다. 미국 역시 71%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희토류뿐 아니라 배터리, 의약품 원료, 태양광,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미국이 빠른 시일 내 자체 생산 시설을 확보해 중국산 수입을 원천 차단할 경우, 그간 중국이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수급 체계를 교란했던 방식은 힘을 잃게 된다. 중국은 그간 환경오염과 저가 공급을 감수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한 업계 전문가는 “미국이 고비용을 감수하고 자국 생산을 확대하면 중국은 가격 인하 압박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공급망 자립과 수입 차단이 병행되는 상황에서는 가격 인하 전략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결국 중국 업체들의 수익성만 훼손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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