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MEMO] 연령별 AI 활용 격차 뚜렷, 고령층 디지털 소외·청년층 취업 압박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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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연령·직무별 신기술 수용 차이 중장년층의 정보 접근성과 학습 여건 격차 초급 일자리 자동화와 청년층의 전문성 확보 부담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근로자의 연령에 따른 기술 도입 격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년 근로자는 풍부한 업무 경험과 안정적인 조직 내 지위를 바탕으로 신기술을 업무에 접목하기 유리하다. 반면 고령층은 기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청년층은 업무 경험과 조직 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기술 도입을 주도하기 어렵다. 이러한 차이는 유럽 기업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25~49세 근로자 비중이 높은 기업에서 AI 도입률이 높고 청년층과 고령층 비중이 높은 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역U자형 곡선'이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의 도입률과 개인의 활용 수준을 구분하면 다른 양상이 드러난다. 특히 청년층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진입 과정에서 관련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는 추세다.
기업의 AI 도입과 개인 활용의 차이
연령별 AI 도입 격차를 이해하려면 먼저 기업의 공식적인 도입과 근로자 개인의 활용을 구분해야 한다. 기업의 AI 도입에는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과 업무 절차 개편뿐 아니라 관련 소프트웨어와 인력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반면 개인은 기업의 공식적인 승인 없이도 생성형 AI를 활용해 문서를 요약하거나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 따라서 청년 근로자가 많은 산업의 낮은 AI 도입률을 청년층의 소극적인 활용 태도로 단정할 수는 없다. 이는 기업의 투자 여건과 담당 업무의 특성이 통계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 통계에서는 AI 활용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청년 근로자 비중이 높아도 기업의 AI 도입률이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일부 지표에서는 오히려 청년 근로자 비중이 높은 기업의 도입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연령 자체보다 소속 기업의 기술 투자 여건과 업무 환경이 AI 도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고령층에 누적된 디지털 격차
고령층에서는 과거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누적된 격차가 주요 장벽으로 작용한다. 인터넷과 온라인뱅킹, 스마트폰 등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신기술을 늦게 받아들였으며, 상당수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수준의 디지털 활용 능력만 습득했다. 이러한 격차가 해소되기도 전에 AI가 등장하면서 기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적응 부담도 커졌다.
하지만 이를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과거 연구에서는 실질적인 편익이 뚜렷할 경우, 고령층도 신기술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0~85세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설문조사에서도 AI에 대해 더 알아볼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반면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우려는 41%, 적절한 도구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34%로 집계돼 관심 부족보다 정보와 신뢰의 격차가 주요 장애 요인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장벽을 낮추는 데는 지속적인 경제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같은 조사에서 재직 중인 고령층의 AI 활용 수준은 은퇴자보다 약 3배 높았다. 직장에서는 AI를 일상적으로 접할 기회가 많고 동료의 도움이나 기업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은퇴 이후에는 이러한 학습 환경이 사라지면서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AI 시대에는 기존 디지털 격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년층의 AI 활용 확대
반면 청년층은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AI 활용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AP와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30세 미만 청년층의 74%가 정보 검색에 AI를 활용했으며 약 절반은 업무와 이메일 작성, 이미지 생성 등에도 사용했다. 아이디어 구상에서도 다른 연령층보다 높은 활용 빈도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에는 AI 확산에 따른 고용시장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미국 근로자 수백만 명의 급여 관련 행정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 종사하는 22~25세 청년층의 고용 수준은 노출도가 낮은 직종의 경우보다 약 19% 낮았다. 격차는 주로 신규 채용에서 나타났으며 AI가 기존 업무를 보조하기보다 자동화하는 직종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담당해 온 업무가 자동화 대상에 포함되면서 취업 기회뿐 아니라 실무 경험을 쌓을 기회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신입 직원은 자료 조사와 기초 분석, 문서 초안 작성 등을 통해 업무에 필요한 전문성과 판단 능력을 길러왔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이러한 업무를 대체하면서 기존의 경력 형성 과정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청년층에게 AI 활용 능력은 단순히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이는 수단을 넘어 취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 근로자는 기업의 기술 투자나 업무 개편을 결정할 권한이 제한적인 만큼 조직의 공식적인 도입과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AI를 학습할 유인이 크다.

연령별 AI 활용의 과제
이처럼 연령별 AI 활용 격차는 업무 경험과 노동시장 여건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특히 25~49세 근로자는 축적된 전문성과 조직 내 권한을 바탕으로 AI를 업무에 활용하기 유리하지만, 청년층은 AI 확산으로 전문성을 쌓는 데 필요한 실무 경험마저 줄어들 위험에 직면해 있다. 고령층과 청년층이 직면한 문제가 다른 만큼 대응 방향에도 차이가 필요하다. 고령층에는 기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신기술을 접할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청년층에는 AI가 초급 업무를 대체하는 상황에서도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AI 확산에 따른 연령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술 활용 능력뿐 아니라 각 연령층이 처한 노동시장 여건까지 고려한 접근이 요구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ge and AI Adoption: The Curve That Hides Two Different Storie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