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파이낸셜] 산정 방식 따라 달라지는 FCF, 기업가치 평가 전 산정 기준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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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변동에 흔들리는 현금창출력 지표 회계처리·투자 방식에 따라 커지는 기업 간 격차 여러 해 실적 비교 통한 적정 가치 판단 중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인투자자가 기업의 투자 가치를 판단할 때 주로 활용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가 잉여현금흐름(FCF)이다. 회계상 이익은 수익과 비용의 인식 시점이나 추정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현금흐름은 실제 자금의 움직임을 반영한다. 이 때문에 FCF는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FCF 역시 산정 방식에 따라 수치가 크게 달라진다. 자금 집행 시점이나 적용 회계기준이 달라지면, 같은 기업에서도 FCF 수치가 크게 엇갈린다. 따라서 FCF를 기업가치 평가에 활용하려면 수치 자체보다 어떤 기준과 시점에 따라 산출됐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기업마다 다른 FCF 산정 기준과 비교의 한계
매출과 당기순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회계기준에 따라 산출되지만, FCF는 별도의 통일된 기준이 없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관련 지침을 통해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을 차감한 금액을 일반적인 FCF로 제시했다. 그러나 기업마다 산정 기준이 달라 FCF라는 명칭만으로 포함 항목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부채 상환 등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자금이 반영되지 않아 FCF를 기업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잔여 현금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SEC는 FCF를 주당 기준으로 공시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산정 방식이 다른 기업의 FCF를 직접 비교하거나 주주환원에 활용할 수 있는 현금으로 보고 주식 수로 나눠 평가하기도 한다. 따라서 기업 간 비교에 앞서 FCF에 어떤 지출이 반영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장비 매입과 자본화된 소프트웨어 지출을 차감하는 일반적인 방식을 적용했다. 분석 자료는 SEC의 국제표준전산언어(eXtensible Business Reporting Language·XBRL) 데이터와 미국 기업의 연차보고서(10-K)를 기준으로 삼았다.

운전자본에 따라 달라지는 FCF
같은 기준으로 FCF를 산출하더라도 자금이 오가는 시점에 따라 단년도 수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대표적인 요인이 운전자본이다. 기업의 영업 실적에 큰 변화가 없더라도 공급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는 시점이나 재고 규모가 달라지면 해당 연도의 현금흐름도 영향을 받는다. T.J.맥스와 마샬스 등을 운영하는 TJX컴퍼니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2021년 TJX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매장이 장기간 문을 닫으면서 순이익이 9,000만 달러(약 1,220억원)로 급감했다. 반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5억6,000만 달러(약 6조2,010억원)에 달했다. 순이익과 현금흐름 사이에 이처럼 큰 격차가 발생한 데는 같은 기간 매입채무가 21억1,000만 달러(약 2조8,69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공급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이 이연되면서 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은 이후 매입채무를 줄이고 재고를 확충하면서 다시 빠져나갔다. 다음 2년간 매입채무는 9억3,800만 달러(약 1조2,750억원) 감소했고 재고 확충에는 16억6,000만 달러(약 2조2,570억원)가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FCF도 줄었다. 2021년만 놓고 보면 순이익이9,000만 달러(약 1,220억원)에 그친 TJX가 40억 달러(약 5조4,390억원)의 FCF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후 자금 흐름까지 범위를 넓히면 당시 높은 FCF에는 매입대금 지급 시점과 재고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 상당 부분 반영됐음을 알 수 있다.
로스스토어스(ROST)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같은 시기 순이익은 8,500만 달러(약 1,150억원)에 그쳤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2억5,000만 달러(약 3조590억원)를 기록했다. 당시 매입채무가 9억3,900만 달러(약 1조2,760억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후 2022회계연도에는 재고 확충에 7억5,300만 달러(약 1조240억원)가 투입됐고, 2023회계연도에는 매입채무가 3억6,500만 달러(약 4,960억원) 감소하면서 앞서 늘어난 현금흐름도 상당 부분 되돌려졌다. 이처럼 운전자본 변동으로 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늘거나 줄 수 있어 특정 연도의 FCF만으로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이를 보완하려면 3~5년간의 FCF와 순이익을 함께 살펴 운전자본 변동이 수치에 미친 일시적인 영향을 구분해야 한다. 실제 TJX의 3년 누적 FCF는 86억3,000만 달러(약 11조7,350억원), 누적 순이익은 68억7,000만 달러(약 9조3,420억원)로 집계됐다.
공급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 방식도 변수로 작용한다. 은행이 공급업체에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기업이 나중에 은행에 갚는 공급업체 금융을 이용하면, 실제 대금 지급 시기를 늦추는 효과를 낸다. 미국은 2023년부터 이를 이용하는 기업이 미상환 금액을 재무제표 주석에 별도로 공개하도록 공시 기준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늘어난 기업은 관련 내역까지 확인해야 운전자본에 따른 일시적인 증가인지 구분할 수 있다.
표 1. TJX 순이익·매입채무 변동·잉여현금흐름 추이(단위: 백만 달러)
| 회계연도 | 순이익 | 매입채무 변동 | 영업활동현금흐름 | 자본적지출 | 잉여현금흐름 |
|---|---|---|---|---|---|
| 2021년 | 90 | +2,111 | 4,562 | 568 | 3,994 |
| 2022년 | 3,283 | -338 | 3,057 | 1,045 | 2,012 |
| 2023년 | 3,498 | -600 | 4,084 | 1,457 | 2,627 |
FCF에 반영되지 않는 M&A 지출
운전자본이 FCF의 시점을 좌우한다면, 기업 인수는 FCF에 어떤 지출이 포함되는지와 관련된 문제다. 일반적인 FCF는 CAPEX를 차감하지만 기업 인수에 투입한 자금은 반영하지 않는다. 특화 소프트웨어 기업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성장해온 로퍼테크놀로지스(ROP)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로퍼의 매출 대비 FCF 비율은 약 31%에 달했다. 그러나 기업 인수에 투입한 자금까지 포함하면 양상이 달라진다. 최근 2년간 로퍼가 창출한 FCF는 47억 달러(약 6조3,910억원)였지만, 같은 기간 기업 인수에는 69억 달러(약 9조3,830억원)를 투입했다. FCF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로퍼는 같은 기간 40억 달러(약 5조4,390억원) 규모의 선순위채권을 발행해 인수 자금 일부를 마련했다.
기업 인수는 로퍼가 장기간 이어온 자본배분 전략인 만큼 지출 규모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FCF를 주주환원에 활용할 수 있는 현금으로만 해석하면 성장을 위해 실제로 재투자한 자금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인수를 지속하는 기업은 FCF 규모와 함께 FCF와 부채를 인수에 투입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뒀는지 살펴야 성장 전략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표 2. 로퍼테크놀로지스 FCF와 기업 인수 지출 비교(단위: 백만 달러)
| 구분 | 2024년 | 2025년 | 2년 합계 |
|---|---|---|---|
| 영업활동현금흐름 | 2,393 | 2,540 | 4,933 |
| 자본적지출·자본화 소프트웨어 | 111 | 105 | 216 |
| 잉여현금흐름 | 2,282 | 2,436 | 4,718 |
| 기업 인수 지출(취득 현금 차감) | 3,613 | 3,290 | 6,903 |
리스 회계기준에 따른 FCF 차이
적용 회계기준도 기업 간 수치를 비교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다. 특히 리스 비용은 미국과 국제회계기준의 처리 방식이 달라 실제 영업이나 현금 지출이 같더라도 FCF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회계기준(US-GAAP)의 ASC 842에서는 매장 임대료와 같은 운용리스 지급액을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반영해 그만큼 FCF가 줄어든다. 반면 국제회계기준 리스기준서(IFRS 16)는 대부분의 리스를 차입과 유사하게 처리하고 리스 지급액 가운데 원금 상환분을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 분류한다. 이에 영업활동현금흐름에는 이자 비용만 반영돼 IFRS 적용 기업의 FCF가 상대적으로 높게 산출된다. 2027년부터 시행되는 IFRS 18에서는 대부분 기업의 이자 지급액도 재무활동으로 분류돼 두 회계기준 간 차이가 더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격차는 임대료 비중이 높은 유통업체에서 두드러진다. TJX의 운용리스 지급액은 22억1,000만 달러(약 3조50억원), 운용리스 부채는 106억2,000만 달러(약 14조4,420억원)로 집계됐다. 가중평균 할인율 3.9%를 적용해 IFRS 기준으로 환산하면 같은 매장을 운영하고 동일한 현금을 지출해도 FCF는 약 37~45%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이는 단기·변동 리스료의 처리 방식과 평균 리스부채를 토대로 추정한 이자 등을 반영한 대략적인 계산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유통업체의 주가 대비 FCF 비율을 그대로 비교할 경우 유럽 기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서로 다른 회계기준을 적용하는 기업을 비교할 때는 IFRS 적용 기업의 FCF에서 리스 지급액을 차감하는 등 산정 기준을 맞춰 회계처리에 따른 차이를 줄여야 한다.
표 3. 미국·국제회계기준 적용 시 TJX FCF 비교(단위: 백만 달러)
| 구분 | 금액 |
|---|---|
| 미국 회계기준(US-GAAP) 적용 잉여현금흐름 | 4,917 |
| 운용리스 지급액 | 2,214 |
| 추정 이자 지급액(평균 리스부채×3.9%) | 약 400 |
| 추정 원금 상환액 | 약 1,810 |
| IFRS 적용 추정 FCF(이자 영업활동 분류) | 약 6,730 |
| IFRS 적용 추정 FCF(이자 재무활동 분류) | 약 7,130 |
주식기준보상에 따른 지분 희석
현금흐름표에 직접적인 지출로 나타나지 않는 비용도 FCF를 해석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대표적인 항목이 주식기준보상(SBC)이다. 이는 기업이 임직원에게 현금 대신 주식을 지급하면 비용으로 인식되지만 실제 현금은 빠져나가지 않는다. 이로 인해 FCF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대신 발행 주식 수가 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
TJX와 로퍼에서는 이러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최근 회계연도 기준 SBC는 TJX가 2억1,400만 달러(약 2,910억원)로 FCF의 약 4%, 로퍼는 1억6,600만 달러(약 2,250억원)로 약 7%를 차지했다. 반면 상당수 소프트웨어·인터넷 기업에서는 SBC가 FCF의 25%를 넘어서며 일부 연도에는 FCF 전체와 맞먹는 규모에 이르기도 한다. FCF가 같은 두 기업이라도 한쪽이 임직원 보상을 위해 매년 주식 수를 3%씩 늘린다면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은 달라진다. 따라서 SBC 비중이 높은 기업은 전체 FCF와 함께 장기간의 주당 FCF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업 간 비교에서는 FCF에서 SBC를 차감해 지분 희석 영향을 반영하는 방법도 활용 가능하다.
표 4. TJX·로퍼테크놀로지스 FCF 대비 주식기준보상 비중(단위: 백만 달러, %)
| 기업 | 회계연도 | 주식기준보상 | 잉여현금흐름 | 비중 |
|---|---|---|---|---|
| TJX | 2026년 | 214 | 4,917 | 4.4 |
| 로퍼테크놀로지스 | 2025년 | 166 | 2,436 | 6.8 |
FCF 산정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기업가치
이처럼 운전자본은 현금이 오가는 시점을 바꾸고 M&A는 FCF에 포함되지 않는 대규모 지출을 발생시킨다. 리스는 회계기준에 따라 현금흐름의 분류가 달라지며, SBC는 현금 유출 없이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한다. 이러한 차이는 FCF를 토대로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더욱 중요해진다. 출발점이 되는 현금흐름이 달라지면 이후 적용하는 성장률과 기업가치 추정치도 함께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할인율이나 향후 성장률을 정하기에 앞서 기준이 되는 FCF가 통상적인 영업 상황을 반영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TJX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2022회계연도부터 2026회계연도까지 FCF 성장률을 계산하면, 연평균 약 25%에 달하지만 운전자본 변동이 컸던 2021회계연도를 출발점으로 삼으면 약 4%에 그친다. 같은 재무제표를 사용해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성장률이 여섯 배 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결국 FCF를 활용한 기업가치 평가는 할인율이나 성장률을 정하기에 앞서 기준이 되는 현금흐름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단년도 수치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해의 흐름을 비교하고 산정 기준과 일시적인 변동 요인을 함께 살펴야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Free Cash Flow Is a Definition Before It Is a Number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는 외부 기고문의 국문 번역본이며, 원문의 견해는 저자 개인의 견해입니다.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