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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中 AI 추격 가속에 美 반도체·모델 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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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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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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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성능 향상에도 연산 격차 지속 
증류 기술로 연산 제약 보완 
美 통제, 반도체서 AI 접근으로 확대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6년 7월 미국 인공지능표준혁신센터와 영국의 관련 연구기관은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Moonshot AI)의 '키미(Kimi) K3'을 대상으로 총 32단계의 사이버 공격 수행 능력을 평가했다. 키미 K3는 여러 차례 진행된 테스트에서 평균 17단계까지 과제를 수행한 반면 미국 선도 모델은 평균 28.5단계까지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벤치마크에서는 중국 모델이 미국 최상위 모델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모습이지만, 여러 단계를 거쳐 장시간 수행하는 고난도 작업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최근 키미 K3와 딥시크 V4-프로(DeepSeek V4-Pro), GLM 5.3 등 중국산 고성능 AI 모델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실효성을 잃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AI의 빠른 성장을 수출 통제의 실패로 곧바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첨단 반도체 공급 제한으로 중국 기업의 연산 자원 확보에는 제약이 생긴 반면, 이들은 증류와 해외 연산 자원 이용 등 다양한 경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AI의 기술 추격을 평가하려면 모델의 성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연산 능력과 개발 방식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벤치마크 착시와 물리적 연산 한계

여러 AI 벤치마크를 종합한 에포크 역량 지수(Epoch Capabilities Index)에서는 미·중 모델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난다. 올해 9월 기준 키미 K3는 158점으로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 페이블(Claude Fable) 5(163점), 오픈AI(OpenAI)의 GPT 6 아스트라(Astra)(169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AI 기술의 발전 속도로 환산하면 약 4~10개월의 차이다. 하지만 워싱턴 소재 AI 정책·전략 연구소(Institute for AI Policy and Strategy)는 표준화된 벤치마크만으로 장시간에 걸쳐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까지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 32단계 모의 사이버 공격에서 키미 K3의 수행 수준은 미국 선도 모델의 약 60%에 그쳤다.

모델 성능과 별개로 대규모 서비스를 뒷받침할 연산 인프라도 중국 기업의 약점으로 꼽힌다. 문샷AI는 키미 K3의 전반적인 성능이 최상위 모델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인정했으며, 출시 직후 수요가 급증하자 연산 자원 부족으로 신규 구독을 중단했다. 경쟁력 있는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수억 명에게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막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 중국 기업들이 모델을 자체 서비스에만 제공하지 않고 가중치를 공개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연산 여건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도체 통제의 효과도 이런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 AI 기업 경영진들은 미국의 규제로 개발 일정이 상당히 지연되고 있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혔다.

실제 연산 능력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차이는 상당하다. 미국 비영리 AI 연구기관 에포크AI(Epoch AI)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기업이 공식 경로로 확보한 AI 연산 능력은 전 세계의 약 5%로, 미국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한 곳의 보유량에도 못 미쳤다. 밀수로 반입한 반도체와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임대한 연산 자원까지 포함해도 격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확보한 연산 자원이 적을수록 대규모 학습과 실험을 반복하기 어려워지고 모델 개발과 서비스 확대에도 부담이 커진다.

중국 AI 추격 이끈 '증류' 기술

이처럼 연산 능력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도 중국 AI 모델이 빠르게 성능을 높인 배경에는 '증류(distillation)'가 자리한다. 이는 고성능 모델이 생성한 답변을 대량으로 수집해 다른 모델의 학습에 활용하는 기술로, 처음부터 모델을 학습할 때보다 연산량과 개발 비용이 적게 든다. 첨단 반도체 확보가 어려운 중국 기업에는 연산 능력의 열세를 일부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미국 정부와 AI 기업들은 중국 업체들이 증류를 조직적으로 활용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앤트로픽은 올해 2월 딥시크와 문샷AI, 미니맥스(MiniMax) 등이 약 2만4,000개의 부정 계정을 이용해, 자사 모델과 1,600만 건 넘게 상호작용했다고 밝혔다. 두 달 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도 중국계 기관들이 수만 개의 가짜 계정과 접속 제한 우회 수단을 동원해 미국 첨단 AI 모델의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문샷AI의 키미 K3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면서 증류 문제가 본격적인 통제 현안으로 떠올랐다. 미국 정부는 문샷AI가 클로드 페이블 5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키미 K3를 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을 거쳐 엔비디아(Nvidia) GB300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를 확보해 미국의 수출 규제를 우회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주: 앤트로픽이 증류에 활용된 것으로 파악한 접속 건수 가운데 미니맥스가 약 80%를 차지해 문샷AI와 딥시크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당국의 경계는 이후 중국 AI 업계 전반으로 확대됐다. 같은 해 9월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 연방수사국(FBI)은 중국 기업들이 앤트로픽과 오픈AI, 구글(Google), 스페이스X(SpaceX)의 첨단 모델에서 수십억 개의 토큰을 수집해 증류에 활용해왔다며 공동 경고를 내놨다. 이들 기관은 중국 정부가 이러한 활동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증류는 민간 AI 개발을 넘어 군사 연구에도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Reuters)가 워싱턴 소재 제임스타운재단(Jamestown Foundation)의 연구를 토대로 중국 논문과 특허 80여 건을 분석한 결과, 중국 인민해방군(PLA) 연계 연구진이 미국 AI 모델을 군사 연구에 활용한 사례가 확인됐다. 일부 연구진은 오픈AI 모델로 군사 소스코드를 처리한 결과를 중국군 내부용 모델 학습에 활용했다. 드론과 함정, 수중 이동체 등이 투입되는 모의 해상작전용 표적 정찰 모델에도 비슷한 방식이 적용됐다.

AI 통제, 연산·모델 접근으로 이동

증류를 활용해 개발한 중국 AI 모델은 낮은 가격과 개방성을 앞세워 해외에서도 빠르게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OpenRouter)와 미국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100조 개의 토큰을 분석한 결과, 올해 오픈라우터에서 중국 오픈소스 모델의 사용 비중은 주간 평균 약 13%를 기록했다. 반면 전체 이용자 가운데 중국 개발자의 비중은 6%를 조금 넘는 데 그쳤다. 이는 중국 모델의 높은 사용량이 상당 부분 해외 수요에서 비롯됐다는 의미로, 저렴한 가격과 개방성을 앞세운 중국 모델의 확산을 중국의 자체 연산 능력 확대와 연결해 해석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AI 개발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미국의 통제 범위도 반도체 밖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미 하원을 통과해 상원에 계류 중인 '원격 접근 보안법(Remote Access Security Act)'은 해외 클라우드를 통한 첨단 연산 자원 이용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미국 첨단 모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증류가 새로운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모델 접근과 데이터 수집을 관리하는 방안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관련 논의는 미·중 간 AI 협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AI 거버넌스 회담을 추진하며 관련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의 대중 AI 정책도 첨단 반도체의 물리적 수출 제한에서 해외 연산 자원과 첨단 모델에 대한 접근까지 관리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 규제에 대응해 새로운 개발 경로를 활용하면서 이를 포괄할 통제 체계를 마련하는 문제가 향후 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Chip Controls Slowed China's AI but Distillation Never Needed Chip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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