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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주식 수익률 변화에도 자산 배분 조정은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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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10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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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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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포트폴리오 조정에 5~6년 소요 
시장 급변기엔 느린 대응이 손실 키워 
단기 지표만으로 정책 효과 판단 한계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주식의 기대수익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가 1998년 부유세 산정 시 주식에 적용하던 세제 혜택을 폐지하자, 부유세 대상 가구의 세후 주식 위험 프리미엄은 약 30bp 낮아졌다. 그러나 이들 가구의 주식 비중은 빠르게 줄지 않았다. 세제 개편 2년 뒤에도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영향을 받지 않은 가구보다 0.5%포인트 더 감소하는 데 그쳤다. 장기적으로 나타난 감소 폭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2%포인트까지 줄어드는 데는 5~6년이 걸렸다.

세제 변화로 살펴본 투자자의 선택

투자자가 주식 위험 프리미엄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기대수익률을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데다 수익률 변화가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동시에 영향을 미쳐 비교 대상을 확보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르웨이의 부유세 제도는 과세 여부에 따라 주식 투자에 따른 세제 혜택이 달라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했다. 노르웨이는 1992년부터 부유세를 산정할 때 상장주식은 시장가격의 75%만 자산가치에 반영한 반면 예금은 전액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에 부유세 대상 가구는 예금보다 주식을 보유할 때 세 부담이 줄어 주식 투자의 세후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여기에 1998년 주식에 대한 세제 혜택이 폐지되면서 반대 방향의 변화까지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주식 투자의 세제상 이점이 생긴 1992년과 사라진 1998년을 비교해 투자자의 대응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폈다. 특히 이 기간 자본소득 과세에는 변화가 없어 자산의 세전 수익률과 별개로 부유세 개편이 투자에 미친 영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전체 투자자에게 공통으로 작용하는 거시경제 요인과 세제 변화의 영향을 구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주: 1998년 세제 개편으로 자산 평가 방식의 차이가 사라지면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부유세율 격차도 해소됐다.

단기 지표로는 드러나지 않은 투자자 반응

이 같은 조건에서 투자자의 움직임을 장기간 추적한 결과 세제 변화 직후에는 크지 않았던 포트폴리오 조정 폭이 시간이 지나면서 확대됐다. 장기적인 조정 폭은 단기보다 약 4배 컸으며 이를 표준 포트폴리오 모형에 적용한 상대적 위험회피계수는 2~3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범위에 해당한다. 개혁 이후 1~2년의 자료만 봤다면 투자자가 주식 위험 프리미엄 변화에 둔감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자산 배분이 수년에 걸쳐 이뤄진 셈이다.

그러나 주식을 얼마나 보유할지와 주식시장에 계속 참여할지는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1992년 세제 혜택이 도입되자 주식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지만, 1998년 혜택이 폐지된 뒤에도 이들 대부분은 투자를 이어갔다. 세제 혜택은 신규 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늘렸지만 혜택 폐지가 곧바로 시장 이탈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의 배경으로 시장 진입 비용을 꼽았다. 처음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800달러(약 100만원)로 추정된 반면, 이후 투자를 유지하는 비용은 연간 약 90달러(약 10만원)에 불과했다. 이미 상당한 진입 비용을 부담한 투자자는 세제 혜택이 사라지더라도 시장을 떠날 유인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주식 보유 비중은 수익률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시장 참여 여부는 한번 결정되면 쉽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주: 부유세 개편 대상 가구의 주식 비중은 1997년 정점을 기록한 뒤 수년에 걸쳐 점차 감소했다.

적은 이익이 늦춘 포트폴리오 조정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천천히 바꾸는 이유도 이 같은 비용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기대수익률이 달라지면 이에 맞춰 자산 구성을 곧바로 조정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빠르게 대응해 얻을 수 있는 추가 이익이 크지 않았다. 연구 결과 평균적인 가구가 5년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지 않고 처음부터 자산 비중을 한꺼번에 바꾸더라도 추가로 얻는 이익은 미미했다. 즉각적인 조정으로 얻는 이익이 작다면 투자자가 서둘러 움직일 이유도 줄어든다.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고 투자 결정을 내린 뒤 거래에 나서는 과정에서 작은 비용만 발생해도 조정을 미루는 편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정 속도에는 투자자별로 차이가 있었다.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구일수록 세제 변화에 빠르게 대응했고 이들이 전체 주식시장에서 보유한 주식 비중도 상대적으로 컸다. 따라서 시장의 주식 수요를 파악하려면 평균적인 투자자의 반응 속도뿐만 아니라 주식을 많이 보유한 투자자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시장 급변기에는 위험 커지는 느린 대응

문제는 이러한 점진적인 조정이 모든 시장 환경에서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노르웨이처럼 세제 변화가 예측 가능하고 대응을 늦춰도 비용이 크지 않은 상황과 달리, 시장 환경이 단기간에 급변하면 조정 속도가 투자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 CFA인스티튜트 리서치앤드폴리시센터는 2020년 유동성 위기와 2022년 인플레이션 충격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2020년 3월 변동성지수(VIX)는 82.69까지 치솟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최고치를 넘어섰다. S&P500지수는 2월 20일부터 3월 23일까지 약 3분의 1 하락했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71% 아래로 떨어졌다.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주식과 채권의 관계도 수주 만에 달라졌다. 2022년에는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주식과 채권이 14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이에 주식 60%와 채권 40%로 구성된 전형적인 60/40 포트폴리오는 연간 16.7%의 손실을 기록해 현대 금융시장 역사상 가장 부진한 연간 성과를 보였다.

두 사례는 시장 변화가 빠를수록 포트폴리오 조정을 늦추는 데 따른 위험도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세제 개편처럼 예측 가능한 변화는 자산의 세전 수익률 자체를 바꾸지 않아 대응이 늦어져도 손실이 크지 않다. 반면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되거나 주식과 채권의 관계가 단기간에 달라지는 상황에서는 대응 지연이 손실을 키울 수 있다. 안정적인 환경에서는 거래비용을 줄이는 선택이었던 점진적인 조정이 시장 급변기에는 위험 요인으로 바뀌는 셈이다.

느린 자금 이동이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투자자의 느린 대응은 자산가격과 정책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대수익률이 달라져도 자금이 즉각 이동하지 않는다면 주식 수요가 단기간에 크게 변하지 않고 작은 수요 충격에도 자산가격의 변동 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책당국도 이러한 시차를 감안해야 한다. 가계 자금을 특정 자산으로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도입하더라도 초기에는 투자자의 움직임이 제한적일 수 있다. 시행 1~2년 뒤의 변화만으로 정책 효과를 판단하면 장기적인 영향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실제 포트폴리오 운용에서는 변화의 속도와 성격을 함께 따져야 한다. 세제 개편이나 완만한 금리 변화처럼 예측 가능한 변화라면, 자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조정해 거래비용을 줄이는 방식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자산 간 상관관계가 단기간에 달라지는 시장에서는 같은 대응 방식으로 손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관건은 시장에서 나타난 변화가 점진적인 조정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인지 빠른 자산 재배분이 필요한 위험 환경의 전환인지를 판단하는 데 있다. 변화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포트폴리오 조정 속도도 달라지는 만큼 이를 초기에 구분하고 대응 시점을 정하는 것이 투자자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Slow Portfolio Adjustment to Equity Premium Change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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