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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팔고 헤지펀드 산다, 美 국채 ‘무위험·저수익’ 공식 깨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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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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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보유국 수요 약화, 美 국채 공급 확대 우려
높아진 수익률에 이자·매매차익 겨냥한 자금 유입
미 국채 매수 기반에서 민간 투자자 비중 확대

미국 국채시장의 ‘큰손’인 중국과 일본이 잇따라 보유 물량을 줄이고 있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의 투자처를 다변화하고 있으며, 일본은 엔화 방어에 필요한 달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국채를 처분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국채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과 미국의 재정 악화로 인한 공급 부담까지 겹치면서 장기채 투자심리도 위축되는 양상이다. 국채 공급 확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헤지펀드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주요 보유국이 물량을 줄이는 국채시장에서 이자 수익과 매매차익을 노리는 민간 자금의 비중이 커지는 모습이다.

中 미 국채 보유액, 18년 만에 최저

19일(이하 현지시간) 미 재무부의 국제자본흐름(TIC) 통계에 따르면 8월 말 중국의 미 국채 보유 잔액은 5,907억 달러(약 791조9,510억원)로, 전월보다 273억 달러(약 36조6,010억원) 줄었다. 한 달 새 4.4% 감소한 것으로, 2008년 8월 이후 18년 만의 최저치다. 올해 5월 6,593억 달러(약 883조9,240억원)였던 보유액은 6월 6,334억 달러(약 849조1,990억원), 7월 6,180억 달러(약 828조5,530억원)로 줄어든 데 이어 8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석 달간 줄어든 금액은 686억 달러(약 91조9,720억원)로, 5월 말 보유액의 10.4%에 해당한다. 특히 월간 감소액이 7월 154억 달러(약 20조6,470억원)에서 8월 273억 달러(약 36조6,010억원)로 커지면서 보유 축소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

장기 보유 추이에서도 중국의 미 국채 투자 규모는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6,997억 달러(약 938조880억원)였던 보유액은 1년 동안 1,090억 달러(약 146조1,360억원) 줄었으며, 감소율은 15.6%에 달했다. 지난해 말 6,844억 달러(약 917조5,750억원)와 비교해도 올해 들어 937억 달러(약 125조6,240억원)가 감소한 셈이다. 전체 외국인 미 국채 보유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8월 약 7.6%에서 올해 8월 6.3%로 낮아졌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2013년 11월 1조3,000억 달러(약 1,742조9,100억원)를 웃돌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약 13년 사이 보유 규모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현재 중국은 일본과 영국에 이어 미 국채를 세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최대 보유국 日도 356억 달러 투매

미 국채 최대 해외 보유국인 일본도 보유 물량을 줄이는 추세다. 8월 말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은 1조683억 달러(약 1,432조2,700억원)로, 한 달 전보다 356억 달러(약 47조7,290억원) 감소했다. 월간 감소율은 약 3.2%로 집계됐다. 일본의 보유액은 올해 4월 1조2,099억 달러(약 1,622조1,130억원)에서 5월 1조1,431억 달러(약 1,532조5,540억원), 6월 1조1,167억 달러(약 1,497조1,600억원), 7월 1조1,039억 달러(약 1,479조9,990억원)로 줄며 넉 달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이 기간 감소액은 총 1,416억 달러(약 189조8,430억원)로, 4월 말 보유액의 11.7%에 이른다. 월별로는 5월 668억 달러(약 89조5,590억원), 6월 264억 달러(약 35조3,940억원), 7월 128억 달러(약 17조1,610억원)로 감소 폭이 좁혀지다가 8월 들어 다시 확대됐다.

일본의 보유액은 올해 초 증가분까지 반납하며 지난해 수준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지난해 말 1조1,855억 달러(약 1,589조4,000억원)에서 올해 2월 1조2,393억 달러(약 1,661조5,300억원)까지 늘었으나, 8월 말에는 지난해 말보다 1,172억 달러(약 157조1,300억원) 적었다. 연초 두 달 동안 늘어난 538억 달러(약 72조1,300억원)의 세 배가 넘는 금액이 이후 여섯 달 사이 줄어든 것이다. 올해 가장 많았던 2월과 비교하면 감소액은 1,710억 달러(약 229조2,600억원), 감소율은 13.8%에 이른다. 지난해 8월 대비로도 1,156억 달러(약 154조9,850억원)가 줄어 1년간 약 9.8% 감소했다. 전체 외국인 미 국채 보유액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약 12.8%에서 11.4%로 낮아졌다.

표1. 중국·일본의 미 국채 보유 현황

구분중국일본
8월 말 보유액5,907억 달러
2008년 8월 이후 최저
1조683억 달러
4개월 연속 감소
8월 월간 감소273억 달러 감소(-4.4%)356억 달러 감소(-3.2%)
최근 보유 추이5월 6,593억 달러
6월 6,334억 달러
7월 6,180억 달러
8월 5,907억 달러
4월 1조2,099억 달러
5월 1조1,431억 달러
6월 1조1,167억 달러
7월 1조1,039억 달러
8월 1조683억 달러
최근 누적 감소5월 말→8월 말
686억 달러 감소(-10.4%)
4월 말→8월 말
1,416억 달러 감소(-11.7%)
월간 감소 폭7월 154억→8월 273억 달러 확대5월 668억→6월 264억→7월 128억 달러 축소
8월 356억 달러로 재확대
전년 동월 대비1,090억 달러 감소(-15.6%)1,156억 달러 감소(-9.8%)
지난해 말 대비937억 달러 감소1,172억 달러 감소
외국인 보유액 중 비중지난해 8월 7.6%→올해 8월 6.3%지난해 8월 12.8%→올해 8월 11.4%
해외 보유 순위3위1위
자료: 미 재무부 국제자본흐름(TIC) 통계

중국은 자산 다변화, 일본은 엔화 방어에 무게

먼저 중국의 미 국채 매도 배경에는 외환보유액의 투자처를 분산하고 금융제재 위험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서방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자 중국에서도 자국 자산이 유사한 제재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커졌다. 이에 미 국채 보유를 줄이고 금과 미국 정부기관채, 주식 등으로 투자처를 넓혀 왔다. 투자처 다변화는 무역흑자로 벌어들인 달러가 미국 채권시장으로 되돌아가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수출로 쌓은 외화를 미 국채에 재투자하며 미국의 재정적자를 메우고 국채 금리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 미국의 자금 조달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매입이 줄고 기존 보유분까지 매물로 나오면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일본은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미 국채를 매각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엔화 약세를 억제하려면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여야 하는 만큼, 개입에 필요한 달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보유 국채를 처분할 수 있다. 실제 일본 당국은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26일까지 15조4,000억 엔(약 128조9,700억원)을 투입해 월간 기준 최대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같은 달 외환보유액은 796억 달러(약 106조7,200억원) 줄었으며, 감소분은 미 국채가 주종을 이루는 외화증권에 집중됐다. 시장에서는 외화증권 감소 시기와 대규모 개입이 맞물린 점을 근거로 미 국채 매각 대금 일부가 엔화 매입에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美 장기채 투자심리 위축

여기에 국채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 부담도 투자자들의 매도 압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미 국채는 4년 만에 가장 부진한 월간 성적을 기록했으며, 10년물 금리는 한 달 새 0.5%포인트 이상 올라 5.3%에 도달했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일부 펀드는 위험관리 기준에 따라 채권 보유를 줄여야 했고, 추가 매물이 가격을 다시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특히 만기가 긴 채권은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커 투자자들이 매입 시점을 신중하게 저울질하고 있다. 최근 높아진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서도 20년물과 30년물에 대해서는 공급 부담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재정 악화로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장기채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40조 달러(약 5경3,630조원)를 돌파했다. 감세로 세입 확충이 제약된 가운데 사회보장 지출과 이자 비용이 불어나고, 관세 환급 부담까지 겹치면서 부채 증가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졌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자들은 추가 물량을 소화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재무부의 장기물 발행 축소 여부를 주시하고 있으며, 발행 계획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이 교차하면서 금리 변동성도 커지는 양상이다.

이자·차익 겨냥한 민간 자금 유입

국채 발행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를 받아줄 투자자 구성도 바뀌고 있다. 해외 중앙은행, 재무부, 국부펀드들은 전체 미 국채의 약 12%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전후의 약 40%에서 크게 내린 수치다. 특히 중국·일본 등 주요 보유국의 수요가 약해지면서 시장에 풀리는 물량을 소화하는 데 헤지펀드의 역할이 커지는 흐름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공개한 '자금순환 통계(Financial Accounts of the United States)'에 따르면 미국에 등록된 헤지펀드의 미 국채 순보유액은 지난해 말 1,028억 달러(약 137조8,24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088억 달러(약 145조8,680억원), 6월 말 1,235억 달러(약 165조5,760억원)로 늘었다. 상반기 증가액은 207억 달러(약 27조7,520억원)로, 지난해 말 대비 20.1%에 해당한다. 분기별 잔액 증가 폭도 1분기 60억 달러(약 8조440억원)에서 2분기 147억 달러(약 19조7,080억원)로 확대됐다. 가격 변동에 따른 평가액 증감을 제외한 거래 기준으로도 두 분기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헤지펀드의 미 국채 매입을 이끄는 요인으로는 높아진 수익률과 차익거래 기회가 꼽힌다. 국채 가격 하락으로 신규 매수자가 확보할 수 있는 이자 수익이 높아진 데다, 향후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문디·블랙록·핌코 등 주요 운용사들이 최근의 금리 상승을 국채 투자 기회로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헤지펀드는 여기에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활용한 ‘베이시스 거래’를 더해 수익을 추구한다. 국채 현물을 매수하는 동시에 선물을 매도한 뒤 두 가격의 차이가 좁혀질 때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매입한 국채를 담보로 자금을 빌려 투자 규모를 키우기도 한다. 이자 수익과 매매차익, 현·선물 간 가격 차이까지 겨냥한 자금이 국채시장에 들어오는 셈이다. 미 국채는 오랫동안 중국·일본 등 주요 수출국 정부가 무역으로 축적한 외화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대표적인 투자처로 꼽혀 왔다. 고수익을 좇는 헤지펀드가 미 국채를 적극적인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은 ‘저위험·저수익 자산’이라는 오랜 통념에 균열이 생겼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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