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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부터 경비 로봇까지” 밸류체인 확장 추진하는 소프트뱅크, 美 산업계 자동화 열풍 속 기업가치 극대화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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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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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美 최대 경비업체 알라이드 유니버설 인수 검토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전방위 확장
빨라지는 美 산업계 자동화 흐름, 기존 투자 자산 시너지 기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최대 민간 경비업체 알라이드 유니버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산업계 전반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기존에 확보한 반도체·데이터센터·로봇 관련 자산을 경비 서비스 현장과 연계해 AI 기술의 상용화 범위를 넓히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인수가 성사되고 실제 경비 업무 자동화 체계가 구축될 경우, 소프트뱅크 AI 밸류체인 전반의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프트뱅크, 美 경비업체에 주목

지난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알라이드 유니버설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알라이드 유니버설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기업·상업시설·공공시설 등에 경비 인력을 공급하는 비상장 기업으로, 현재 미국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와 캐나다 연기금 투자기관 라케스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거래에서 거론되는 알라이드 유니버설의 지분 가치는 최대 180억 달러(약 24조48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회사가 보유한 120억 달러(약 16조320억원) 규모의 대출·회사채 등 부채를 포함하면 전체 기업가치는 최대 300억 달러(약 40조8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현재 인수 논의는 초기 단계로,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물론 최종 인수 가격과 구체적인 거래 구조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소프트뱅크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해진다.

AI 관련 기업 줄줄이 사들여

소프트뱅크가 이번 인수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AI 기반 로봇 기술의 상용화 구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알라이드 유니버설의 기존 인력이 수행하던 일부 보안 업무를 로봇으로 대체하고, 인건비 부담을 대폭 경감하는 방식이다. 소프트뱅크가 이러한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것은 AI 분야 기업들을 꾸준히 사들이며 일종의 자체 밸류체인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페어컴퓨팅 인수다.

2017년 설립된 암페어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의 명령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기존 서버용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인텔·AMD와 달리 저전력·고효율 연산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설계해 왔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3월 암페어의 지분 전량을 65억 달러(약 8조6,84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11월 관련 절차를 마쳤다. 암페어는 인수 이후에도 기존 사명을 유지하며 소프트뱅크의 완전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 투자 역량도 강화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2월에도 미국 디지털 인프라 전문 자산운용사 디지털브리지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제시된 인수 조건은 주당 16달러(약 2만1,380원)의 현금 지급이었으며, 지난달 말 소프트뱅크가 31억 달러(약 4조1,416억원)에 디지털브리지의 발행 보통주 전량을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마무리됐다. 디지털브리지는 인수 이후에도 기존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간지의 지휘 아래 별도 운용 플랫폼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브리지는 데이터센터, 이동통신 기지국, 광섬유 네트워크, 소형 기지국, 엣지 컴퓨팅 설비 등 디지털 인프라 자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업체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 운용자산(AUM)은 1,206억 달러(약 161조1,220억원)에 달했으며,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45개 이상의 기업이 포함됐다. 같은 기간 운용보수 산정 대상 자본 규모(FEEUM)는 402억 달러(약 53조7,070억원)로 집계됐다. 소프트뱅크는 이 같은 투자·운용 기반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 개발·자금 조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표1. 소프트뱅크의 AI 밸류체인 투자

구분주요 내용
암페어컴퓨팅 인수저전력 데이터센터용 CPU 설계 역량 확보
디지털브리지 인수데이터센터, 통신망 등 디지털 인프라 투자·운용 역량 강화
포츠머스 컨소시엄 참여미국 오하이오주에 AI 데이터센터와 발전 설비 구축 추진
자료: 소프트뱅크, 니혼게이자이신문, 교도통신, 미국 상무부

데이터센터·발전소 건설 계획

미국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참여하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오하이오주 파이크턴에서 열린 가스 화력발전소 기공식에 참석해 '포츠머스 컨소시엄(Portsmouth Consortium)' 출범을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및 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구성된 이 컨소시엄에는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도시바·히타치제작소·미즈호은행·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일본 기업 12곳과 골드만삭스·GE버노바·벡텔 등 미국 기업 9곳이 몸담았다. 당시 손 회장은 컨소시엄 참여 기업과 향후 데이터센터 입주 기업 등이 총 5,000억 달러(약 670조원)를 투자해 연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예정지는 미국 에너지부(DOE)가 관리하는 옛 포츠머스 우라늄 농축 시설 부지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개발 계획을 살펴보면 이곳에는 10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와 이를 뒷받침할 총 10GW의 발전 설비가 조성된다. 발전 설비 가운데 9.2GW는 천연가스 화력발전소로 구축되며, 해당 발전 사업에 투입되는 일본 측 자금은 333억 달러(약 44조4,890억원)로 제시됐다. 여기에 미국의 대형 전력 회사인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AEP)의 자회사이자, 오하이오주 전역 약 150만 명의 고객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AEP오하이오도 송전 인프라 확충에 참여한다.

자동화 박차 가하는 美 기업들

소프트뱅크가 이처럼 AI 관련 투자를 늘리는 것은 AI의 활용 범위가 기존의 소프트웨어·데이터 처리 영역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AI와 로봇을 활용해 기존 인력이 수행하던 업무를 자동화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고용 정보 업체 챌린저스,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는 올해 1~5월 미국 기업들이 AI를 해고 사유로 명시한 인력 감축 계획이 총 8만7,714명 규모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이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발표된 AI 관련 감원 규모인 7만1,825명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개별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해 6월 기준 전 세계 300개 이상의 물류 시설에 100만 대 이상의 로봇을 배치 중이다. 전체 고객 주문의 약 75%가 로봇의 지원을 받아 처리될 정도다. 이에 따라 아마존의 물류센터당 평균 근로자 수는 약 670명으로 최근 16년 사이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 역시 비슷한 사례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실적 자료에 따르면 미국 월마트 매장의 60% 이상이 자동화 물류센터에서 일부 상품을 공급받고 있으며, 전자상거래 주문 처리 물량의 50% 이상이 자동화된 상태다. 이달 8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스톡턴에 연면적 90만 제곱피트 이상의 차세대 자동화 물류센터가 개설되기도 했다.

시장은 소프트뱅크의 경비업체 인수 구상이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한 시장 전문가는 "미국 주요 기업들이 로봇과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흐름에 맞춰, 소프트뱅크 역시 경비 산업에서 인력 자동화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알라이드 유니버설 인수가 성사되고 실제 경비 현장에 AI 로봇을 성공적으로 도입한다면, 소프트뱅크가 기존에 확보한 반도체·데이터센터·로봇 관련 기업들의 기술과 서비스를 상호 연계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기존 투자 기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체를 추가로 인수해 전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사모펀드 업계의 '볼트온(Bolt-on)' 전략과 유사하다"며 "경비 서비스가 AI 기술의 상용화 무대로 자리 잡을 경우,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관련 기업들의 성장성과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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