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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도 양자기업 직접 키운다, 美·中 양자컴퓨팅 패권 전쟁 가열

美 정부도 양자기업 직접 키운다, 美·中 양자컴퓨팅 패권 전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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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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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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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지급에 지분까지, 양자산업도 트럼프式 육성
중국의 장기 연구개발 기반 양자 굴기에 맞대응
미래 국가 경쟁력 좌우할 양자 패권전 격화
IBM의 회로 기반 상용 양자 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IBM Quantum System One)'/사진=IBM

미국 정부가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꼽히는 ‘양자컴퓨팅(Quantum Computing)’ 분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중국이 국가 주도 투자와 연구개발(R&D) 확대를 통해 양자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끌어올리자, 미국 역시 기술 개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자본 투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양자기술이 향후 금융·국방·통신·에너지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뒤흔들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는 만큼, 미중 양국의 경쟁도 미래 산업 질서와 국가 안보 주도권을 둘러싼 장기 패권전 양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美 상무부, 20억 달러 수혈하며 양자 기업 지분 직접 확보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양자컴퓨팅 기업 9곳에 총 20억 달러(약 3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지원금은 2022년 제정된 반도체법(CHIPS Act·칩스법) 재원에서 집행되며, 미 정부가 이들 기업의 소수 지분(a minority, non-controlling equity stake)을 취득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이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주식을 인수하거나 희귀 금속 광업 회사인 벌칸엘리먼츠, MP머티리얼즈 등에 투자했던 이른바 '인텔식 국가 주도 산업 지원' 모델의 연장선에 있다. 정부가 리스크를 분담하고 정책적 확실성을 보장해 민간 자본의 유입을 촉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지원의 최대 수혜자는 IBM으로, 전체 자금의 절반에 달하는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의 계약 의향서를 확보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IBM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자 산업은 2040년까지 최대 8,500억 달러(약 1,280조원)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미국 경제 성장과 국가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는 3억7,500만 달러(약 5,600억원)를 지원받는 대신 정부에 약 1% 지분을 양도한다. 디웨이브퀀텀(D-Wave Quantum)도 정부의 전액 지분 투자 형태로 1억 달러(약 1,500억원)를 지원받는다. 이밖에 리게티컴퓨팅(Rigetti Computing), 인플렉션(Infleqtion), 디라크(Diraq)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오류율 개선, 초고속 판독 기술, 광손실 최소화, 냉각 시스템 통합 등 상용화를 가로막는 핵심 기술 문제 해결에 집중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단순R&D를 넘어 자국 내 생산 기반 확보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공급망 불안과 기술 유출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양자컴퓨팅 핵심 제조 역량을 미국 안에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양자 패권 노리는 중국의 장기 베팅

트럼프 행정부가 양자컴퓨팅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에 이어 차세대 핵심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이 약 10년 전부터 보안·에너지·금융·바이오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양자컴퓨팅 분야에 국가적 지원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구도가 뒤집힐 경우 국가 안보까지 흔들린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중국은 양자기술을 글로벌 과학기술 경쟁의 핵심 영역으로 보고 150억 달러(약 22조6,000억원) 규모의 정부 지출을 투입해 왔다. 국가 연구기관, 지방정부, 대학, 기업이 결합한 장기 투자 구조가 중국식 양자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3월 발표한 '제15차 5개년계획'에서 양자기술을 7대 미래 산업 가운데 하나로 지정하며 국가 핵심 과제로 격상하기도 했다. 향후 양자통신망·양자암호·양자센서 분야까지 산업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국은 최근 양자산업 전용 투자기구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국가 벤처 유도 펀드(National Venture Guidance Fund)를 통해 총 1,218억 위안(약 27조원) 규모의 양자 특화 자금을 배정했다. 자금은 베이징·톈진·허베이 권역, 장강삼각주,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GBA) 등 3대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배분됐으며, 양자컴퓨팅·양자센서·양자통신·상용화 장비 개발 등을 핵심 투자 대상으로 설정했다.

특히 장강삼각주는 양자통신과 산업 응용 분야, 광둥권은 상업용 양자 제품과 스타트업 육성, 베이징권은 양자컴퓨팅 및 정밀센서 중심으로 역할이 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중앙정부 자금을 마중물로 지방정부·국유자본·민간 투자까지 결합하는 구조를 구축하며 사실상 국가 차원의 양자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투자 확대 속도도 가파르다. 올해 1분기 중국 양자기술 분야 투자 규모는 이미 지난해 연간 투자액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양자컴퓨팅 산업 투자액은 지난해 462억 위안(약 10조2,700억원) 규모를 기록했으며, 관련 기업 수도 2023년 93개에서 지난해 153개로 급증했다.

중국의 양자 기술 성과도 잇달아 공개되고 있다. 중국과학원은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 ‘구장(Jiuzhang) 4.0’을 공개하며 기존 슈퍼컴퓨터 대비 압도적 연산 성능을 자랑했고, 초전도 방식에서도 ‘쭈충즈(Zuchongzhi) 3.0’ 등 고성능 양자 프로세서를 잇달아 제시했다. 또한 중국과학기술대(USTC)에서 분사한 오리진퀀텀은 72큐비트(양자컴퓨터의 기본 정보 단위) 상용 프로세서인 ‘오리진우쿵’을 운영 중으로, 출시 첫해 145개국에서 2,000만 건 이상의 클라우드 접속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기술적 검증과 실제 범용성에는 논쟁이 남아 있지만, 중국이 국가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을 결합한 대규모 투자 체계를 통해 양자 우위를 추구한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양자컴퓨팅, 미래 산업의 게임체인저

미국과 중국이 양자컴퓨팅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는 배경에는 기존 디지털 질서를 떠받쳐 온 암호체계의 균열 가능성이 자리한다. 대규모 오류보정(fault-tolerant) 양자컴퓨터가 현실화될 경우 현재 금융거래, 정부통신, 군사정보, 클라우드 보안 등에 활용되는 RSA·ECC 기반 공개키 암호체계는 근본적인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 2024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양자내성암호(PQC) 표준 3종을 확정한 것도 이 같은 위험이 장기 연구 과제를 넘어 실질적 안보 이슈로 전환됐음을 방증한다. 암호체계 전환은 단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수준에서 끝나는 작업이 아니며, 금융망·통신망·국방망·산업제어시스템 전반의 인프라 재구축을 요구한다.

주요국 정보기관들이 특히 경계하는 지점은 ‘수집 후 해독(Harvest Now, Decrypt Later)’ 전략이다. 현재는 해독이 불가능한 기밀 데이터를 미리 대량 수집·저장한 뒤, 향후 양자컴퓨팅 성능이 임계 수준에 도달하면 과거의 외교문서, 군사정보, 금융기록, 지식재산권(IP) 자료 등을 복호화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양자컴퓨팅 경쟁은 미래 산업 주도권 경쟁인 동시에 현재의 국가기밀 보호 경쟁으로도 연결된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국가안보시스템 운영자들에게 양자내성 알고리즘 전환을 조기에 준비하라고 권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적 파급력도 양국의 투자 속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양자기술 시장이 2035년 최대 970억 달러(약 146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양자컴퓨팅이 최대 720억 달러(약 108조5,000억원)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화학·제약·금융·모빌리티 산업은 양자컴퓨팅의 초기 적용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분야로 지목된다. 신약 후보물질 탐색, 배터리 소재 설계, 포트폴리오 최적화, 물류경로 계산처럼 고차원 조합 문제가 많은 영역에서 양자 연산은 기존 슈퍼컴퓨팅의 한계를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방 분야에서의 전략적 가치도 크다. 양자센서는 잠수함 탐지, 중력·자기장 측정, 정밀항법, 지하 구조물 탐색 등에서 기존 감시·정찰 체계의 정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양자통신 역시 도청 탐지와 초고보안 통신망 구축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양자컴퓨팅은 암호 분석, 위성 궤도 계산, 전장 시뮬레이션, 무기체계 설계 최적화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군사·안보 분야의 차세대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공급망 관점에서도 양자컴퓨팅은 첨단 제조 경쟁과 맞물려 있다. 초전도 큐비트, 이온트랩, 광자 기반 양자컴퓨팅 등 기술 경로는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극저온 장비, 정밀 제어 칩, 고품질 웨이퍼, 레이저, 광학부품, 신호처리 장비 등 고난도 제조 역량을 필요로 한다. 미국이 IBM과 글로벌파운드리스에 자금을 배정해 양자 전용 파운드리와 제조 기반 구축을 지원하는 배경도 이 지점과 연결된다. 알고리즘과 논문 우위만으로 패권을 확보할 수 없으며, 실제 하드웨어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생태계가 장기 경쟁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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