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로 번진 미중 패권 경쟁” 中 광산기업들 해외 광산 흡수하자, 美도 산업정책으로 대응
“광물로 번진 미중 패권 경쟁” 中 광산기업들 해외 광산 흡수하자, 美도 산업정책으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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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진마이닝, 금·구리 슈퍼사이클 정조준 中 광산기업들 해외 자산 흡수 본격화 美도 희토류 공급망 재편에 정책 자금 투입

중국 광산 기업들이 해외 광산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쯔진마이닝을 비롯한 중국 메이저 광산업체들은 아프리카·남미·중앙아시아 자산을 잇달아 흡수하며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에 미국 역시 중국 중심 핵심광물 공급망을 국가안보 리스크로 규정하고 대규모 정책 자금과 동맹국 협력을 앞세워 맞대응에 나섰다. 미중 패권 경쟁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을 넘어 광물 공급망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쯔진마이닝, 글로벌 광산 메이저로 급부상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광산 기업 쯔진마이닝은 금·구리 슈퍼사이클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쯔진마이닝은 최근 10여년간 대규모 해외 자원 인수 전략을 지속해 왔다. 콩고민주공화국(DRC), 세르비아, 카자흐스탄, 가나, 티베트 등지에서 대형 금·구리 광산을 확보하며 생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특히 콩고 카모아-카쿨라(Kamoa-Kakula) 프로젝트와 세르비아 보르(Bor) 구리광산, 티베트 쥐룽(Julong) 광산은 현재 쯔진마이닝의 핵심 현금창출 자산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쯔진마이닝의 금 매장량은 6,400만 온스(Moz), 구리 매장량은 5,660만 톤(Mt)에 달한다. 전체 자원량 기준으로는 금 1억4,800만 온스, 구리 1억970만 톤 규모다. 이는 글로벌 메이저 광산기업들과 비교해도 상위권 수준이다. 특히 구리 부문에서는 이미 세계 최대 생산업체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쯔진마이닝의 작년 구리 생산량은 109만 톤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목표치는 120만 톤이다. 회사는 2028년까지 150만~160만 톤 체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 생산 확대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해 금 생산량은 90톤으로 집계됐고, 올해 목표치는 105톤이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한 수치로, 가나 및 카자흐스탄 금광 인수 효과와 기존 광산 증설이 본격 반영된 결과다.
금·구리 가격 상승과 생산 확대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실적도 폭증했다. 쯔진마이닝의 작년 매출은 3,490억 위안(약 77조3,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5% 증가했고, 순이익은 520억 위안(약 11조5,300억원)으로 증가율이 62%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실적 흐름이 가팔랐다. 작년 상반기 순이익은 232억 위안(약 5조1,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고, 반복성 이익 역시 40% 이상 늘어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뿐 아니라 실질 생산 확대가 수익성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中 기업들, 해외 광산 사재기
쯔진마이닝의 급부상은 중국 정부의 전략 광물 확보 정책과 맞닿아 있다. 미국과 유럽이 공급망 재편 및 중국 의존도 축소를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은 자국 광산 기업들을 앞세워 글로벌 광산 자산 확보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희토류 채굴·정제·자석 제조에서 압도적 지위를 확보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핵심 에너지 광물 정제에서 상위 3개국의 평균 점유율이 86%로 높아졌고, 2020~2025년 공급 증가분의 약 90%가 단일 최대 공급국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코발트·흑연·희토류에서는 그 단일 공급국이 중국이었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광산 인수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머저마켓 자료에 따르면 중국 광산 기업들은 지난해 1억 달러(약 1,500억원) 이상 해외 광산 인수 10건을 완료하며 2013년 이후 가장 활발한 인수 행보를 보였다. 호주 그리피스대학교의 아시아연구소는 작년 중국의 해외 광산 투자가 221억 달러(약 33조2,500억원)로 2018년 기록을 웃도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집계했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기존 코발트·구리 중심 구조에 금 자산을 추가한 CMOC(뤄양몰리브덴)다. CMOC는 지난해 4월 캐나다 광산 기업 루미나골드(Lumina Gold) 인수를 발표했고, 같은 해 6월 거래를 완료했다. 거래 규모는 5억8,100만 캐나다달러(약 6,300억원)다. 인수 대상은 에콰도르 캉그레호스(Cangrejos) 금·구리 프로젝트로, 그레호스는 에콰도르 최대 규모 금·구리 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간펑리튬(Ganfeng Lithium)은 서아프리카 말리의 굴라미나(Goulamina) 리튬 프로젝트 지분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사실상 경영권 수준의 영향력을 확보했다. 굴라미나는 아프리카 핵심 리튬 공급기지로 거론되는 자산이다. 간펑은 이에 더해 아르헨티나 마리아나(Mariana) 염호 프로젝트와 멕시코 소노라(Sonora) 프로젝트까지 연결하며 남미와 아프리카 리튬 벨트를 동시에 장악하는 구도를 구축했다. 여기엔 중국 배터리 산업이 요구하는 장기 리튬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틀어쥐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화유코발트(Huayou Cobalt)는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인수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니켈 중간재 생산의 핵심인 HPAL(고압산침출) 프로젝트와 연계된 광산 자산 확보를 빠르게 확대하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으로 꼽히며, 현재 니켈 산업 상당 부분이 중국 자본과 제련 기술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다. 화유코발트는 광산 확보 뒤 제련소와 배터리 소재 공장까지 동시에 연결하며 공급망 일체화를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 바이인논퍼러스(Baiyin Nonferrous)는 지난해 브라질 미네라상 발리베르지(Mineração Vale Verde) 구리·금광을 4억2,000만 달러(약 6,400억원)에 인수하며 남미 구리 자산 확보전에 뛰어들었고, 중국오광집단 산하 MMG는 페루 라스밤바스(Las Bambas) 광산을 기반으로 남미 구리 공급망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비철광업집단(CNMC) 역시 콩고 드지와(Deziwa) 프로젝트와 잠비아 구리벨트 자산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내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中 광물 지배력' 흔들려는 美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도 핵심 광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핵심광물 자립을 위해 과감한 산업정책과 국제협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상무부·에너지부·국제개발금융공사(DFC)·수출입은행(EXIM) 등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자금을 투입하고, 국무부는 광산 보유국과 정제·가공 능력을 갖춘 국가들과 일련의 핵심광물 협정을 체결해 왔다. 특히 희토류 분야에서는 ‘광산에서 자석까지’ 통합 공급망 구축이 핵심 목표다.
국방부는 미국 내 희토류 생산 기업에 지분 투자와 장기 구매계약을 제공하며, 구매 물량에 대해 가격 하한까지 설정해 수익성을 보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 MP머티리얼스다. 국방부는 MP머티리얼스에 4억 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또 ㎏당 최소 110달러의 가격으로 10년간 구매를 보장해,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 속에서도 미국 내 생산이 버틸 수 있도록 했다. 더 나아가 연간 1만 톤 규모의 자석 제조공장 10X 퍼실리티 건설 계약을 맺고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딜은 특정 기업을 선정해 광산에서 정제, 자석까지 수직계열화를 도모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는 미국 정부가 그동안 비판해 온 ‘중국식 국가 주도 산업정책’의 전형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도 MP머티리얼스에 대한 지원이 있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기술 격차로 미국 내 정제와 자석 생산은 크게 진전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지원은 기존 정책을 한층 더 공세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응은 동맹국 공급망 구축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이달 26일(현지시간)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Quad)는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해 공공·민간 부문에서 200억 달러(약 30조원)를 동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채굴, 가공, 재활용 역량을 동시에 키워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게 골자다. 호주 아라푸라의 놀런스 희토류 프로젝트도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구축 사례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는 호주 최초의 완전 통합 희토류 운영을 목표로 하며, 전기차·풍력·방산에 쓰이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글로벌 수요의 4%가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