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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공정 결함과 아이폰 OLED 주문 이전, 중국 추격론 속 재확인된 격차

BOE 공정 결함과 아이폰 OLED 주문 이전, 중국 추격론 속 재확인된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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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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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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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수정

삼성디스플레이 기존 우위 재확인
OLED 대량 양산 시스템 확보 난항
단기 성장-장기 기술 완성도 괴리
BOE의 플렉서블 OLED/사진=BOE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 징둥팡(BOE)이 애플에 납품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품질 결함을 극복하지 못해 생산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간 BOE는 레거시 모델을 중심으로 애플과 장기 거래를 이어 왔지만, 특정 공정의 결함이 장기화하면서 수백만 대 규모의 주문을 잃는 위기에 처했다. 시장은 이번 사안을 애플이 공급 안정성과 품질 신뢰도를 기준으로 거래 네트워크를 재편하는 신호로 봤다. 이 과정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기술·수율 한계 또한 수면 위로 떠오른 모습이다. 

LTPS→LTPO 전환에 어려움

21일(이하 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디일렉(The Elec)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BOE가 작년 말부터 시작된 특정 제조 공정의 결함을 해결하지 못해 일부 모델의 생산을 전면 중단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모델은 애플에 공급되는 아이폰 15와 16용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OLED 패널이다. 매체는 “BOE는 지금까지 애플에 안정적으로 패널을 공급해 온 만큼 ‘이번 공정 결함은 매우 이례적이고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수백만 대에 이르는 패널 주문도 삼성디스플레이로 리다이렉션(재배정)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BOE는 2021년 출시된 아이폰13을 시작으로 지난해 아이폰17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에 연속적으로 OLED 패널을 납품해 왔으며,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16e와 17e에도 패널을 공급한 바 있다. 이들 16e와 17e는 아이폰14용 OLED 패널을 재사용하는 까닭에 품질 문제가 비교적 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의 생산 차질은 레거시 모델인 아이폰15와 16, 심지어 일부 17용 OLED까지 확산됐다. 이 때문에 업계는 BOE의 아이폰 OLED 생산 라인 전반이 재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이 같은 BOE의 위기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커다란 기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BOE가 그동안 안정적인 생산 능력으로 최대 공급사 위치에 있었던 까닭이다. 2024년 기준 BOE의 아이폰 OLED 출하량은 약 4,000만 대로 알려졌는데, 이를 바탕으로 추산한 월평균 물량은 약 300만 대 수준이다. 2위 벤더사인 LG디스플레이의 생산능력과 비교해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월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더 많은 모델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번 주문 재배정 역시 이러한 생산 여력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애플의 OLED 적용 전략 변화도 이번 사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앞서 애플은 2024년 아이폰16 시리즈에서는 일반·플러스 모델에는 LTPS OLED를 적용하고, 고사양 프로·프로맥스 모델에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를 적용한 바 있다. 그러나 아이폰17 시리즈부터는 4종 전 모델에 LTPO OLED를 적용했다. LTPS보다 전력 효율과 가변 주사율 구현이 뛰어난 LTPO는 기술 난도가 높아 공정 또한 까다롭다. 이는 곧 애플이 패널 공급사의 기술 안정성과 장기 신뢰도를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저가·범용 물량 중심 확대 그쳐

업계는 중국이 LCD 분야에서 보여준 기술 고도화와 시장 장악력을 OLED에서는 동일한 속도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거 중국 업체들은 LCD 시장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와 정부 보조금을 결합해 단기간에 원가를 낮추고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OLED로 넘어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서 지난해 2분기 기준 BOE·비전옥스·CSOT 등 중국 주요 업체들의 글로벌 OLED 출하량 점유율은 38%로 전 분기 대비 약 3%p 상승했다. 

이는 일견 유의미한 성장으로 읽힌다. 그러나 실상은 세 업체가 합산해 삼성디스플레이가 기록한 37%의 점유율을 소폭 웃돈 데 그친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가 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중국 업체들은 한국을 추월하기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가능해진다. 심지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는 중저가·범용 물량 중심으로 이뤄진 탓에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는 한국 기업들과 비교해 수익성 면에서도 크게 불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LTPO 납품에서 고배를 마신 BOE의 사례는 이 같은 현실이 구체화한 전형인 셈이다. 

이처럼 중국의 OLED 전환이 쉽지 않은 가운데, 메모리 가격까지 급등하며 스마트폰 제조 비용 또한 빠르게 치솟는 형국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5~60%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가 추산하는 중저가 스마트폰 부품원가(BoM)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4%로 고가 모델의 14%를 두 배 이상 웃돈다. 중저가 비중이 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로서는 OLED 채택 확대와 고용량 메모리 적용을 동시에 추진하기가 부담스러운 구조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행보는 이러한 압박을 반영한다. 드림스마트 그룹의 메이주는 연초로 예정됐던 ‘메이주22 에어’ 출시를 철회했고, 샤오미는 제품 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루웨이빙 샤오미 사장은 “메모리 칩 가격 상승이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원가 압박에 신제품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샤오미 비보 X300은 100위안(약 2만원)가격이 올랐다. 또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 역시 X6 시리즈의 8GB+256GB 보급형 모델을 단종한 뒤 12GB 이상 메모리 모델 위주로 재편하며 가격을 500위안(10만원)가량 인상했다.

한-중 기술 격차 바라보는 인식 변화

시장에서는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의 OLED 추격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8월 발표한 ‘첨단산업의 한·중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저가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차량용 등 중소형 OLED 시장에 속속 진입하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일부 항목에서는 BOE와 한국 OLED 업체 간 기술 격차가 1년 미만으로 좁혀지기도 했다”고 진단했다. LCD 시장에서 중국이 가격 경쟁력과 대규모 투자로 주도권을 장악한 경험이 OLED 시장을 바라보는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같은 인식은 수치로도 뒷받침됐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2024년 1분기 출하량 기준 전체 OLED 시장에서 49.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한국과 사실상 어깨를 나란히 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국산 OLED 채택이 빠르게 확대된 결과다. 작년 상반기 기준 중국 시장에서 자국산 스마트폰 OLED 비율은 86.1%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스마트폰 업계의 비용 압박과 생산 축소 흐름에 따라 급격히 꺾였고, 점유율 왕좌 또한 다시 한국의 몫이 됐다. 

중국은 OLED에서도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의 OLED 설비 투자 비중이 2027년 83%에 달해 한국의 약 6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BOE는 8.6세대 IT용 OLED 설비에 올해 80억 달러(약 11조7,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비전옥스 역시 2027년까지 8.6세대 IT OLED 양산라인에 동일한 규모를 투입한다. 8.6세대 OLED는 기존 6세대 대비 약 2.2배 큰 원판을 사용해 생산 효율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가 즉각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OLED는 초기 양산 이후 수율 안정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분야다. 특히 스마트폰·IT 기기용 패널은 장기간 사용 시 화질 유지와 전력 효율, 번인 관리 등 복합적인 품질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LCD에서 효과를 봤던 ‘대규모 투자 후 가격 압박’ 전략이 OLED에서는 동일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국 업체들이 앞다퉈 설비 확장에 나서는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나 핵심 고객사 물량에서는 제한적인 역할에 머무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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