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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최저임금이 바꾸는 기업의 비용 조정 구조

[딥파이낸셜] 최저임금이 바꾸는 기업의 비용 조정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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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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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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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기업 내부에서 비용 조정 방향 결정
저임금 보호 강화될수록 숙련 인력 부담 확대
기업 영향 점검·인력 전환 지원이 성장의 관건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기업의 인건비 수준만을 변화시키는 제도가 아니다. 기업 내부에서 비용 조정의 방향을 정하는 기준으로 기능한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직무의 임금이 법으로 고정되면, 경기 악화 국면에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조정 수단은 제한된다. 그 결과 임금 삭감이나 인력 감축은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높은 영역으로 이동하며, 조정 부담은 고숙련 인력에게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저임금 일자리는 보호되지만, 숙련 인력은 임금 감소나 고용 불안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최저임금이 하위 임금대를 지키는 동시에, 기업 내부에서 위험을 상위 직무로 이전시키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조정 방식은 기업의 인력 운용뿐 아니라 인재 육성, 혁신 역량, 직업훈련 투자 성과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최저임금 정책의 파급 효과를 이해하려면 이 내부 구조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 내부에서 작동하는 최저임금

기업의 급여 체계에서 최저임금은 비용 조정의 방향을 규정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매출이 감소하면 경영진은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 구조 전반을 재검토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수의 단순·정형 직무 임금이 법으로 고정돼 있으면 조정은 성과급, 중간 관리자 근로 시간, 고숙련 인력의 임금과 고용으로 이동하기 쉽다. 그 결과 저임금 근로자는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고임금·고숙련 근로자는 임금 감소와 일자리 상실을 동시에 겪는 구조가 나타난다. 실증 연구들 역시 최저임금이 하위 임금대의 임금 하락을 억제하는 대신, 동일 기업 내 상위 임금대에 더 큰 조정 압력이 가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는 세 가지 결과로 이어진다. 첫째, 고숙련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은 기존 운영은 유지하지만, 불확실성을 수반하는 혁신 사업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둘째, 단순직 근로자는 단기적으로 보호를 받지만, 숙련 인력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면서 기업의 중장기 제품·기술 전략은 약화된다. 셋째, 핵심 인력이 비용 조정의 완충 역할을 떠안으면서 도제식 훈련, 사내 교육, 멘토링과 같은 고급 기술 축적 경로가 훼손된다. 이러한 영향은 개별 기업을 넘어 공공 직업훈련, 대학 교육과정, 국가 혁신 전략 전반으로 확산된다.

숙련도 수준에 따른 최저임금 폐지 효과
주: 최저임금을 폐지할 경우 저숙련 집단에서는 기대 후생이 감소하는 반면, 숙련도가 높을수록 후생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최저임금이 모든 계층에 동일한 왜곡을 주는 제도가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 위험을 분산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용 조정의 방향

최저임금 정책의 효과를 평가하려면 기업 내부에서 비용 조정이 실제로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핵심 지표는 기업별 최저임금 적용 인력의 비중과, 매출 변동 시 고임금·고숙련 직군의 임금과 고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다. 이들 지표를 산업과 지역 단위로 축적하면, 숙련 인력이 비용 충격을 흡수하는 시점과 범위를 더욱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정책 개입의 대상과 시점 역시 이 과정에서 구체화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는 고숙련 이탈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한시적 임금 보조가 거론된다. 이는 재취업이나 재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 공백의 일부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숙련 인력의 유지와 재고용에 따르는 부담을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 기업이 인정하는 자격 취득이나 단기 재훈련과 연계할 경우 기술 가치의 하락을 완화할 수 있다. 공적 재원은 단기 집중 지원 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재고용 시 기업 분담을 연동하는 구조가 현실적이다. 핵심은 숙련 인력이 노동시장 밖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연결을 유지하는 데 있다.

아울러 기업의 최저임금 관련 인력 구조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 공개도 요구된다. 전체 인력 가운데 최저임금 또는 이에 근접한 임금을 받는 비율, 매출 변동 시 임금과 고용 조정이 집중되는 직군 정도만으로도 정책 설계의 정밀도는 크게 높아진다. 이러한 정보는 재훈련 지원과 기업 보조를 보다 정확히 겨냥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이사회와 투자자가 기업의 인력 운용 전략을 점검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숙련 인력의 이탈과 잔류 조건

숙련 인력의 국경 간 이동성은 이러한 구조를 더욱 복합적으로 만든다. 국내 생산성이 둔화되면 숙련 인력은 활용도가 낮은 일자리에 머무르기보다 해외로 이동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개인에게는 경력 확장의 기회가 되지만, 국가는 공공 교육과 직업훈련에 투입한 자원의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다. 2021~2023년을 전후로 선진국 유입 이민이 증가한 흐름은, 숙련 인력을 대체하기 어려운 중소 경제권일수록 그 영향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대로 이동성이 낮은 노동시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숙련 인력을 저부가가치 일자리에 묶어 두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생산성 둔화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교육 투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직무 이동과 재취업을 전제로 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이동 가능한 임금 보조, 신속한 재훈련, 한시적 공공 재원을 결합하면 숙련 인력은 노동시장과의 연결을 유지할 수 있다. 해외 유출이 두드러진 국가의 경우 재고용 세액공제, 이탈 숙련 인력을 활용한 단기 공공 프로젝트, 국제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인재와의 연결을 이어가는 전략이 요구된다.

생산성 충격 이후 직무 숙련도별 고용 조정 방식
주: 최저임금으로 저숙련 일자리는 경직되면서, 기업은 생산성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고숙련 직무에서 임금 조정이나 직무 하향, 인력 감축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정책을 현실로 만드는 수단

교육과 훈련 체계 역시 이러한 구조를 전제로 재편돼야 한다. 교육 기관은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단기 자격 과정을 확대하고, 직무 전환을 염두에 둔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취업 지원 조직은 이직과 재취업 과정 전반에 개입해, 숙련 인력이 일시적 이탈로 노동시장 밖에 머무르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 대학과 교육 기관은 기업과 협력해 단기 현장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숙련 인력이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 내부의 비용 부담을 어디로 이동시키는지를 전제로 설계돼야 하며, 재고용 비용을 낮추고 국내 숙련 기반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제도적 보완도 병행돼야 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행정 당국이 최저임금 적용 고용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이 이탈 인력의 재훈련에 투자하는 경우에만 활용할 수 있는 산업별 단기 훈련 보조금 도입을 제안한다. 연구개발 인력이나 고급 기술 인력 등 특정 숙련 집단을 대상으로 한 임금 보조 제도를 설계하고, 재취업과 근속 효과를 비교·추적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국내 보수 수준과 전문 인력의 해외 이동 간 관계를 분석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최저임금 정책은 저임금 보호와 경제의 장기 경쟁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책 입안자와 산업계, 교육계는 숙련 인력이 단기 비용 조정의 완충재로 소모되지 않도록 공동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정책 효과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공개하고, 이동형 임금 보조가 공공 교육 투자 가치를 어떻게 보전하는지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숙련 인력 재고용을 유도하는 한시적 기업 인센티브 역시 병행돼야 한다.

기업 단위에서 최저임금의 작동 방식을 살펴보면, 저임금 보호가 강화될수록 비용 조정의 부담이 숙련 인력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분명해진다. 이 구조가 지속되면 저임금 일자리는 유지되지만, 숙련 인력의 활용과 축적은 약화된다. 기업 내부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고, 이동형 임금 보조와 신속한 재훈련, 이탈 숙련 인력을 활용한 단기 공공 프로젝트를 결합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설계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숙련노동 기반 약화와 함께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Protect the Floor, Save the Top: Rethinking the Firm-Level Minimum Wag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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