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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화 명분 뒤에 숨은 사기 메커니즘, 밈코인 열풍 꺼지자 트럼프코인 93% 폭락

탈중앙화 명분 뒤에 숨은 사기 메커니즘, 밈코인 열풍 꺼지자 트럼프코인 93%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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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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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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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이던 트럼프 밈코인, 7300원에 거래
부인 멜라니아 여사 코인도 99% 떨어져
기술보다 서사에 좌우되는 가격, 사기 리스크 상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밈코인이 1년 전 고점 대비 가격이 90% 이상 폭락하며, 암호화폐를 둘러싼 열기가 급격히 식었음을 보여줬다. 시장에 등장한 밈코인의 대부분은 거래 기능을 상실한 채 소멸 수순을 밟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내재된 구조적 불안과 투기 메커니즘의 붕괴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밈코인 투자자 대규모 손실

21일(이하 현지시간) 가상자산 데이터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TRUMP 코인은 현재 5달러(약 7,300원) 수준까지 밀리고 있다. 이 코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둔 지난해 1월 출시돼 같은 달 19일 75.35달러(약 10만7,500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약 93% 급락했다. 같은 시기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선보인 $MELANIA 코인도 지난해 1월 20일 13.73달러(약 2만120원)까지 올랐지만, 1년 만인 현재는 약 99% 하락한 0.15달러(약 22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취임 이후 친(親)암호화폐 성향의 당국자를 임명하고 관련 범죄자를 사면하는 등 암호화폐업계를 적극 옹호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들이 직접 여러 암호화폐 사업을 출범시킨 이후부터다. 그러나 이를 두고 '손 쉬운 돈벌이 수단'이자 '대통령의 권력 남용'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내부자 거래 의혹과 급격한 가격 붕괴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는 불신과 회의론으로 빠르게 바뀌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관련 밈코인의 급락으로 고점에 매수한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관련 사업은 세전 기준으로 10억 달러(약 1조4,700억원)가 넘는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코인에서 발생한 수익의 정확한 배분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FT는 $TRUMP 코인과 $MELANIA 코인이 판매·거래 수수료를 통해 4억2,700만 달러(약 6,25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코인마켓캡 집계를 보면 가격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TRUMP 코인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여전히 다섯 번째로 큰 밈코인에 해당한다.

투기적 서사로 형성된 밈코인 시장

밈코인은 명확한 사업모델이나 현금흐름 없이 인지도와 화제성에 기대는 고위험 자산으로, 2023년 말부터 2024년 초까지 투기적 수요가 급증했다. '밈코인 대장'으로 불리는 도지코인(DOGE)을 비롯해 시바이누(SHIB), 페페(PEPE) 등 여러 밈코인이 우후죽순 등장한 것도 이때다. 일반적인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스마트 컨트랙트 개선이나 네트워크 성능 향상 등 기술적 유틸리티를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과 달리, 밈코인은 명확한 사용처나 기술 로드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의 가격은 커뮤니티 결속력과 시장의 기대 심리가 사실상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밈코인의 가치를 끌어올린 건 블록체인의 기본 사상인 '탈중앙화'에 부합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최근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유명 벤처캐피탈(VC)의 투자를 받는 프로젝트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 프로젝트가 토큰을 발행하면 발행량의 상당 부분이 VC들에 할당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대부분 락업(보호예수)이 걸려 있으나, 이들 VC가 매도를 택하면 해당 토큰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프로젝트 자체가 '중앙화'돼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밈코인들은 공정한 토큰 분배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유명 밈코인 중 하나인 캣인어독스월드(MEW)를 예로 들면, 발행량의 90%는 탈중앙화거래소(DEX) 레이디움의 유동성 풀에 할당됐고, 10%는 솔라나 커뮤니티 구성원들에게 에어드롭용으로 지급됐다. 봉크(BONK)도 발행량의 50%를 솔라나 커뮤니티에 에어드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밈코인의 특징은 솔라나 기반 밈코인 발행 플랫폼인 펌프닷펀에서 극대화됐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밈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보니 하루에도 몇만 개씩 밈코인이 만들어진다. 피넛(PNUT), 고트세우스막시무스(GOAT) 등 유명 밈코인도 펌프닷펀을 통해 출시됐다.

밈 코인 97%는 휴지조각, 사기 수단으로 활용도

하지만 최근 들어 밈코인에 대한 투기적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세계 1위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발행된 밈코인의 97%는 거래량이 ‘0’으로 나타났다. 거래량 역시 동반 급락하며 시장의 냉기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밈코인 부문 거래량은 연간 65% 폭락하며 지난해 말 시가총액 350억 달러(약 51조4,700억원)까지 밀려났다. 크리스마스 당일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약 147조원)에 달했던 2024년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시장 가치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개인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극심한 투기적 자산에서 발을 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가상자산 시장의 위험 선호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통하던 밈코인 시가총액의 붕괴는 자본 유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신중한 투자 환경이 조성됐음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소폭 회복세를 보이며 시가총액이 300억 달러(약 44조1,000억원) 수준으로 올라섰으나 하락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밈코인이 사기 도구로 이용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점도 시장 하락을 가속하고 있다. 미국 인플루언서 헤일리 웰치는 자신의 인기를 바탕으로 밈코인 호크투아(HAWK)를 만들었으나 출시 3시간 만에 가격이 91% 폭락해 내부거래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자메이카계 미국인 가수 션 킹스턴은 밈코인 킹(KING)을 출시, 이후 시가총액이 400만 달러(약 58억8,000만원)에 달했지만, 몇 분 만에 40만 달러로 10분의 1토막 났다.

일부 신생 밈코인의 경우 개발자가 대량의 물량을 보유한 채 가격 상승 이후 이를 전량 매도하고 프로젝트를 방치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대형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은 일정 수준의 검증 절차를 거치지만,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초기 밈코인들은 투자자 보호 장치가 사실상 전무하다. 밈코인 여섯 개 중 한 개가 투자자의 돈을 노린 노골적인 사기 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가상자산 전문가 앤디 리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밈코인 출시는 연예, 정치, 금융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며 “이에 따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규제를 더 강화할 것인지,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현실에 적응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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