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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생산성] 주52시간제 이후 멈춘 韓 노동생산성, 구조적 비효율에 발목 잡혔다

[노동 생산성] 주52시간제 이후 멈춘 韓 노동생산성, 구조적 비효율에 발목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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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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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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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노동생산성 7년째 30위권
근로시간은 같은 기간 127시간 감소
낮은 몰입도·연공서열이 원인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2018년 이후 7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시간은 줄어들고 임금은 빠르게 오르는 가운데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와 낮은 업무 몰입도, 조직 운영 비효율 등 구조적 문제가 맞물리며 노동생산성이 정체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독일,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노동시장 유연화 등 제도적 노력과 조직 혁신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韓 노동생산성, OECD 평균 72% 수준

14일 일본생산성본부가 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7.5달러로 38개 OECD 회원국 가운데 31위를 기록했다. 2023년 순위(33위)보다 두 계단 올랐지만 2021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2018년 31위로 20위권에서 밀려난 이후, 7년째 30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21년 OECD 평균의 77%까지 오른 이후 4년 연속 하락해 2024년 72.4%로 떨어졌다.

국내 분석 결과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해 9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임금과 노동생산성 추이,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연간 노동생산성은 6만5,000달러(약 9,000만원)로 OECD 회원국 중 22위에 그쳤다. OECD가 한국의 노동생산성 제고를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와 함께 기업의 규제 완화, 연구개발(R&D) 확대 등을 권고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생산성과 임금 간 괴리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2000~2017년 동안 임금과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3.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8~2023년에는 임금이 연평균 4.0% 오르는 동안 노동생산성은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주력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 속, 최저임금 인상과 통상임금 판결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의 생산성마저 사실상 답보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공교롭게도 노동생산성이 꺾고 임금이 상승세로 전환한 2018년은 한국이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순차적으로 도입한 해다. 선진국 중 가장 긴 근로시간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줄이되 시간당 생산성을 높여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생산성은 정체됐고, 근로시간만 줄었다. 실제로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2018년 1,992시간에서 2024년 1,865시간으로 127시간 감소했다. 219시간까지 벌어졌던 OECD 평균과의 격차도 같은 기간 119시간으로 대폭 줄었다.

주 4.5일제 도입 등 근로시간 단축 본격화

그동안 노동계에서는 근로시간을 먼저 단축하면 노동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올해 정부가 주 4.5일제 시범 도입 등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장시간 노동 줄이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노동생산성은 단순히 근로시간의 길고 짧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 관련 규제와 근로자의 숙련도, 축적된 자본의 양, 생산설비의 효율화, 조직 운영 방식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낮은 생산성의 주된 원인으로는 연공성이 강한 임금체계가 꼽힌다. 한국의 대기업과 공공기관 대부분은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근속 30년 이상 근로자가 받는 임금은 1년 미만 근로자의 4.39배에 달한다. OECD 조사에서도 한국은 근속연수가 10년에서 20년으로 증가하면 임금이 15.1% 오르는 등 연공성이 가장 강한 국가로 나타났다. 능력과 성과와 관계없이 임금을 보장하는 구조가 근로자의 자기계발 동기를 떨어뜨리고, 저성과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낮은 업무 몰입도 역시 생산성 저하의 주요 요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임금 근로자들은 하루 8시간 근무 중 평균 1시간 20분을 업무 외 사적 활동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반수 기업이 직원들의 사적 활동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무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즉흥적 지시가 많은 구조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근로자의 윤리의식 차원이나 개인적인 습관 문제가 아니다"라며 "조직이 효율적으로 설계되지 못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獨, 노동시간 줄이면서 제도적 노력 병행

해외 사례를 보면 노동시간 단축은 단순한 법정 근무 시간을 줄이는 정책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은 산업화 초기인 1828년 주 82시간에 달하던 노동시간을 점진적으로 단축하며, 제조업 기준 주 35시간 근무와 법정휴가 24일, 여름·명절 연 6주 보장 체계를 마련했다. 1967년 주 40시간제를 도입하며 ‘토요일은 아빠의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1995년에는 주 38.5시간제로 전환하며 생산성 향상을 전제로 임금 보전과 노사 협력을 강조했다. 이러한 제도적 노력 덕분에 독일은 세계 2위 수출 의존도를 유지하는 경제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업 현장에서도 노동시간 단축은 인력 운용 방식의 재설계로 이어졌다. 폭스바겐은 1993년 경영 위기 시 근로시간을 주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줄였다. 이 과정에서 임금을 16% 삭감하면서도 고용을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상용차 제조 기업 다임러는 사무직 근로자의 3분의 1을 시간제 근무로 전환하고, 장기 육아·간병휴직 후 전일제 복귀와 기술 교육,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제공했다. 바이엘은 노동시간 계좌제를 도입해 초과노동에 대한 보상 휴가를 제공했다. 또한 화학 부문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5조 3교대제로 개편하고, 여유 인력 8~10%를 추가 고용해 수요 변동 대응력과 생산성을 동시에 강화했다.

최근 노동생산성이 향상하고 있는 미국은 인공지능(AI) 도입 등 업무 효율화와 조직 구조 혁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해 3분기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전기 대비 연이율 기준 4.9% 상승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단위노동비용은 1.9% 감소했다. 제조·물류·에너지·금융 전반에서 AI가 단순 보조 기술을 넘어 업무 구조를 재설계하는 기제로 활용된 덕이다. 자동화 가능한 영역은 AI에 맡기고 남은 영역에서는 인간의 판단과 책임을 명확히 하도록 조직과 프로세스를 개편한 결과, 노동생산성 상승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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