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희토류 공급망] "중국 의존 끊겠다" 희토류 승부수 띄운 인도, 기술력 부재·자원 편중 '난제' 부딪혀

[희토류 공급망] "중국 의존 끊겠다" 희토류 승부수 띄운 인도, 기술력 부재·자원 편중 '난제' 부딪혀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효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수정

인도 대규모 희토류 보조금 확정, 중국 의존 줄이기 시동
희토류 매장량 세계 5위, 자체 원자재 기반 탄탄
관련 기술·공정은 미진한 수준, 고성능 자석용 재료도 부족

인도 정부가 자체 희토류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보조금 계획을 확정했다. 글로벌 희토류 시장을 사실상 독점 중인 중국이 자원 무기화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안정적인 첨단 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양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희토류 정제·분리 기술 부재, 중희토류 매장량 부족 등 한계가 명확한 만큼, 인도 정부가 단기간 내 유의미한 공급망 변화를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 정부, 희토류 보조금 계획 승인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최근 자국 내 희토류 자석 제조 생태계 구축을 위해 730억 루피(약 1조1,86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과 판매 장려금을 결합한 자립화 계획을 승인했다. 프로그램은 7년간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이 가운데 645억 루피(약 1조490억원)는 희토류 자석 판매 인센티브로, 75억 루피(약 1,220억원)는 생산 시설 신·증설 보조금으로 사용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6,000톤(t) 규모의 희토류 자석 생산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의 이번 결정은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첨단 산업 필수 부품인 희토류 자석을 직접 생산해 중국산 제품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가공 시장 90% 이상을 장악한 채 공급망을 통제 중이며, 인도는 현재 희토류 자석과 관련 원재료의 80~9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인도 정부 집계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인도가 자석과 원재료 수입에 쓴 비용은 2억2,100만 달러(약 3,26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기차·풍력·방산 등 전략 산업 성장에 따라 희토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도에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다. 최근 들어 중국의 희토류 자원 무기화 행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맞서 중(重)희토류 7종과 영구자석 등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했다. 이로 인해 같은 해 4~5월 관련 제품 출하량이 급감했고, 인도 자동차 업계와 가전 분야는 상당한 수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인도 최대 자동차 업체 마루티 스즈키는 희토류 공급난에 전기차 'e-비타라(e VITARA)' 생산을 기존 계획의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감축하기도 했다.

인도의 희토류 경쟁력

향후 인도는 원재료 경쟁력을 강조하는 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세계 5위권 내에 드는 희토류 매장국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희토류 자원은 오디샤, 케랄라 등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다. 탐사 및 채굴은 현시점 인도 국영 광산 기업 IREL이 독점 중이나, 2023년부터는 민간 기업의 탐사·정제 참여 확대를 위한 입법 및 규제 정비가 시작된 상태다. 국영 독점 체제가 단계적으로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새로운 희토류 매장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작년 7월 키샨 레디 인도 석탄광산부 장관은 상원에서 "정부는 850만 톤에 달하는 희토류 원소 매장지를 발견했으며, 이는 이전 추정치(699만 톤)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라고 밝혔다. 이어 레디 장관은 "구자라트와 라자스탄에 위치한 경암 퇴적층에서 129만 톤의 희토류 원소 산화물이 추가로 확인됐다"며 "인도의 자원 기반이 더욱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자원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공급망이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희토류는 채굴보다도 채굴 이후 단계에서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토류 원소 17종의 화학적 성질이 매우 유사해 분리와 정제에 고도의 정밀 화학 기술이 필요한 탓이다. 대표적 분리 방식인 용매 추출 공정은 최소 200단계를 거쳐야 원하는 원소를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는 염화암모늄과 옥살산 등 다수의 화학 물질이 필수적으로 투입되는데, 이들 시약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제 능력 자체가 무력화된다. 공정 기술과 시약 조달 능력을 갖춰야만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업계 선두 中 대비 기술력 부실

희토류 정제·분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유한 국가는 다름 아닌 중국이다. 중국은 1960년대 미국의 희토류 채굴·정제 현장을 통해 산업 기반을 다졌고, 이후 값싼 전기요금과 완화된 환경 규제를 바탕으로 자국 내 희토류 관련 기업을 빠르게 늘리며 자체 공급망과 기술력을 확보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국유화를 통해 난립한 희토류 업체를 ‘빅 식스’로 통합하는 등 시장 구조를 조정하며 단순 자원 보유국을 넘어 공정 지배국으로 거듭났다.

반면 인도는 정제 기술력과 가공 역량에서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응용 분야의 산업화 수준도 높지 않다. 국영 중심의 폐쇄적 구조가 기술 도입 및 민간 혁신을 제약하고, 응용 산업 생태계로 이어지는 다운스트림 기반의 부재를 촉발한 것이다. 이 밖에도 열악한 인프라, 숙련 인력 부족 등도 인도 희토류 산업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고질적 한계로 현재 인도의 희토류 생산량은 전 세계의 1%에 그친다.

고성능 자석의 핵심 원료인 디스프로슘, 테르비움 등 중희토류가 인도 내에 부족하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인도 기업 힌두스탄 아연은 지난해 5월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네오디뮴을 함유한 광물인 모나자이트 채굴 블록을 낙찰받았지만, 탐사와 채굴에만 약 3~4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고성능 자석은 전기차 모터와 풍력발전기, 산업용 로봇, 항공우주·방산 장비 등 핵심 첨단 사업에 쓰인다. 중희토류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실질적 공급망 자립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효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