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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약가 40%대 인하 추진하는 정부, 제약업계는 존립 위기 호소

제네릭 약가 40%대 인하 추진하는 정부, 제약업계는 존립 위기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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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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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제네릭 약가 산정 체계 개편, 약가 산정률 40%대 대폭 인하
제약업계 매출 절벽에 R&D 악화·의약품 수급 차질·실직 위험 호소
전문가들도 인위적 개입보다 시장 구조 혁신 주문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제네릭 약가를 40%대 수준으로 인하하는 고강도 개편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약가 거품을 걷어내고 연구개발(R&D)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제약업계는 연간 3조6,000억원의 매출 감소에 따른 산업 기반 붕괴를 우려하며 시행 유예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일부 기업이 체질 개선으로 활로를 찾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순한 가격 통제를 넘어 시장 경쟁 원리를 회복할 근본적인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제네릭 약가 40%대 인하, 요건 미충족시 최대 20%까지 추가 감액

13일 복지부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특허만료 의약품과 제네릭 약가 산정 체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고를 통해 현행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인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40%대까지 낮추고, 기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준 대비 최대 20% 수준까지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이는 일본(40~50%)과 프랑스(40%) 사례를 참조한 조치다.

이번 체제 개편은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 제네릭 중심 산업구조가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는 정부의 위기의식에 따른 대응이다. 실제 한국 제네릭 약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17배에 달하는 반면, 최근 5년간 등재된 신약 240개 중 국산 신약은 13개(5.4%)에 불과할 정도로 제네릭 경쟁이 과열돼 있다. 정부는 이 같은 환경이 R&D 투자 여력 저하와 소형 제네릭 업체 난립, 약제비 지출 증가로 이어져 결국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과 혁신 생태계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2년 이후 약가 조정이 없던 기등재 제네릭에 대해서도 성분별 기준금액을 재산정해 최대 3년간 순차적으로 가격을 조정한다. 단, 퇴장방지의약품이나 희귀의약품 등 수급 안정이 필수적인 품목은 제외하기로 했다. 아울러 과도한 난립을 해소하기 위해 계단식 인하 제도를 강화해, 11번째 등재 품목부터는 퍼스트 제네릭 가격에서 5%p씩 감액하고 초기 10개 이상 품목이 동시 등재될 경우 1년 뒤 11번째 품목 가격으로 일괄 조정하는 장치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제네릭 시장에 가격 중심의 정합적 경쟁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다.

다만 정부는 이번 개편이 혁신 저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R&D 투자 수준에 따른 약가 가산, 계단식 인하율 완화, 사용량-약가 연동제 감면 비율 확대(30%→50%) 등 정책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정부는 오는 2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6년 7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약가는 곧 국민 보험료 재원'이라는 원칙을 앞세워 인하 기조를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약업계 반발, 약가 인하 속도전이 투자·공급망·고용까지 흔들어

그러나 제약업계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견 수렴 절차가 사실상 배제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복지부가 구체적인 인하 폭과 대상, 우대 방식 등을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건정심 보고 직전에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는 미진했던 협의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밟고, 시행 시점 또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뜻을 모으고 있다. 홍정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는 지난해 12월 국회 토론회에서 "약가인하를 제도 시행 7개월 전에 통보하면 제약업계로선 사업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어려워지고 예측가능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며 시행 유예를 호소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5개 단체와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 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이번 개편안을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닌 산업 존립의 위기로 규정했다. 이들은 최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정부안이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를 포기하는 선언"이라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업계는 제네릭 약가 산정률이 40%대로 조정될 경우 실질적인 인하 폭은 25.3%에 달하며, 이를 지난해 전체 약품비(26조8,000억원)에 대입하면 연간 약 3조6,000억원의 매출 공백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이러한 우려는 비대위가 제조시설을 보유한 59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조사에 따르면 연간 1조2,144억원의 매출 감소와 평균 51.8%의 영업이익 하락이 예측됐으며, 특히 중견기업의 경우 영업이익 감소율이 55.6%에 달해 수익성 타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제약 산업은 높은 원가와 고정비 비중 탓에 상위 100대 기업조차 순이익률이 3%대에 불과하다. 이처럼 수익 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는 곧 미래 성장 동력인 투자 위축으로 직결될 공산이 크다. 실제 비대위 설문조사 결과, 기업들은 R&D와 설비 투자를 각각 평균 25.3%, 32% 줄일 계획이며, 특히 중소기업은 설비 투자를 절반 이상(52.1%) 감축하겠다고 답했다. 단체들은 "한 번 붕괴되면 복구가 어려운 산업 특성상 단기적 재정 절감 효과만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영난 심화는 의약품 수급 불안과 대규모 고용 한파로 확산될 조짐이다. 설문 결과 응답 기업의 74.6%(44곳)가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제네릭 출시를 포기하거나 보류하겠다고 답했는데, 이는 의약품 품귀 현상을 심화시키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1~11월 기준 공급 중단·부족 품목 275개 중 40%에 육박하는 106개(38.6%)가 채산성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충격 또한 가시화되고 있다. 매출 10억원당 4.11명의 고용을 유발하는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3조6,000억원의 매출 감소는 약 1만4,800명의 대량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동·삼진 제네릭 의존 탈피, 전문가 “통제보다 시장 기능 살려야”

다만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도 일동제약과 삼진제약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제네릭 시장 구조의 한계를 인식하고 사업 구조를 선제적으로 재편해 온 덕분에 이번 약가 인하 충격을 비껴갈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동제약은 윤웅섭 회장이 2014년 취임 직후부터 신약 개발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는데, 실제 R&D 비용이 2016년 212억원에서 2023년 974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을 정도다. 최근 회장 승진으로 이 같은 중장기 전략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린 윤 회장은 13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 직접 참석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소개할 예정이다.

삼진제약은 기존 영업력과 외부 협업을 활용한 코프로모션으로 제네릭 의존도를 낮추는 실리적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성과도 가시화돼 지난해 선보인 백신 2종(플루아드·플루셀박스)은 출시 첫 분기(2025년 7~9월)에만 3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24년 출시한 '노스판 패취'는 연 매출 100억원 안팎의 블록버스터로 성장했다. 올해는 항암·폐동맥고혈압 사업부도 신설해 가격 규제 영향이 적은 전문 치료 영역으로 중심축을 옮기는 중이다. 이에 대해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고부가·고난이도 치료 영역 확장과 코프로모션 성장은 삼진제약의 확실한 경쟁력"이라며 "올해 매출액은 3,25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10.9% 늘어나 영업이익률은 8.9%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당장 사업 구조 개선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산업 전반의 충격을 완화하고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제네릭 가격 경쟁이 왜곡돼 리베이트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에는 동의하면서도, 그 해법이 정부 주도의 인위적인 가격 통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박성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12월 국회 토론회에서 시장 스스로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제약사들이 자발적으로 '종합상사형'과 '영역특화형'으로 재편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자연스러운 경쟁을 통해 성분당 적정 공급사가 5개 내외로 정리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좁은 내수 시장에서 리베이트로 연명하는 구조를 탈피해 수출 주도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되,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급 불안정은 국산 원료 사용 우대 등 정교한 정책적 안전장치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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