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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쿠팡 영업정지’ 초강수 검토에, 고용·유통 생태계 연쇄 영향 우려 확대

공정위 ‘쿠팡 영업정지’ 초강수 검토에, 고용·유통 생태계 연쇄 영향 우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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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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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칼날 ‘쿠팡’ 정조준, 영업정지까지 거론
플랫폼 사업 특성상 과징금보다 더 큰 타격 예상
소상공인 23만 명 생존권 위협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사진=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영업정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시정명령만으로 소비자 피해 복구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소비자 피해 회복 노력을 업체가 어느 정도 했느냐에 달린 셈이다. 다만 쿠팡이 차지하는 시장 비중과 고용·유통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를 감안할 때, 개인정보 유출 사안만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 위원장 "명령 따르지 않거나 소비자 피해 구제 안 되면 처분 가능"

13일 유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주 위원장은 전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의 민관합동 조사 진행 상황을 언급하며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 구제를 판단해 시정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주 위원장은 “정보 유출에 따라 소비자에게 어떤 피해가 예상되는지 파악한 뒤 쿠팡이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명령을 내릴 것”이라며 “그 명령을 시행하지 않거나 소비자 피해 구제가 안 된다고 판단되면 영업정지 처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쿠팡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최저가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쿠팡의 손해를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것 역시 중대한 불공정 행위로 보고 있다”며 “조만간 관련 심의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쿠팡이 목표 이익에 미치지 못한 손실을 입점업체에 떠넘긴 행태에 대해 ‘약탈적인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공정위는 와우 멤버십 기만 광고, 배달앱 최혜 대우 강요, 쿠팡이츠·쿠팡플레이 끼워팔기 등 다수의 사안을 심의 중이다. 특히 주 위원장은 이러한 위반 사항들에 대해서도 "영업정지를 포함한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정위는 쿠팡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판단해 더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방안과 함께,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의장의 친족 경영 참여 여부를 점검해 ‘동일인(총수)’ 지정 체계를 법인에서 개인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전자상거래법 의거, 영업정지 처분 전례 다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주 위원장이 직접 나서 영업정지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9일 KBS 뉴스에 출연해서도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며 “단, (조사 이후에) 영업정지 혹은 과징금을 부과할지를 판단해야 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2월 17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청문회를 열었지만, 김 의장이 불출석한 것을 두고 정치권 비판이 거세진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작심 발언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주 위원장은 “분쟁 조정이나 소송 지원 같은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서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려고 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재산 피해 등이 발생했을 때 쿠팡이 적절한 회복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영업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공정위가 쿠팡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전자상거래법에 명시돼 있다. 전자상거래법 제11조는 사업자가 거래 과정에서 소비자 정보가 도용돼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본인 확인이나 피해 회복 등 대통령령이 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공정위는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고, 이 같은 조치만으로 피해 방지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최대 1년 범위에서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할 수 있다.

소비자 피해 회복 여부를 기준으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 선례도 존재한다. 공정위는 2017년 소비자를 기만한 방법으로 랜덤박스를 판매한 시계 판매 업체에 과태료 1,900만원과 함께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부과했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영업정지가 내려진 첫 사례로, 당시 공정위는 시정조치만으로는 소비자 피해 방지와 보상이 어렵다는 점을 제재 사유로 제시했다. 공정위는 2023년에도 공정위 제재를 이행하지 않고 환불을 거부하며 영업을 이어간 온라인 의류 판매업체에 135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 경우에도 시정조치만으로 소비자 피해 방지와 보상이 어렵고, 피해 구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제재 결정의 근거가 됐다.

PB 협력업체까지 확산되는 영향권

공정위가 쿠팡에 실제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경우 과징금보다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플랫폼 사업은 이용자가 많을수록 가치가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영업이 중단되면 소비자가 네이버나 신세계 등 경쟁 플랫폼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영업정지 기간 배송 차량과 물류센터 유지비 등 고정비 지출은 계속 이어져 경영상 압박도 가중될 전망이다.

다만 전자상거래법 적용이 쉽지 않아 영업정지 처분까지는 가능성이 작다는 시각이 많다. 전자상거래법은 거짓·과장 광고나 청약철회 등을 방해하는 목적을 금지하는 만큼 이번 개인정보 유출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실적 요건도 있다. 쿠팡을 영업정지했을 때 소비자, 입점업체, 배달기사 등에 미칠 영향도 따져봐야 한다.

쿠팡은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의 22.3%(2024년 기준)를 차지할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고용 인원은 8만 명(2024년 기준), 쿠팡에 입점한 소상공인은 23만 명(2023년 기준)에 육박한다. 쿠팡 PB(Private Brand) 상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 직원도 2만3,000명(2024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배달기사까지 포함하면 쿠팡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노동자의 숫자는 수십만 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쿠팡을 영업 정지할 경우 시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영업정지를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병덕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소비자)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 피해 회복이나 재발 방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영업정지가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전면적인 영업정지 조치는 소비자, 입점업체, 배달기사 등에 파장이 클 우려가 있어 조건부 영업정지나 영업제한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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