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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美 추가 투자' 약속, 관세협상과 맞물린 공급망 영향력 확대 포부

TSMC '美 추가 투자' 약속, 관세협상과 맞물린 공급망 영향력 확대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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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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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만 간 관세 협상 타결 국면, 관세 15% 하향
TSMC 대미 투자 확대 요구 수용, 공장 추가 건설
美 투자 기반으로 공급망 내 영향력 확대에 초점
지난해 완공된 TSMC의 애리조나주 제1공장 전경/사진=TSMC

미국과 대만 간 관세 협상이 타결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5개 이상의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TSMC가 추가 투자를 조건으로 제시한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면서, 미국 내 생산 거점은 최소 11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TSMC가 미국 내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배경에 미 현지에 대만의 반도체 생태계를 이식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TSMC, 애리조나주에 신규 시설 부지 구입

12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미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상호 관세를 20%에서 한국·일본과 동일한 15% 수준으로 낮추는 합의안을 이르면 이달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이번 합의와 관련해 애리조나주에 5개 이상의 반도체 공장을 추가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TSMC는 지난 7일 1억9,700만 달러(약 2,900억원)를 들여 기존 애리조나주 인근에 364만 제곱미터(㎡) 규모 토지를 구매했다. 이 토지는 신규 시설 부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대만에 32%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고, 이후 이를 20%로 조정했다. 그러나 해당 관세가 기존 세율에 20%를 더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만은 한국·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관세를 낮추는 조건을 제시하며 협상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한때 미국 측이 '매출 500억 대만달러(약 2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만 기업은 일정 한도에서 미국에 우선 투자해야 한다'는 8대 조건을 제시했다는 폭로가 나오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실상 대미 관세 협상의 타깃이 된 건 TSMC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TSMC의 추가 대미 투자와 현지 공장 건설을 관세 완화의 조건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지난 2020년부터 애리조나주에 공장 건설을 시작해 지난해 제1공장을 완공했고, 두 번째 공장은 2028년 가동 예정이다. 이 외에도 향후 4개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이번 협상에 따른 투자분까지 포함하면 TSMC는 최소 11개의 공장을 운영하게 된다.

美, DEI 조항 위반으로 TSMC에 투자 요구

트럼프 행정부가 TSMC의 대미 투자 확대를 압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일 공개된 올인 팟캐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 행정부는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의 다양성·형평성·포용(DEI) 조항 위반을 빌미로 TSMC에 1,000억 달러(약 147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해 3월 TSMC는 미국 내 첨단 공정 웨이퍼 제조시설 3곳, 패키징 공장 2곳, 연구개발(R&D)센터를 건설하는 데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애리조나 공장 설립에 투입되는 650억 달러(약 95조원)에 추가되는 구조로, 이에 따라 TSMC의 미국 내 총투자액은 1,650억 달러(약 242조원)로 확대됐다.

이와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TSMC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20쪽 분량의 DEI 조항이 포함된 계약서에 서명했으나, 이를 수행하지 않았다"며 "계약대로라면 시각장애인 계약자와 트랜스젠더·레즈비언 엔지니어를 고용해야 하지만, 대만 공장에는 여성 리소그래피 장비 엔지니어조차 거의 없는 데다 대부분 남성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많은 사람이 공화당이 DEI 조항을 무너뜨릴 것이라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TSMC에 보육센터 미설치 등 위반 사항을 지적한 뒤, 공장 건설에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면 모든 DEI 조항을 탕감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러트닉 장관은 TSMC의 대미 투자 규모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TSMC가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위해 전임 정부로부터 66억 달러(약 9조7,000억원)을 받기로 했으나, 당시 투자액은 650억 달러에 불과했다"며 "추후 TSMC가 직접 발표하겠지만, 이번 투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TSMC의 대미 투자 총액이 2,000억 달러(약 294조원)를 넘어서고, 약 3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미 투자 압박과 대만과의 관세 협상 결과가 맞물리면서 대만의 미국 내 직접 투자는 3,000억 달러(약 441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美 투자 확대로 빅테크와 협력 기반 공고히

이처럼 미국에서의 공급망을 확대하려는 TSMC의 시도는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측면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반도체 시장 분석 업체 세미애널리시스가 TSMC의 대만 공장과 애리조나 공장의 5나노미터(nm) 공정 생산 비용을 비교한 결과, 대만 공장은 웨이퍼당 총생산 비용이 6,681달러(약 987만원)였으나, 미국 공장은 1만6,123달러(약 2,380만원)로 약 2.4배 높았다. 인건비와 소재 구매 가격, 설비 감가상각 등이 주요인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인건비와 소재 구매가 대만 대비 약 2배, 설비 감가상각은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TSMC가 공격적으로 미국 내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히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나 국가적 이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TSMC는 현재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의 핵심 빅테크 고객을 확보하며 2나노 양산 체제 구축을 가속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대만 반도체 생태계의 독보성을 강조하며 TSMC 중심의 공급망 전략을 지지해 왔다. 이에 맞서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차세대 기술 확보와 조기 양산을 목표로 경쟁에 나서면서 글로벌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치열한 패권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이 같은 경쟁 구도 속에서도 황 CEO는 TSMC 중심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만의 독보적 생산·패키징·전문 인력 생태계를 단기간에 대체할 수는 없다"며 "미국에서의 생산 확대는 공급망 안정이라는 보험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TSMC의 대규모 대미 투자는 단순히 현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미국에 대만과 유사한 수준의 기술적·생산적 효율성을 갖춘 첨단 생태계를 구축해 향후 글로벌 공급망에서 전략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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