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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금리와 국방비가 흔드는 프랑스 교실

[딥파이낸셜] 금리와 국방비가 흔드는 프랑스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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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1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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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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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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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비용 확대가 잠식하는 교육 재정 여력
조용히 조정되는 대형 지출, 교육
신뢰와 학습 보호가 가르는 국가부채 비용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국가부채는 더 이상 재무부 안의 숫자 논쟁에 머물지 않는다. 금리 상승과 국방비 확대가 겹치면서, 부담의 무게중심은 학교 예산과 교육 행정으로 이동했다. 차입 비용이 높아질수록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빠르게 좁아지고, 재정 조정은 항상 눈에 띄지 않는 영역에서 먼저 나타난다. 그 첫 대상이 교육이다.

교육은 규모가 크고 정치적 민감도가 높아 보호받는 분야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예산서에 명시적인 삭감이 없어도 인력 충원은 늦어지고, 지원 인력은 줄며, 설비와 투자는 뒤로 밀린다. 이런 변화는 한 번에 드러나지 않지만, 학교 운영 전반에 걸쳐 누적된다. 교육은 재정 위기의 피해자가 아닌 조정 수단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 지점에서 국가부채의 성격이 분명해진다. 문제는 재정 지표 그 자체가 아니다. 어떤 비용을 지키고, 어떤 영역을 조용히 조정할 것인가의 선택이다. 결국 국가부채는 재무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학습과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 판단으로 이어진다.

이자 비용 확대가 갉아먹는 교육 재정 여력

프랑스의 국가부채는 금리 상승과 함께 교육 재정을 직접 압박하고 있다. 프랑스 통계청 인세(INSEE)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말 기준 프랑스의 공공부채는 3조4,820억 유로(약 5,200조원)로, 국내총생산(GDP)의 117.4%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중앙정부의 부채 구조도 빠르게 변했다. 프랑스 중앙은행(Banque de France)은 부채 이자 비용이 2020년 약 300억 유로(약 45조원)에서 2023년 530억 유로(약 80조원)로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자 비용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지출 항목으로 떠오르면서,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도 달라졌다. 저금리 시기에는 감당 가능했던 대규모 정책이, 금리 상승과 함께 즉각적인 부담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교육 지출은 공식적인 삭감 없이 조정 대상이 된다. 교실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작지만 누적된다. 이자 비용이 늘어날수록, 교육이 활용할 수 있는 재정 여지는 조용히 줄어들고 있다.

금리 상승 이후 커진 정부 이자 지출 부담
주: 팬데믹 이후 각국의 정부 이자 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으로 다시 상승했으며, 현재 금리 수준이 유지되거나 과거 고점으로 되돌아갈 경우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조용히 조정되는 대형 지출로서의 교육

교육은 규모가 크지만, 가장 조용하게 줄일 수 있는 지출 영역이다. 이자 부담이 커질수록 정부는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교육 비용을 조정하게 된다. 교육 예산의 상당 부분이 인건비로 구성돼 있어, 공식적인 삭감 없이도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년 퇴직자 미충원, 보조 인력 축소, 교원 연수 연기, 임금 인상 보류 같은 선택이 현장에서 먼저 나타난다.

수치는 이 구조를 뒷받침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OECD 교육지표 2025」에 따르면 프랑스는 초·중·고·대학을 포함해 GDP의 5.4%를 교육에 지출하고 있다. OECD 평균 4.7%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교육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재정 압박에 그대로 노출돼 있음을 의미한다.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수록 이 높은 비중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 조정 대상으로 인식된다. 겉으로는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긴축이 누적된다. 교육은 안전지대가 아니다. 재정 압박이 커질수록,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르는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학습 성과 하락이 키우는 재정 부담

학습 성과 하락은 재정 부담을 더 키운다. 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 2022(PISA 2022)」는 2018년과 비교해 OECD 평균 수학 점수가 약 15점, 읽기 점수가 약 10점 낮아졌음을 보여준다. 이 수치는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관측된 변화다.

문제는 영향의 방향이다. 학습 성과 하락은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성장 둔화는 세수 기반을 약화시킨다. 그 결과 국가가 부채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낮아진다. 교육 지출 축소가 단기 절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재정 구조에서는 장기 부담으로 전환된다.

긴축이 초기 문해력, 교사 공급, 도제 교육의 질을 건드리면 비용은 미래로 이전된다. 공공 지원이 줄어들수록 가정 간 격차는 확대되고, 그 불균형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다. 정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재정 개혁의 실행력도 떨어진다. 교육은 재정 안정의 희생물이 아니다. 오히려 재정을 지탱하는 출발점으로 기능한다.

추가 지출이 겹칠수록 위로 이동하는 국가부채 경로
주: 재정 적자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국가부채 비율은 높은 상태에 머물며, 여기에 고령화 비용이나 지속적인 추가 지출이 더해지면 부채 경로가 상향 이동해 교육 예산에 대한 압박이 커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방비 확대가 높이는 교육 재정 압박

국방비 확대는 교육 재정에 추가 압력을 가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24년 전 세계 군사 지출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6,930억 달러(약 930조원)로, 냉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집계했다.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지출은 4,540억 달러(약 610조원)에 달했으며, NATO 전체 군사 지출은 1조5,060억 달러(약 2,020조원)로 확대됐다.

이 흐름은 정책 목표로도 구체화되고 있다. 2025년 헤이그 정상회의에서는 핵심 국방비를 GDP의 3.5%, 광범위한 안보 투자를 1.5%로 설정하는 새로운 기준이 논의됐다. 재정 여력이 충분히 늘지 않는 상황에서 국방 지출이 빠르게 확대되면, 다른 예산 항목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 조정 대상에는 교육·훈련·연구가 반복적으로 포함된다.

하지만 현대 안보의 기반은 장비만이 아니다. 데이터 분석, 유지보수, 에너지 관리, 제조 역량 같은 요소는 모두 교육 시스템에서 축적된다. 교육을 약화시키는 방식의 국방 확대는 단기 대응일 뿐, 장기적으로는 안보와 재정 모두의 지속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신뢰가 좌우하는 국가부채의 비용

이탈리아 사례는 국가부채에서 신뢰가 비용을 낮춘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럽연합 통계청 유로스타트(Eurostat)는 2025년 2분기 말 기준 이탈리아의 국가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138.3%로, 프랑스의 115.8%보다 높았다고 집계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독일 대비 약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의 스프레드는 약 0.7%포인트, 스페인은 0.5%포인트 이하로 내려갔다.

이 변화는 부채 규모가 줄어서 나타난 결과가 아니다. 정책의 방향과 재정 운용에 대한 신뢰가 시장 평가를 바꿨다. 반면 프랑스는 의회 교착으로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2025년 12월 긴급 예산 이월법을 통과시켰다. 로이터는 이 과정에서 약 120억 유로(약 18조원)의 비용이 발생했고, 신규 투자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투자 중단의 여파는 교육 현장으로 이어진다. 학교 개보수와 디지털 사업이 지연되고, 그 비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 국가부채의 본질은 숫자가 아니다. 신뢰다. 신뢰가 형성돼야 차입 비용이 내려가고, 교육을 지킬 수 있는 재정적 여지도 함께 생긴다.

학습 보호로 완성되는 부채 관리

프랑스의 국가부채는 이미 정책 선택을 요구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자 비용과 국방비, 교육 재정이 동시에 압박받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임시방편으로는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출을 미루는 기술이 아닌 지속 가능한 재정 경로와 교육의 질을 명확히 지키는 원칙이다.

초기 문해력과 수리력 강화, 교사 채용과 훈련, 국방·에너지·디지털 수요에 부합하는 교육 투자는 단순한 비용 항목으로 취급할 수 없다. 이는 성장의 기반으로 기능한다. 재정 조정이 이 영역을 건드릴수록 절감 효과는 짧아지고, 부담은 미래로 이월된다.

3조4,820억 유로(약 5,200조 원)에 이르는 국가부채는 추상적인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결정을 미룰수록 조정은 더 거칠어지고, 그 비용은 결국 교실로 되돌아온다. 국가부채 관리의 핵심은 단순한 지출 축소가 아니라, 학습과 인적 자본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France’s Sovereign Debt Sustainability Test Runs Through School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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