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Watch] “경제는 성장, 기업·가계는 찬바람” 12월 FOMC, ‘두 개의 미국’ 앞에서 금리 셈법 엇갈려
[Fed Watch] “경제는 성장, 기업·가계는 찬바람” 12월 FOMC, ‘두 개의 미국’ 앞에서 금리 셈법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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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FOMC, 금리 인하 여부 두고 연준 내부 이견 격화 美 경제 관통한 양극화 흐름 속 판단 기준 불투명해져 줄줄이 파산하는 기업들, 가계 체감 경기 소득별 차이 극명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싸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 사이에 치열한 의견 대립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겉으로는 견조한 경제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경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며 통화 정책 판단 기준이 흐려진 결과다. 이 같은 양극화 흐름은 가계로도 번져 소득 수준에 따른 체감 경기 격차를 키우고 있다.
'내부 균열' 두드러진 12월 FOMC
30일(이하 현지시각) 연준이 공개한 12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9~10일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고용 둔화 위험과 인플레이션 재확산 가능성 중 무엇이 미국 경제에 더 큰 위협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일부는 최근 일자리 증가세 둔화를 근거로 금리 인하가 노동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 선제적 조치라고 평가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2%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정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위원 대다수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둔화할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으나, 향후 금리 인하의 속도와 강도를 둘러싸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위원들은 이번 인하 이후 상당 기간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추가 조치에 나서기 전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일종의 신중론을 펼친 것이다. 실제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43일간 지속된 미 연방 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 사태로 인해 고용과 물가 등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지연되거나 일부 생략됐고, 연준 위원들은 12월 회의에서 제한적인 정보만을 활용해야 했다.
금리 인하에 반대한 위원도 있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표결권이 없는 참석자를 포함해 6명의 위원이 금리 인하에 명확히 반대했으며, 이 가운데 2명은 실제 표결에서도 반대 의견을 냈다. FOMC는 연준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12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되며, 이 중 12명이 투표권을 가진다. 이달 금리 인하 결정은 9대 3 표결로 통과됐는데, 이는 합의제 성격이 강한 FOMC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반대표가 나온 사례로 평가된다.
GDP 성장세 뚜렷한데 기업은 '붕괴'
시장은 이처럼 연준 내부 의견이 갈린 핵심적 원인으로 미국 경제의 '양극화'를 지목한다. 최근 미국 경제는 표면적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미 상무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은 전 분기 대비 연율 4.3% 성장했다. 이는 2년 만에 기록한 최고치이자, 시장 예상치(3.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GDP 성장세를 견인한 것은 미국 경제 성장의 핵심 엔진인 소비였다. 의료·여행 등 서비스 소비와 레저용 차량 지출 등이 나란히 증가했으며, 특히 개인소비지출은 연율 기준 3.5% 증가해 전 분기(2.5%)보다 성장 폭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 기업과 가계의 기저 수요를 보여주는 민간 국내 최종 판매도 해당 기간 3% 증가하며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무역과 재고 변동이 GDP를 왜곡하고 있음에도 불구, 미국 경제의 체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민간 투자 확대 흐름도 GDP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월가 투자은행(IB) 바클레이는 올해 상반기 AI 관련 투자가 GDP를 연율 기준 0.8%포인트 끌어올렸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경제 성장세 속에서도 기업들의 경영 위기는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7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자료를 인용, 올해 들어 11월까지 미국에서 최소 717개의 기업이 파산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증가한 수치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들은 물가 상승, 고금리, 공급망 교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재정난의 원인으로 꼽았다. 파산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진 업종은 제조업, 건설, 운수 등이었다.

"부자만 지갑 연다" 경기 체감 양극화
이 같은 양극화 흐름은 산업계를 넘어 민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체감 경기가 눈에 띄게 엇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 분석에 따르면, 현재 연 소득 25만 달러(약 3억6,175만원) 이상 고소득층이 미국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자산 가격 상승 혜택을 누리는 고소득층이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여는 반면, 생활비 부담이 큰 서민층은 지출은 유지하되 BNPL(선구매 후지불)·할부 등으로 결제 방식을 바꾸며 당장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추세다.
서민층의 위기는 고용 시장이 가라앉으며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CEO) 행사에서 설문에 응한 경영진의 66%가 “내년에 인력을 감축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AI 투자에 따른 인력 수요 감소와 경기 불확실성이 채용 감소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인플레이션과 이자 부담이 여전한 현 상황에 채용이 얼어붙을 경우, 소득 하위층은 구직은 물론 이직을 통한 임금 상승 등에도 난항을 겪으며 경제적 여유를 잃게 된다. 결국 고소득층의 소비가 경기를 지탱하고, 저소득층의 체감 경기가 악화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정책 변수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여전히 물가와 기업 비용에 부담을 가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올해 8월 기준 관세로 인한 비용 충격 중 소비자에게 전가된 것은 35%에 불과하다. 수출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비용의 상당 부분을 흡수 중이라는 뜻이다. 만약 관세 환급 등이 발생할 경우 그 규모는 1,200억~1,500억 달러(약 173조6,400억~217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나, 백악관이 여타 법적 근거를 통해 관세를 지속 부과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책 경로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이에 더해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세금 규정 변화 역시 가계의 실수령액과 기업 투자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