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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vs 파라마운트 ‘워너 쟁탈전’ 점입가경, ‘극장 중심 배급체계 붕괴’ 우려

넷플릭스 vs 파라마운트 ‘워너 쟁탈전’ 점입가경, ‘극장 중심 배급체계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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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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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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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빅딜' 반전에 반전
파라마운트, 자금 조달 우려 불식 나서
누가 인수하든 극장 쇠퇴 가속화 전망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넷플릭스에 밀렸던 파라마운트가 적대적 인수를 제안하며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넷플릭스가 제시한 조건보다 더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할리우드의 상징인 워너브라더스를 두고 빅딜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번 인수 결과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체제와 극장 생태계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전망이다.

"뒤집힌 워너 인수전" 파라마운트, 수정안 제시

22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달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를 720억 달러(약 106조6,32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나 파라마운트가 적대적 인수 제안을 내놓으면서 인수전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판세는 넷플릭스 쪽에 기울어져 있었지만, 파라마운트가 포기하지 않으면서 2차전이 시작된 것이다.

앞서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라더스에 주당 30달러, 총 1,080억 달러(약 158조원) 규모의 전액 현금 인수안을 제시했다. 당초 넷플릭스가 제시한 830억 달러(약 122조원) 규모 주식·현금 혼합 제안보다 250억 달러(약 37조원) 더 많았다. 하지만 워너브라더스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의 자금 조달 방식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의 아버지이자,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지원할지가 모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워너브라더스는 또 파라마운트에 인수될 경우 기업 결합 승인에 필요한 1년 이상의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재무 상태를 관리하기 위한 유연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파라마운트가 기대했던 정치적 완충 장치도 사라졌다. 파라마운트의 편에 섰던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운영하는 사모펀드(PEF) 회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가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면서다. 어피니티 대변인은 “파라마운트 제안은 여전히 강력하고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지난 10월 처음 참여했을 때와 비교해 투자 구도가 크게 변했다”고 말했다.

파라마운트 CEO 부친 ‘오라클 창업주’ 엘리슨, 404억弗 개인 보증

그럼에도 파라마운트는 포기하지 않고 적대적 공개매수 조건을 수정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파라마운트는 22일 워너브라더스 인수 제안과 관련해 엘리슨 회장이 지분 조달금 404억 달러(약60조원) 전액에 대해 ‘철회 불가능한 개인 보증(irrevocable personal guarantee)’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증은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레드버드캐피털과 국부펀드가 이미 약정한 자금에 더해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더하는 성격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인수 자금을 뒷받침하는 엘리슨 가문의 가족 신탁의 재무 관련 기록도 공개하기로 했다. 앞서 워너브라더스가 제기한 자금 신뢰성 논란을 정면으로 해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파라마운트는 기존과 동일한 조건의 전액 현금 인수를 제안하고 있다. CNN, TNT, 푸드네트워크 등 케이블 채널을 포함한 워너브라더스 전체를 인수하는 조건이다.

나아가 파라마운트는 규제 당국의 반대로 거래가 무산될 경우 지급하는 해지 수수료도 58억 달러(약 8조6,00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워너브라더스는 넷플릭스와의 인수 계약을 파기할 경우 넷플릭스에 위약금 28억 달러(약 4조원)를 지불해야 한다. 공개매수 만료 시점 역시 기존 1월 8일에서 1월 21일로 연장했다. 엘리슨 파라마운트 CEO는 “우리는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위한 의지를 반복적으로 입증해 왔다”며 “우리의 완전한 자금 조달이 보증된 전액 현금 제안은 워너브러더스의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최상의 선택지로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플랫폼의 승리는 극장의 패배’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건 향후 ‘미디어 패권’을 위해서는 워너브라더스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 비디오 대여 업체였던 넷플릭스는 이후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극장에 갈 수 없게 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최근 자체 콘텐츠까지 활발하게 제작하며 엔터 기업으로 진화했다. 이후 영화관이나 TV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기보단 넷플릭스 등 플랫폼을 활용하는 ‘비디오 스트리밍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넷플릭스의 경쟁력은 더욱 커졌다.

이미 엔터 공룡이 돼 버린 넷플릭스를 견제하려면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막아야 한다. 워너브라더스는 102년 역사를 가진 ‘할리우드 명가’로 영화·TV를 제작하는 스튜디오와 해리포터 시리즈 등 유명 작품에 대한 지적재산권(IP), HBO 등 케이블 채널과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가지고 있다. 만약 파라마운트가 아닌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를 품으면 넷플릭스는 주요 인기 작품의 IP는 물론이고, 전통 스튜디오와 설비까지 갖춘 ‘종합 엔터기업’이 된다. 반면 파라마운트의 경쟁력은 계속 하락 중이다. 지난 3분기 파라마운트는 매출 67억 달러(약 9조9,500억원), 순손실 2억5,700만 달러(약 3,810억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로이터통신은 “넷플릭스를 앞지를 강력한 미디어 기업을 만들기 위한 최후의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어느 쪽이 인수하든 극장 전용 개봉 물량이 줄거나 극장 상영 기간이 단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워너브라더스는 '배트맨', '듄' 등 할리우드 초대형 블록버스터를 배급하는 주요 기업이다. 극장 입장에서 워너브라더스가 내놓는 블록버스터들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호재다. 하지만 넷플릭스나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의 제작, 배급 시스템을 플랫폼 내부로 가져온다면 극장의 존재 이유 자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미국 영화관업계는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과 대형 흥행작 감소로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다. 팬데믹 당시 대규모 폐관 사태를 겪은 이후 관객 수는 일부 회복됐지만 제작 편수 감소와 제작 일정 지연으로 개봉작 공급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고스란히 극장 수익 악화로 직결됐다. CJ CGV가 미국 진출 15년 만에 극장 사업에서 철수했을 정도다. CGV는 지난 3월 북미 2호점인 부에나파크 지점을 폐관했고, 올해 9월에는 LA 지점도 영구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은 극장업계의 불안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 WSJ는 “대형 스트리밍 기업이 전통 영화 스튜디오를 인수할 경우 극장 개봉의 전략적 비중이 낮아지고 극장 상영 이후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기간이 더 짧아질 수 있다는 점을 업계가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넷플릭스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사 플랫폼 중심의 유통 전략이 강화되면서 극장 개봉은 일부 대작이나 브랜드 파워가 확실한 작품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파라마운트가 인수하더라도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극장 개봉 전략이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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