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품 의존도 비상" 자동차 공급망 잠식 우려 커진 美, 의회·업계는 정상회담 앞두고 경계 지속
"中 부품 의존도 비상" 자동차 공급망 잠식 우려 커진 美, 의회·업계는 정상회담 앞두고 경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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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품 의존도 높은 美 자동차 업계, 주요 브랜드도 속수무책 안보·경제 위협으로 등극한 중국산 전기차, 규제 장벽 상당 "중국 車, 시장 들어오라" 트럼프 발언에 의회·업계 '발칵'

미국 자동차 공급망이 중국의 영향력에 잠식돼 가고 있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이미 핵심 부품과 배터리 공급망의 상당 부분을 중국 업체에 의존 중인 가운데, 중국 자본이 미국 부품업체 지분을 속속 인수하며 추가적인 현지 공세에 나선 것이다. 이에 미국 정치권과 산업계는 중국 자동차·부품업체의 시장 침투를 국가 안보 및 산업 경쟁력 위협으로 규정하며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美 시장 장악한 中 자동차 부품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최근 중국 기업들은 미국 내 자동차 부품 협력사의 지분을 빠르게 확보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인 자동차 부품업체는 약 1만 개며, 이 중 60개 이상이 중국 기업 소유다. 이들 업체는 단순 소모품이 아닌 에어백, 자동차 유리, 조향장치(스티어링 시스템) 등 차량 안전과 직결된 핵심 부품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자동차 업계에 명백한 악재다. 공급망의 상당 부분을 해외 생산 기지에 맡기는 미국 제조업 특유의 구조로 인해 이미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 국가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된 자동차 제조사들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현재 북미 시장에서 판매 중인 최소 40개 모델이 보고 의무가 있는 수준의 상당량의 중국산 부품을 포함 중이다. 포드(Ford)의 상징적 스포츠카인 최신형 '머스탱 GT'는 주행 성능의 핵심인 6단 수동 변속기를 중국에서 조달해 탑재하고 있으며, 제너럴모터스(GM)의 인기 차종인 쉐보레 '트랙스', 차세대 전략 모델인 전기차 '블레이저' 등의 중국산 부품 비중도 약 2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차량의 경우 주요 배터리 공급사로 중국 CATL을 채택해 왔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네바다 기가팩토리에 자체 LFP 셀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이마저도 완전한 독자 기술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테슬라의 LFP 셀 공장은 현재 생산 램프업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다만 해당 공장은 CATL 제조 장비를 직접 들여와 테슬라가 자체 운영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우회형 CATL 공장이라는 비판도 받는다"고 설명했다.
中 전기차, 美에선 '뇌관' 취급
중국산 완성차 역시 미국 시장에서는 위험 요인으로 인식된다. 특히 경계가 강한 것은 전기차 분야다. 현재 대다수 미국 소비자는 높은 가격 부담으로 인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경향을 보인다.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 모델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입하면 시장 판도가 단기간 내에 뒤집힐 수 있다는 의미다. 전기차가 단순 제조업을 넘어 배터리·차량용 소프트웨어·데이터·충전 인프라가 결합한 전략 산업이라는 점도 문제다. 한 번 특정 업체의 차량과 운영 체계가 시장에 자리 잡으면 소비자는 해당 생태계에 사실상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 순식간에 현지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되는 셈이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리스크를 고려해 꾸준히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규제 장벽을 높여 왔다. 대표적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통신 연결(커넥티드) 차량을 단순한 자동차를 넘어 국가 안보 위험으로 취급했다. 중국산 차량 부품과 운용 프로그램이 미국 도로에 자리 잡게 되면 데이터 유출, 외부 통제 위험 등 안보 리스크가 가중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커넥티드 차량은 통신망 연결을 바탕으로 위치 정보, 이동 경로, 운전 습관, 주변 영상, 휴대전화 연결 정보 등을 수집한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겠다는 명분하에 2024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100%로 올렸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지난해 1월 발표한 커넥티드 차량 최종 규칙(Connected Vehicles Final Rule) 역시 바이든 행정부 산하에서 등장한 규제다. 해당 규칙은 중국이나 러시아와 밀접하게 연결된 업체가 만든 차량 연결 시스템(VCS) 하드웨어의 미국 수입을 제한하고, 이들 업체가 만든 VCS 또는 자율주행 시스템(ADS) 관련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커넥티드 차량의 미국 내 수입·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프트웨어 규제는 2027년식 차량부터, 하드웨어 규제는 2030년식 차량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각계 반발 최근에도 지속
이 같은 미국 내부의 경계심은 최근까지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코앞까지 다가온 가운데, 현지에서는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재차 높아져 가는 추세다. 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유화적 발언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디트로이트 경제 클럽 연설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미국인을 고용한다면 훌륭한 일"이라며 "중국과 일본도 들어오도록 허용하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 엘리사 슬롯킨 상원의원은 최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나쁜 거래를 하지 말라"며 "중국 브랜드 차량이 미국 딜러망에 들어오도록 합의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공화당 버니 모레노 오하이오주 상원의원과 함께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 인물이다. 이들이 발의한 '커넥티드 차량 보안법'은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커넥티드 차량 최종 규칙을 법률로 명문화하는 것이 핵심이며, 적용 범위를 더 넓힐 가능성까지 담고 있다. 하원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초당적 동반 법안이 제출됐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민주당 데비 딩겔 의원과 공화당 존 물레나르 의원은 공동성명에서 "미국 도로 위 모든 차량은 위치, 이동, 사람, 인프라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움직이는 데이터 수집 장치"라며 "중국 차량이나 부품이 이 시스템의 일부가 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 역시 해당 사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이다. 미국 완성차, 딜러, 부품업계 단체들은 지난 3월 중국의 자동차 산업 지배 시도가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 및 국가 안보, 자동차 산업 기반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의견을 미 행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 철강업계와 정보기술혁신재단도 중국 차량 금지 법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 들어오도록 해선 안 된다"며 "우리나라의 심장이자 영혼인 제조업을 중국산 수출 공세에 내주게 되면 치명적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자국 정부로부터 받는 '막대한 직접 지원'을 바탕으로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미국 시장에서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