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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화 없이 손실만 커진 AI 상장사들, 실적 개선 노력에도 '인력 부족'이 발목 잡아

사업화 없이 손실만 커진 AI 상장사들, 실적 개선 노력에도 '인력 부족'이 발목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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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못 내는 코스닥 AI 기업들, "거액 투자 등 어려운 영향"
기술 특례 제도로 상장은 했지만, "기술 고도화도 사업화도 못 이뤄"
기업 발목 잡는 '전문 인력 부족' 문제, 과학기술 대내외 협력도 세계 최하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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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을 앞세운 코스닥 AI 기업들의 수익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거듭 적자만 이어가면서 성장 동력을 잃은 건 덤이다. 이에 따라 AI 기업들은 올해 실적 개선과 스케일업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숙제를 떠안게 됐지만, 인력도 기술도 부족한 국내 AI 기업들이 이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가 시장을 중심으로 쏟아진다.

적자만 쌓이는 AI 기업들, "수익 창출 쉽지 않아"

14일 증시에 따르면 솔트룩스, 코난테크놀로지, 알체라 등 코스닥 상장 AI 솔루션 기업들의 지난해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늘어났다. 솔트룩스는 AI·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30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 303억원 영업손실 2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손실 규모만 크게 늘어난 셈이다.

코난테크놀로지는 2022년 154억원에서 지난해 244억원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영업손실 규모도 덩달아 4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영상인식 AI 솔루션 기업 알체라도 지난해 매출 116억원에 영업손실 185억원을 기록했다. 솔트룩스와 알체라는 벌써 3년 연속 영업 적자를 누적했고, 코난테크놀로지는 상장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에 있다.

이들 AI 기업의 공통점은 거대언어모델(LLM) 등을 자체 개발하면서 AI 기술 내재화에 수년간 투자해 왔다는 점이다. LLM 기반 생성형 AI 분야는 양질의 데이터와 대규모 컴퓨팅 파워, 우수 인재 보유 여부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AI 학습에 필요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 등 인프라 부문에 대한 거액의 투자도 필수다. 대기업도 아닌 국내 일반 기업 입장에서 쉽지 않은 숙제들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분야는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기업도 수년간 수천억원을 들여 LLM 등을 개발할 만큼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분야지만, 당장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국내 기업 중에는 자체 LLM 개발 대신 오픈소스나 경량화모델(sLLM) 등으로 실리적 선택을 하는 기업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화 못 하는 기업들에, 기술 특례 제도에도 '물음표'

AI 기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술 특례 제도 효용성에 의문을 갖는 이들도 늘었다. 기술 특례 제도란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가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기준을 낮춰 주는 제도로, 2005년 처음 도입됐다. 기술 특례에 신청하기 위해선 기술보증기금,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 등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기술평가기관 3곳 중 2곳에서 신용등급 'BBB' 이상을 받아야 하고 이중 적어도 한 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특히 당장 재무상 적자가 있더라도 회사가 보유한 기술의 우수성이 인정되는 경우 상장의 기회를 주는데, 지난 2015년 스타트업 활성화 목적으로 기술 특례 상장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이를 기회 삼아 상장한 AI 관련 기업들이 부쩍 많아졌다. 기술 특례 상장 기업은 상장 후 5년까지 매출이 없더라도 상장을 유지할 수 있어 진입에 더욱 용이하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기술 특례로 코스닥에 진입한 AI 기업들이 사업화 및 고도화 없이 적자만 누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기술적 역량이 부족해 기술 고도화가 어려워 사업화를 이루지 못하고, 또 사업화를 이루지 못하니 R&D 자금이 바닥나기 시작하면서 역량 강화가 어려워지는 등 악의 순환이 반복되고 있단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AI 업계 관계자는 "결국 기업이 살아 남기 위해선 기획과 개발 단계를 거쳐 사업화·고도화를 통해 상품을 제공해야 하는데, 다수 AI 업체들이 기획, 개발 단계에서 기술 특례 상장을 통과해 사업화·고도화가 결여됐다"며 "소비자의 정확한 니즈를 충족하지 못한 업체들의 문제점이 실적 악화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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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기 시작한 시장, 당면 문제는 '인력 부족'

물론 시장에 변화가 없는 건 아니다. 올해부터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수요처 중심으로 실질적 AI 활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AI 기업들도 덩달아 각성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요 찾기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알체라는 자사가 보유한 얼굴 본인인증, 신분증 본인인증, 출입관리, 산불 조기감지 등 솔루션을 금융, 환경, 정부와 공공기관, 공항 등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안면인식 AI 솔루션 사업 매출로 올해는 금융권 사업 확대에 집중하겠단 게 알체라의 계획이다. 사업 방향성을 확고히 잡으면서 성장 가능성도 높아졌다. 알체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10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연 매출 104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다만 국내 시장 특유의 인력 부족 문제는 여전히 중소 AI 기업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인력이 없으면 본격적인 기술력 향상을 이뤄낼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초격차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기술협력 촉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과학기술 관련 연구 인력 부족 규모는 2019년~2023년 800명에서 2024~2028년 4만7,000여 명으로 60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외 기술 협력 속도도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과학기술 분야 국외 협력 논문 수는 2만7,281건이었는데, 이는 미국의 8분의 1, 중국의 6분의 1 수준이다. 특히 비중(31.2%)으로는 46개국 중 40위의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AI를 포함한 국내 과학기술 생태계의 현주소가 이렇다 보니, 국내 AI 업체의 발전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장의 평가가 심심찮게 나오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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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펀드 철회 페널티 완화에 수시출자 규모 상승 기대 ↑, 정작 시장선 "구조적 문제 먼저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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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 완화에 활성책까지, 모태펀드 출자 비중 늘 수 있을까
업계선 우려 목소리, "척박한 투자환경에 '역효과'날 수도"
관찰자형 투자 만연한 민관, 쇠퇴하는 VC 업계 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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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모태펀드 출자사업의 수시출자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단 전망이 업계에서 힘을 얻고 있다. 시장 위축을 의식한 한국벤처투자가 지난해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모태펀드 출자사업 자진철회 페널티를 올해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선 불안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합 결성 후 자진철회가 보다 자유로워진 만큼 GP(위탁운용사) 반납 사례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단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정부 자금 의존도가 높은 국내 VC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속속 쏟아진다.

모태펀드 수시출자사업 자금 75.5% 감소, "철회 페널티 완화하겠다"

12일 VC 업계에 따르면 한국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가 지난해 회사의 '중기부 소관 모태펀드 수시출자사업' 명목으로 출자한 자금은 500억원으로 전년(2,037억원) 대비 75.5% 감소했다. 2022년 세 차례, 13개 분야에 대해 진행한 수시출자사업이 지난해 두 차례, 2개 분야로 대폭 줄기도 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VC들이 결성을 철회하고 모태펀드 자금을 돌려주는 일이 많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투자조합 결성 실패에 대한 GP의 책임을 확대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1차 정시출자사업 공고 당시 한국벤처투자는 GP 선정 뒤 조합 결성에 실패할 경우 연장 기한에 따라 최대 1년 동안 출자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결성시한 연장 없이 조합 결성을 자진철회할 경우 6개월 참여 제한, 결성시한 연장 후 철회한 경우 연장 시한일로부터 1년 참여 제한 등이다.

이에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해당 규정에 기한 내 자진철회 등으로 조합 결성에 실패할 경우 출자사업 참여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항목을 추가했다. 3월 31일 GP로 선정됐다면 6월 30일 전까지 조합 결성을 자진철회할 경우 제재를 적용하지 않겠단 것이다.

중기부 차원의 모태펀드 활성책도 쏟아졌다. 먼저 신생 GP의 등용문인 '루키리그'를 확대한다. 전체 예산의 10~15%를 루키리그 출자금으로 배정하고, 출자계획을 거꾸로 제안받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대략 1,000억원 안팎의 출자금을 내려주겠단 것이다.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도 도모한다. 전체 벤처투자 시장 규모에 비해 세컨더리 시장 규모가 작아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모태펀드 관리 규정도 손본다. 팬데믹 시기 일부 개정했던 규정들을 '국제 기준(글로벌 스탠다드)'으로 원상복구한다는 게 골자로, 관리보수 지급 기준이 이전처럼 펀드 약정총액의 보수율을 곱해 관리보수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돌아온다. 투자 잔액에 따라 관리보수를 책정하는 인센티브 제도는 철폐한다. 이외에도△사후관리위원회 구축 △청산 기한 연장 △손상차손 가이드라인 보완 등도 계획돼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이 같은 규제 완화 및 활성책 도입에 따라 VC 투자조합 결성이 앞으로 더욱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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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촉진 기대감 높지만, 일각선 "오히려 GP 반납 늘 수도"

다만 업계에선 불안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조합 결성 후 자진철회가 보다 자유로워진 만큼 GP 반납 사례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란 우려다. 국내 자본시장의 조달금리가 과거 대비 오르는 등 투자환경이 척박해진 탓에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VC 업계 전반이 쇠퇴하는 와중 일부 규제 완화 등 정책이 큰 효용을 보긴 어려우리란 시각이다.

국내 투자 환경이 악화했음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스타트업 투자 흐름을 통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 그간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들어선 스타트업 투자를 급격히 줄였다. 네이버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중 타법인 출자현황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해 투자한 기업은 △딥오토(5억원) △씨씨케이솔루션(5억원) △큐빅(4억원) △무빈(2억원) △오드아이(2억원) 등 총 5곳이었다.

2022년 29곳이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24곳(83%)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2022년엔 1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인수를 수차례 단행한 데 반해 지난해엔 10억원 미만의 투자만 진행했다. 카카오의 전문 VC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 총 12곳에 투자를 단행했는데, 이는 2022년 42곳에 비해 무려 71% 줄어든 수치다.

이들 기업의 투자 축소는 결국 경기침체 상황에서 투자할 만한 스타트업 자체가 줄었음을 방증한다. 실제 카카오 관계자도 "투자 건수를 줄이겠다는 기조는 한 번도 없었지만, 2022년부터 이어진 투자 혹한기로 창업 자체에 대한 모수가 줄어드는 등 투자 환경이 변해서 투자가 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도 "거시경제 상황상 좋은 스타트업 찾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부 자금 의존도 높은 한국, 민간에도 '보수성' 옮았다

한편으론 한국 모태펀드의 보수적 투자 속성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모태펀드의 자금줄을 정부가 쥐고 있는 만큼 신생 VC 외면으로 대표되는 특유의 보수성이 뿜어져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란 것이다. 특히 정부 자금의 경우 특정 산업을 키운다는 등의 정책적 목적이 부합하는 소규모 출자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근본적 원인은 국민 세금을 활용해야 한다는 부담 의식이다. 먼 미래를 본다면 당장 수익이 나오지 않더라도 성장성이 보이는 신생 VC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당장 세금을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정부는 눈앞의 이익을 좇는 데만 바빠진다는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민간에서도 소액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가 예상되는, 당연히 수익이 날 법한 후기 단계 기업에 투자한 후 수익을 거두는 식의 '관찰자형 투자'가 관행처럼 굳어졌다. 이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GP 선정 사업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수익률 방어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음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쉬운 투자 혹은 소규모 투자로 손실을 최소화하다 보니 성과보수보단 관리보수 늘리는 데 집중하게 됐다"며 "펀드를 늘리기 위해 정부 입맛에 맞는 투자에만 집중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VC 업계 전반을 관통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투자금 확대를 위한 정책에만 매몰된다면 VC 생태계는 더욱 몰락하기만 할 거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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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영향력 키워가는 C커머스, '최후 저지선' 쿠팡은 수익성 한계 부딪혀

시장 영향력 키워가는 C커머스, '최후 저지선' 쿠팡은 수익성 한계 부딪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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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커머스 지난해 10월 결제액 138% 급증해
올해만 국내에 1조5,000억원 투자하겠다는 알리익스프레스
3년간 3조원 투자로 맞불 놓은 쿠팡, 수익성 문제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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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이하 C커머스)' 업체들의 매출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저가 상품, 무료 배송·반품 등 파격적인 혜택을 앞세워 국내 시장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C커머스의 '소비자 친화 전략'을 앞세운 맹추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의 '최후 저지선'으로 꼽히는 쿠팡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부랴부랴 유료 멤버십 요금 인상을 단행하고 나섰다.

이용자 수 급증하며 결제 금액도 상승세

최근 BC카드가 C커머스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3월까지 소비자들의 C커머스 결제 금액은 13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온라인 쇼핑 플랫폼(K커머스) 결제 금액이 2.5% 감소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C커머스 평균 결제 금액은 올해 3월 기준 2만4,580원으로 지난해 10월(2만3,745원)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K커머스의 평균 결제 금액은 같은 기간 K커머스는 3만9,369원에서 3만8,814원으로 줄었다.

단 이들 업체의 공식적인 매출액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알리바바는 2022년 1,345억 달러(179조7,592억원) 매출을 거두며 글로벌 이커머스 시가총액 3위(1,879억 달러)에 올랐으나, 산하의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매출이 공개된 적이 없다. 글로벌 시가총액 2위(1,919억 달러) 핀둬둬그룹 산하 업체인 테무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는 알리와 테무의 성장과 함께 직구액이 커진 만큼, 알리와 테무의 매출이 최소 1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테무의 한국인 이용자 수는 2월 580만6천명에서 3월 829만6천명으로 249만 명(42.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알리익스프레스 사용자 수는 818만3천명에서 887만1천명으로 68만 명(8.4%) 늘었다.

C커머스의 공격적인 투자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차후 한층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바바그룹은 최근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자 앞으로 3년간 11억 달러(약 1조4,471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알리바바그룹 측은 우선 2억 달러(약 2,632억원)를 투자해 올해 내로 국내에 18만㎡(약 5만4,45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축구장 25개와 맞먹는 면적이자, 단일 시설 기준 국내 최대 규모다.

또 한국 셀러의 글로벌 판매 촉진을 위해서 1억 달러(약 1,316억 원)를 투자한다. 우수한 한국 상품을 발굴하기 위한 소싱 센터를 세우고, 오는 6월까지는 수출 플랫폼 역할을 할 글로벌 판매 채널도 개설하겠다는 방침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외 동남아시아나 스페인어권에서 운영 중인 여러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한국 상품을 판매하고, 이를 통해 3년간 5만 개에 달하는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 수출을 지원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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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보호에는 1,000억원을 투자한다. 알리는 300명의 전문 상담사가 있는 고객서비스센터를 공식 개설해 소비자 불만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직구(직접구매) 상품의 경우 구매 후 90일 내 '무조건 환불' 원칙을 수립하고, 직구 상품이 위조 상품이나 가품으로 의심되면 100% 구매대금을 반환한다. 플랫폼 내 가품 의심 상품을 걸러내고 한국 브랜드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데도 1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지난해 10월부터 3월까지 가품 의심 상품을 취급한 5,000개의 셀러를 퇴출하고, 182만4,810개 위조 의심 상품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 쿠팡은 '영업이익률 1.9%' 굴욕

이런 가운데 C커머스의 강력한 대항마로 손꼽히는 쿠팡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 27일, 쿠팡은 알리익스프레스의 투자 소식에 맞불을 놓듯 앞으로 3년간 3조원 이상의 물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 5,000만 인구가 모두 무료 로켓배송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이른바 '전국 쿠세권'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쿠팡의 야심찬 포부가 전해지자, 업계 곳곳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먼저 흘러나왔다. 쿠팡은 탄탄한 고객층을 보유하곤 있지만, 수익성은 업계 최하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9%에 불과하다. 이는 신세계·이마트(10%), 현대백화점(7.2%), 롯데쇼핑(3.5%), GS25(3.5%) 등 여타 주요 유통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무료배송 등을 앞세운 쿠팡의 월정액 유료 멤버십인 '쿠팡 와우'가 지출 증가세를 견인하며 수익성 개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쿠팡은 지난 12일 와우 멤버십 요금을 종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1년 말 멤버십 요금을 4,990원으로 인상한 지 약 2년 4개월 만이다. 인상된 요금은 신규 가입 회원(지난 13일부터)에게 우선 적용되며, 기존 4,990원에 서비스를 이용하던 회원들은 오는 8월부터 인상된 요금을 납부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요금 인상이 C커머스의 매서운 추격 속 일종의 '자구책'이라는 평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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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이면 될까요" 자금 유치 시급한 SK에코플랜트, IPO 기업가치 목표 하향 검토

"5조원이면 될까요" 자금 유치 시급한 SK에코플랜트, IPO 기업가치 목표 하향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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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목표 기업가치 8조원에서 5조원으로?
"부어도 부어도 끝이 없다" 대규모 투자로 자금 수요 확대
환경사업 수익성 악화, 시장 의구심 뚫고 IPO 성공할 수 있을까
SK에코플랜트-IPO-추진-상황

SK그룹의 친환경(ESG)·건설기업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 목표 기업가치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실적이 미끄러지고, 기존 목표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점차 커지자, 자체적으로 밸류에이션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추가 사업 확장·안정적 경영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시급한 가운데, 과연 SK에코플랜트는 무사히 IPO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까.

다가오는 상장 시일, 눈높이 낮추나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접촉해 IPO 기업가치 조정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측은 기업가치를 4조~5조원까지 낮추는 한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Refixing)을 통해 FI 보유 지분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과 약속한 '2026년 내 상장'을 위해 눈높이를 대폭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2년 7월 1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4년 이내에 IPO를 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브레인자산운용, 프리미어파트너스,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전환우선주(CPS) 형태로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글랜우드크레디트, 한국투자증권 등에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추가 투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당시 논의된 기업가치는 약 8조원(약 58억 달러) 수준이다.

문제는 한국거래소 예비심사 청구, 상장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6년 상장을 위해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미 2022년 NH투자증권, UBS증권(옛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기존 IPO 목표 시기는 지난해였으나,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장 전반이 위축되며 실제 상장을 추진하지는 못했다.

자금 유치 총력 기울이는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사업 확장을 위해 신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지분 매각, 투자 유치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자금을 끌어모은 바 있다. 메리츠증권에 1,135억원 규모 환경 시설 관리 지분을 매각하고, 3,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비슷한 시기 해외 투자자로부터 최대 5,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1,3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 총 7,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1년물 300억원 모집에 2,110억원, 1.5년물 400억원 모집에 1,810억원, 2년물 600억원 모집에 3,080억원이 모인 결과다. 하지만 SK에코플랜트의 자금 수요는 여전히 충족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일부 투자자 사이에선 기존에 매입한 환경 자산 일부를 매각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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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도 불구, SK에코플랜트의 수익성이 꾸준히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기간 순손실은 336억원으로, 전년(순이익 6,380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SK에코플랜트가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SK건설' 시절인 2014년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과 업황 악화 등이 실적 전반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비관적 평가

이런 가운데 만약 SK에코플랜트가 기업가치를 낮춰 IPO를 진행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자금 부족 문제를 일부 해결하고 추가 성장을 위한 발판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관건은 시장이 이 같은 전략에 선뜻 호응할지다. 현재 수많은 시장 구성원은 SK에코플랜트의 미래 성장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SK에코플랜트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 내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당시 SK에코플랜트는 기업가치 10조원을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이에 시장은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평을 내놨다. 문제가 된 건 환경·에너지 사업이었다. SK에코플랜트는 관련 사업을 다각화한 2020년 이후부터 재무 안전성 문제를 겪어왔으며, 과감한 M&A(인수·합병)를 통해 흡수한 환경 기업들과도 이렇다 할 시너지를 창출하지 못했다. 더욱이 이 같은 리스크는 지금까지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 환경 사업의 영업이익은 8,900만원으로 전년(311억 원) 대비 99.9% 급감했다. 전체 영업이익 기여도 역시 0.05%에 불과했다.

시장의 혹독한 평가에도 불구, SK에코플랜트는 경영 체제를 가다듬는 등 성공적인 IPO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말 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이 SK에코플랜트 신임 각자대표이사에 선임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SK에코플랜트는 기존 박경일 단독대표이사체제를 장동현 부회장·박경일 사장의 각자대표이사체제로 전환하고, 적극적인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내부 환경을 우선적으로 정비하며 IPO 성공을 위한 추진력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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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1변수 회귀분석의 문제점과 정치권 패널들의 선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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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2대 총선의 여당 참패를 무조건 대통령 잘못으로만 설명하는 정치권 패널들의 해석 다수
실제 사회 현상은 수 많은 변수들의 복합 작용으로 이뤄짐에도 단순히 쉬운 설명만 찾기 때문
시민 사회 역량 성장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원인을 찾아내는 분석 역량을 길러내야

지난 10일 치뤄진 제22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참패로 결론이 나오자, 정치권 패널들 대부분이 정부 실패, 혹은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돌리는 평가를 내놨다. 기업이 잘 돌아가지 않아 상장폐지,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의 절차를 밟게되면 모든 비난이 회사 대표에게만 쏠리고, 그 아래 모든 직원들은 불쌍한 피해자인 것처럼 취급되는 것과 비슷한 모습을 보는 것 같더라.

대표 한 사람이 전지전능해서 하루 24시간 안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관리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는 직원들의 심각한 무능, 도덕적 해이, 범죄 등이 원인일 수도 있고, 시장 상황이 나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대표자 한 명에게 책임을 집중시킨다. 이번 선거 결과 해석도 지나치게 한 가지 원인으로만 해석을 내놓는 것을 보면서, 학부 저학년 학생들에게 처음 회귀분석을 가르칠 때 1변수만으로 설명하는 회귀분석의 문제점을 지적하던 생각이 났다.

선거투표

1변수 회귀분석과 대통령 한 사람만을 탓하는 정치권 패널들의 총선 해석

이번 총선 결과를 놓고 정치권에서 대통령에게 반감을 많이 가진 관계자들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내놓는 것은 어느 정도 납득 가는 면이 있다. 대통령을 비난해서 자신이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정부가 의료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인 탓에 의사 집단에서는 무리한 의료 개혁이 총선 패배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가 발주한 R&D사업들로 사업체를 연명하던 좀비기업들 대표들을 만나보면 R&D예산 축소가 총선 패배의 주 원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모두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덕분에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모두가 맞는 말일 수도 있고, 모두가 맞기는 하지만, 데이터 과학적으로 보면 아주 조금씩만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아주 조금씩만 맞는다는 말이 무슨 뜻이냐면, 회귀분석이라는 통계학 기초 개념은 1개 변수가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기본 가정에서 출발한다. 실제로 세상에는 단 1개의 변수가 모든 것을 바꾸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매트릭스 영화 속의 시스템 관리자인 스미스처럼 자기 복제를 한 인간만으로 구성된 사회라면 1명에게 바이러스를 심어도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겠지만, 세상 사람들 모두가 조금씩 다른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고, 다른 상황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 시선이 다르고, 경험이 달라지고, 해석이 다르고, 결국 판단이 달라진다.

1개의 변수가 매우 중요한 변수일 수도 있고, 혹은 여러 개의 변수들이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1개의 변수가 여러 개의 변수들을 조종했다는 점에서 1개의 변수가 가장 중요한 변수인 경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딥러닝 등의 계산과학 계산방법론은 대표적으로 그런 숨겨진 변수들을 찾아내는 계산이기도 하다. 그런데, 단순 기초 통계보다 컴퓨터 계산 비용을 많이 쓰는 고급 계산들도 더더욱 1개의 숨겨진 변수가 아니라 수 많은 숨겨진 변수들을 고려해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숫자 0에서 9까지를 구분하는데는 모델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최소한 10개의 다른 변수가 있어야 10개 숫자를 구분할 수 있고,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모델은 숫자 0에서 9까지에 벌써 30개의 숨겨진 변수를 채택한다.

대통령이 당선되던 2022년에 약속했던 주요 공약들이 실행되지 않았고, 주요 정책들이 실패했던 것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돌아갔을 수 있다. 그 부분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지 그 하나의 변수만으로 선겨 결과를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세상 사람들은 숫자 0에서 9까지 이상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적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1변수 기반 설명은 가장 쉽지만 가장 틀린 설명

세계 2차 대전 이후 8년간 미국 대통령을 지낸 해리 트루먼(Harry Truman)은 '손이 하나만 있는 경제학자(One-hand economist)'가 필요하다는 농담을 자주했다. 어떤 정책을 하고 싶어서 경제자문위원들에게 질문을 하면 해당 정책으로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다며 한 손을 꺼내고, 다른 한편으로 생기는 부작용을 설명하면서 다른 손을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상 모든 사건에는 명암이 있는 것처럼, 특정 사건을 해석하는 회귀분석 기반 설명도 1변수가 아니라 2개 이상의 다변수로 설명을 찾아야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다변수 회귀분석을 바탕으로 최근 인기를 얻은 머신러닝, 딥러닝 등등의 인공지능 계산법들을 배운 학생 중 하나가 1변수 기반의 설명이 얼마나 조악한 계산인지를 인지했는지, "세상 사람들은 왜 그렇게 쉬운 것만 찾는 걸까요?"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딥러닝 계산만 쓰면 무조건 인공지능이고, 인공지능만 쓰면 모든 것을 다 자동화해서 100% 맞출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이 얼마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지 공감을 표현하면서 쓴 표현이다.

당시 트루먼 대통령도, 이번 선거 결과를 해석하는 정치권 패널들도, 딱 그 학생의 지적을 들어야 할 분들이다. 1변수로 설명하면 원인과 결과가 바로 보이니 매우 쉽다. 사실 1변수 이외에 다른 변수들도 있다고 말을 이어가면 "넌 왜 이렇게 어렵게 설명하냐?", "원인과 결과, 딱딱, 하나로 정리해라고" 같은 따가운 비난을 윗사람들에게 듣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요컨대, 정확성을 높이려는 설명은 '어려운 설명'이 되어버리니 정치권 패널들도 쉬운 1변수 해석에 매몰되어 버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

다변수 해석을 이해할 수 있어야 진정한 민주 시민이 아닐까?

군중들을 어리석게 만들어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정치를 중우정치라고 부른다. 프랑스의 사회심리학자이자 사상가인 귀스타브 르봉(1841~1931)은 100년도 더 전인 1895년에 《군중심리학》이라는 책을 내놨다. 당시 서론에서 그는 “과거에는 소수의 엘리트층이 사회를 이끌었다면, 다가오는 20세기는 군중의 힘이 커지는 ‘군중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문제는 선거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찾는 사회 제도라는 점이다. 집단지성이 집단의 평균지성인만큼, 군중들의 수준이 낮아지면 그만큼 집단지성의 결과물도 수준이 떨어지게 된다.

우리 사회가 선거 해석을 1변수 회귀분석 수준으로 반복하고 있으면, 시민들의 집단지성 수준이 떨어지고, 결국은 민주시민 사회의 역량도 함께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조건 딥러닝이면 모든 것이 다 된다는 외부 인사들의 잘못된 상식을 "왜 그렇게 쉬운 것만 찾는 걸까요?"라고 묻던 그 학생에게 "그 분이 몰라서 그렇다"라고 대답하고 넘어갔는데, "배우시면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덧붙이고 싶었지만 "배우려고 하시지도 않을 것 같다"는 학생의 대답을 들을 것 같아 망설였었다.

선거라는 시스템으로 대표자를 뽑는 이상, 민주주의 발전은 결국 구성원들의 역량 성장에 달려있다. "배우려고 하시지도 않을 것 같다"는 분들로 그런 역량 성장을 일궈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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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AI 가속기 '가우디 3' 출시, 엔비디아 아성에 도전하는 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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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24, 거대 언어 모델의 훈련·추론 성능 향상 위한 AI 칩 공개
엔비디아 H100 대비 훈련 속도 50%, LLM 실행 속도 30% 향상
네이버와 AI 반도체 연구소 공동 설립, 엔비디아 독점 견제
가우디 3 출시로 인텔 파운드리 사업 적자 극복 기대
Intel Gaudi 3 Front 20240412
사진=인텔

미국 종합반도체기업 인텔은 9일(현지시각)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인텔 비전 2024'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훈련 및 실행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계된 최신 AI 칩 '가우디 3'을 발표했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주력 GPU인 H100을 콕 찍어 비교했다. 인텔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가우디 3은 H100에 비해 훈련 속도가 50%, LLM 처리 속도가 30% 더 빠르다고 한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혁신은 실리콘을 통해 전례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모든 기업이 빠르게 AI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라며, "인텔은 PC에서 데이터 센터, 엣지에 이르기까지 기업 전반의 모든 곳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인텔의 최신 가우디, 제온(Xeon)과 코어 Ultra 플랫폼은 고객과 파트너의 변화하는 요구를 충족하고 앞으로의 엄청난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화된 응집력 있는 유연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 니즈 맞춘 매력적인 대안", 뛰어난 성능·확장성·비용 효율성 앞세워

가우디 3은 향상된 메모리와 네트워킹 대역폭을 자랑하며 이전 가우디 2에 비해 4배 더 많은 AI 컴퓨팅을 제공한다. 아울러 이 칩에는 수만 개의 가속기가 내장되어 있으며 이더넷을 통해 상호 연결도 가능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인텔은 가우디 3 칩의 비용 효율성이 실험이나 기존 AI 배포를 확장하는 기업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인텔 부사장 겸 데이터센터·AI 그룹 총괄 매니저인 저스틴 호타드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AI 시장의 환경 속에서 기존의 제품들과 고객의 니즈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고객과 시장의 피드백은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기업들은 가용성, 확장성, 성능, 비용, 에너지 효율성 등을 고려하는데, 인텔 가우디 3은 가격 대비 성능, 시스템 확장성, 짧은 가치 실현 시간의 이점을 제공해 매력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Intel Gaudi 3 Overview 20240412
사진=인텔

네이버·인텔 AI 동맹, AI 반도체 연구소 설립으로 엔비디아 독점에 맞서

네이버가 바로 가우디 3칩의 얼리 어답터 중 하나다. 비전 2024에서 네이버는 가우디 하드웨어를 사용하여 글로벌 AI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LLM을 개발하기 위해 인텔과 협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협력의 배경은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다. 인텔은 AI 학습·추론 병렬 처리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 CUDA의 독점적 지위를 견제하고,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GPU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비용 리스크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따라서 인텔은 네이버를 이용해 가우디 기반의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대를, 네이버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AI 칩 확보와 하이퍼클라우드 AI 업데이트, 그리고 클라우드 운영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특히 인텔 칩의 '전력 대비 성능'을 높이 샀다고 전했다.

네이버와 인텔의 협력은 AI 칩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그만큼 불확실성도 존재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네이버는 자사의 AI 모델에 인텔 칩을 한 번도 활용한 경험이 없는 데다, 인텔의 AI 칩은 엔비디아 칩 대비 경쟁력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독주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텔, 가우디 3 출시로 파운드리 사업 적자 극복 기대

한편 지난해 인텔 파운드리 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낸 것에 이어 올해 파운드리 사업 적자 규모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가우디 3으로 인한 '파운드리 사업 적자 상쇄' 기대가 피어오르고 있다.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23.5% 하락하고 올해 들어 지속 하락세를 보여, 인텔의 가우디 3의 성공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가우디 3과 함께 인텔은 새로운 제온 프로세서도 살짝 선보였다. 생성형 AI 워크로드를 구동하도록 설계된 제온 6s는 클라우드·엣지 워크로드를 위한 데이터 센터에서 실행할 수 있다.

올해 말 출시될 두 가지 제온 6 제품군인 시에라 포레스트(Sierra Forest)와 그래닛 래피즈(Granite Rapids)는 올해 초에 출시되었던 5세대 버전을 대체할 예정이다. 시장 반전에 만전을 기한 모습이다.

또한 인텔은 기업이 생성형 AI 소프트웨어 배포를 용이하게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 제품군인 타이버(Tiber)도 공개했다. 타이버는 기업 고객이 클라우드 또는 엣지에서 AI 서비스를 안전하게 배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컴파일하는 기능이 있으며, 향후 몇 달 내에 출시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인텔은 새로운 칩을 올해 말 일반 출시에 앞서 하반기에 델 테크놀로지스, HPE, 레노버를 비롯한 하드웨어 제조업체에 먼저 제공하려고 한다. 그리고 Wi-Fi 카드나 SSD와 같은 다른 고속 입출력 구성 요소를 연결할 수 있는 가우디 3용 PCIe 애드인 카드 출시도 올해 3분기에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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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력' 한계 봉착? 3년째 적자폭 확대한 직방, 요원한 IPO에 투자 가능성도↓

'글로벌 경쟁력' 한계 봉착? 3년째 적자폭 확대한 직방, 요원한 IPO에 투자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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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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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 더하는 직방, 직원 감축도 거듭 진행
외연 확장도 한계, '중국 전초 기지화'한다던 홈 IoT도 "글쎄"
"내수시장 확장성 낮아, 글로벌 경쟁력부터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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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프롭테크 기업으로 꼽히는 직방이 영업손실을 매년 더하고 있다. 자금이 들어오긴커녕 빠져나고만 있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선 2022년 2조5,000억원까지 치솟았던 직방의 기업가치가 4,000억원 아래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직방은 업황 부진의 이유로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를 꼽는다.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지만, 시장 일각에선 결국 국내 스타트업 특유의 글로벌 경쟁력 부족이 한계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적자 이어가는 직방, 외연 확장도 '한계'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직 공시되지 않은 직방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200억원으로 전년(883억원) 대비 35.9%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2022년 37억원에서 380억원으로 외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8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후 3년째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2월께엔 모든 부서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도 진행했다. 지난해 4월 각 팀당 10~20% 인원 감축을 단행한 데 이어 또 한번 감축에 나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극적이었던 외연 확장 역시 한계에 봉착했다. 직방은 지난 2022년 삼성SDS 홈 IoT(사물인터넷) 부문 인수를 비롯해 ▲큐픽스 ▲호갱노노 ▲온택트플러스 ▲소마 ▲로프트피엠씨 ▲디스코 ▲슈가힐 등 다양한 회사를 설립·인수하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자생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소요되면서 기업이 이들에 제공한 대여금만 쌓이고 있다. 직방이 지난해까지 3년간 이들에게 제공한 대여금은 총 766억원이다.

직방은 삼성SDS 홈 IoT 사업부를 통해 현금을 창출할 수 있으리란 입장이다. 삼성SDS가 중국 사업을 위해 만들어뒀던 중국 법인을 전초 기지로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게 직방의 생각이다. 그러나 직방이 중국 스마트홈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스마트홈 시장은 자국 기업인 샤오미가 꽉 잡고 있는 판국이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룬토에 따르면 샤오미의 중국 스마트홈 시장 점유율은 19.2%다. 스마트도어록 온라인 시장에서도 샤오미는 23.6%로 1위를 차지했고, 2위와 3위도 중국 로컬기업인 카이디스와 더스만의 몫이다. 선두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직방의 '전초 기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거듭 나온다.

추가 투자 절실하지만, "IPO 전엔 힘들 듯"

결국 현시점의 직방에 가장 필요한 건 시간이다. 추가 투자를 통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기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란 의미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실만 이어지는 직방이 투자를 받으려면 IPO(기업공개)가 필수적인데, 막상 직방은 IPO 추진의 구체적인 일정도 잡지 못하는 형국인 탓이다.

실제 직방은 IPO 추진에 있어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주관사 선정 작업도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통상 IPO 진행은 주관사 선정 이후 약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직방에 높은 몸값을 지불한 VC 등 기관들도 IPO 추진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직방의 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에 달하던 당시 자금을 투입한 기관 입장에선 가치가 하락한 지금 IPO를 진행하면 40~50% 이상의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IPO를 위해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가 곳곳에 산적한 직방이 당장 투자금을 받아볼 수 있는 개연성은 어디에도 없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현금성 자산이 대폭 줄었단 점도 악재다. 부동산 침체기를 버텨낼 만한 '실탄'이 부족하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직방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직방이 지닌 현금성 자산은 2023년 기준 총 500억원가량이다. 2022년 현금성 자산이 874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1년 새 약 370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 홈 IoT 사업부를 무리하게 인수한 영향으로 현금 보유량이 2년 사이 거의 3분의 1로 토막이 났다"며 "거듭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직방이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직방의 런웨이(스타트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자금으로 자생할 수 있는 수명)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익성 개선 없이 현금 유출만 지속되면 기업 몰락은 예정된 수순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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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가 원인? "글로벌 경쟁력부터 늘려야"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는 원인으로 직방 측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를 꼽았다. 실제 전국주택거래량은 2020년 말 128만 건에서 지난해 56만 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매물 정보를 플랫폼에 올려 광고수익을 받는 직방의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인해 부동산 관련 플랫폼의 경영 실적이 악화하는 추세"라며 "서울 아파트 거래가 꿈틀하는 와중 지방 상당수 지역의 거래는 여전히 쪼그라들고 있다. 당분간은 하락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직방도 한국 스타트업계 특유의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 혹한기를 버텨내는 것조차 못하는 건 결국 저조한 경쟁력을 그대로 드러낸 셈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직방은 삼성SDS 홈 IoT의 중국 법인을 전략 기지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으나 막상 중국 시장 진출은 요원하기만 했다.

지난 2022년 5월엔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한 가상오피스 플랫폼 '소마'의 글로벌 서비스를 출시하고 미국법인도 설립했지만, 이마저도 아직 서비스 수익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시장 인지도가 떨어져 무료 제공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좁은 내수시장에 매몰된 한국 스타트업은 근본적인 확장을 이루는 데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쿠팡이 흑자전환하는 데 약 10년의 시간이 걸린 것처럼 말이다. 쿠팡보다 내수 확장성이 낮은 직방 입장에선 글로벌 경쟁력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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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중국' 애플, 인도에 차기 생산거점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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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미·중갈등 등 악재에 '탈중국, 공급망 다각화' 추진
블룸버그 "아이폰 14% 인도 생산, 중국과의 격차 줄이고 있어"
애플뿐 아니라 삼성전자, 현대차, 테슬라 등도 인도 생산 확대
중국_20240412

애플이 탈중국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인도에서의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폭스콘 등 애플의 주요 OEM 기업들도 인도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면서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인도는 젊고 저렴한 노동력과 세계적 수준의 IT 인재, 14억 인구의 거대한 소비시장을 보유한 매력적인 곳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에 이어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인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 내 애플 제조설비 14곳, 2025년 아이폰의 25% 생산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1년간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 비율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배가량 증가한 14%를 기록했다. 판매액 기준으로는 140억 달러(약 19조원)에 달한다. 애플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중심의 생산 기반을 다변화하기 위해 2017년부터 다른 국가로 생산 공장 이전을 추진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중국의 봉쇄 정책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탈중국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대안으로 차기 생산거점이 될 곳으로는 인도가 꼽히고 있다. 그동안 인도에서는 구형 아이폰만 생산해 왔지만 지난 2022년 9월 출시한 새 모델 '아이폰14'의 경우 중국과 함께 인도에서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2022년 1년간 인도에서 약 650만 대의 아이폰을 출하했다. 이는 중국의 생산량 5,000만 대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최근 인도에서 생산을 늘리면서 중국과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폭스콘, 페가트론, 위스트론 등 중국에 생산거점을 뒀던 애플의 주요 OEM 기업들도 인도에 공장을 건설하면서 애플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인도에서 아이폰의 67%를 조립했다. 페가트론은 지난해부터 아이폰15 시리즈를 생산하고 있다. JP모건 등에 따르면 인도 내 애플의 제조 설비 수는 지난 2021년 11곳에서 2022년 14곳으로 늘어났으며 오는 2025년 세계 아이폰의 25%를 인도에서 조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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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14억 소비시장, 경제력 높아져 프리미엄폰 수요 증가 기대

생산거점뿐만 아니라 소비거점으로도 인도는 애플의 유망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지난해 4월 애플은 인도 최대 도시인 뭄바이와 수도 뉴델리에 각각 오프라인 매장을 개장했다. 당시 팀 쿡 애플 CEO가 인도 내 첫 오프라인 매장 개장식에 참석할 정도로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3년 기준 인도 인구는 14억2,800만 명으로 중국 인구 14억2,500만 명을 웃돈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중국과 달리 경제도 급성장하고 있어 국민들의 구매력과 경제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향후 고가의 프리미엄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인도 내 400달러(약 50만원) 이상 스마트폰 출하 비중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4%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하며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중국 정부의 '외국 스마트폰 사용 제한 조치'와 미·중 갈등 여파로 '애국 소비'가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애플의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336만2,100대에 그치며 348만900대를 판 샤오미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앞서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만 최신 아이폰을 최대 500위안 할인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내놓기도 했지만 판매량 증가 효과는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 현지 프리미엄폰 생산 늘려 '인도 시장 1위' 수성

인도에 생산거점을 구축·운영하는 기업은 애플만이 아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테슬라 등 많은 글로벌 기업이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뉴델리 도심에서 약 22㎞ 떨어진 노이다 공장에 갤럭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노이다 공장의 생산량은 연 1억2,000만 대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물량의 30% 이상을 인도에서 소화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채널을 확대하고 프리미엄폰의 현지 생산을 늘려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도 이미 전기자동차(EV) 현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인도 현지 EV 생산시설과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지난해부터 10년간 2,000억 루피(약 3조2,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오는 2028년까지 6개의 EV 모델을 투입하고 현지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해 충전소를 대거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도 2025년부터 소형 EV를 생산하고 목적기반차(PBV)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가 인도 대규모 투자에 이어 배터리 공급망까지 확보한 가운데 테슬라도 인도 현지에 전기차 공장 설립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올해 3월 인도 정부는 전기차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조건으로 3년간 해외 자동차기업에 관세 인하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를 위한 정책으로 해석된다. 테슬라의 인도 생산공장은 20억~30억 달러 규모로 소형 저가 모델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향후 인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유럽 동남부 지역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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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출구조사 오차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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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출구조사 오차 탓에 누군가는 웃다고 울고, 또 누군가는 울다가 웃게됐다
데이터 과학은 오차가 허락되는 학문이지만, 그렇다고 오차의 원인마저 무시하는 학문은 아냐
이번 오차의 원인은 지역, 연령, 성별 기반의 과거 모델이 후보별 특성을 고려 못했기 때문
패널 데이터 형태로 기본 데이터 구조를 바꾸 재접근하는 것도 도전해볼만한 방법

지난 22대 총선 투표가 종료되기 약 30분 전 무렵, 서울 동작을 지역구 나경원 후보 사무실 앞에 있던 방송3사 차량들이 허겁지겁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구조사에서 앞선 것으로 나온 같은 지역구 류삼영 후보 사무실로 급하게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출구조사가 투표 종료 시각인 오후 6시보다 1시간 전에 마감됐고, 실제 방송사들이 공표한 6시 정각보다 조금 일찍 결과를 알았던 탓에 현장 기자들이 발빠른 대응을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나 후보가 그간 여론조사에서 앞서왔던데다 이번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경우 5선 중진 의원이 되고, 인기 정치인이라 방송사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탓에 주요 방송사들이 모였던 것으로 보인다. 모 종편 방송사 차량 1대만 남기고 오후 6시가 되기도 전에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방송사 차량들이 출구조사를 뒤집고 나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되자 다시 새벽 무렵에 슬그머니 나 후보 사무실 근처로 돌아왔다는 웃지못할 해프닝을 들으면서, 출구조사 기반 예측 작업에 사소한 오차들이 거듭된 탓에 현장 기자들을 헛수고 시켰다는 생각도 들었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선거투표

모델 오차가 낳은 해프닝에 누군가의 가슴은 미어졌다

방송사 기자들이 재빨리 짐을 싸서 나가는 걸 보던 나 후보 지역구 사무실의 관계자들은 어떤 감정이었을까? 오후 6시 출구조사 방송을 보기 전에 이미 기자들의 행동만 보고도 유·불리를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고, 선거 캠프 전체에 낙선의 그림자가 드리웠을 것이다. 그러다 새벽 늦게 염치없이 다시 찾아온 기자들을 보면서는 또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염치 불구하고 다시 나 후보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갔던 기자들도 부끄러웠을 것이고, 그들을 맞이하는 캠프 관계자들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런 불편함을 만들어 낸 것은 출구조사와 사전투표를 합산하는 모델을 만들었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다. 심지어 'AI예측'이라고 호기롭게 자랑했던 그 모델은 254개 지역구 중 사실상 당선자가 이미 결정된 지역구를 제외한 약 100개 지역구 중 무려 10개의 지역구에서 당선자 예측에 실패했다.

예측 실패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경기 남부 일대에서도 위의 나 후보 지역구 사무실과 비슷한 사례들이 연이어 알려졌다. 데이터 보정 설정을 잘못한 탓에 10일 밤부터 11일 오전까지 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이 미어졌다가 다시 환희에 사로잡히기도 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반대로 환호성을 지르다가 더 큰 낙차감에 빠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지역구가 '불과 10곳에 지나지 않는다'고 자화자찬할 수도 있겠지만, 그 모델의 ±오차는 수 많은 사람들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

오차가 허락되는 학문과 허락되지 않는 학문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알파고 이후 한국에서도 'AI열풍'이 불면서 정부에서 발주하는 수 많은 프로젝트들에도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프로젝트의 요건들을 보면 대부분 ▲반드시 딥러닝을 써야 함, ▲반드시 99.9%이상의 정확도를 보여야 함, 같은 황당한 요건들이 많았다. 주어진 데이터와 목표에 따라 써야하는 모델도 달라지고, 정확도 최대치도 달라질 수밖에 없고, 사회과학 데이터들 기반의 모델들은 설명력(R-squared)이 70%를 넘으면 뭔가 설정을 잘못한 것이 아닌가 논란이 될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을 쓰면 99.9%로 올릴 수 있는 것 아닌가요?"와 같은 터무니 없는 답변을 듣고 혀를 차는 일이 빈번했다.

그렇게 오차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는 황당한 사고방식이 몇 년간 전문가들에게 맹비난을 받으면서 지금은 대부분 정부 프로젝트 요건에서 사라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AI예측'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엄청난 알고리즘을 통해 완벽한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들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해진 문법이 있기 때문에 가장 오류가 적어야 할 '텍스트(Text)'기반 데이터로 만든 챗GPT류의 대형언어모델(LLM)들조차도 '환각(Hallucination)' 문제를 피하기 쉽지 않다. 제한된 데이터 그룹과 제한된 목적을 가정한다면 환각 사건이 생길 만한 모델 오차들을 강제 수정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텐데, 단순히 데이터를 하나 지우고 고쳐쓰는 수준이 아니라 모델 구성 방식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위의 출구조사 기반 당선자 예측 모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예전 IT업계 개발자들이 단순히 코딩을 할 줄 안다는 이유로 '인공지능 전문가'라고 포장하던 시절처럼 무작정 '딥러닝'을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미 시장에서 퇴출됐겠지만, 출구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권자 지형에 대한 모델을 만들 때는 역시 모델 구성 방식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뒤따라야 한다. 통계학 기반의 데이터 사이언스가 오차가 허락되는 학문이라고 해서 주어진 모델을 무지성으로 그대로 갖다 써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지역, 성별, 연령에만 의존한 모델의 한계

데이터 사이언스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패널 데이터(Panel data, 수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10개 내외의 짧은 시간 구간 동안 살핀 데이터)'를 가르치며 선거를 예시로 들면, 지역구 여럿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와 개별 지역구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구분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을 하게 된다. 패널 데이터 분석에서는 '고정 효과(Fixed effect)'와 '무작위 효과(Random effect)'라고 부른다. 선거 후 경제 정책 실패가 주 원인이라고 해석하는 분들의 주장은 고정 효과에 해당할 것이고, 지역구 별로 후보들의 전략이 달랐던 부분을 지적하는 분들의 주장은 무작위 효과에 해당한다.

그간 국내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이 썼던 출구조사 기반 선거 예측 모델들은 지역, 성별, 연령에만 의존해왔다. 이번 선거도 출구조사 오차가 컸던 곳들을 보면 기존 3개 변수 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후보별 특성들이 눈에 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차피 선거 기간, 여론조사가 집중되는 기간은 길지 않다. 길어봐야 4개월, 짧으면 3-4주 남짓에 불과하다. 정부 심판, 막말 논란 등등, 항상 선거에 등장하는 공통 네거티브들이 전국 단위로 영향을 미치는 효과와 각 지역구 별로 후보들 개인의 매력으로 얻어내는 표심이 미치는 효과도 역시 최대 4개월의 여론조사만으로 충분히 추론이 가능하다.

당장 패널 데이터 형태로 데이터 모양을 수정하는 것으로 완벽한 모델을 만들어내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총선에서 실패를 거울 삼아 다음 선거에는 좀 더 정확한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고민의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예전에 한 직장인이 상담하고 싶다며 찾아와 "나이가 많이 차서 늦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데이터 과학 석사 학위를 따서 AI 전문가가 되면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냐? 아니면 박사과정까지 해야되냐?"고 질문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그리고 이번 선거의 출구조사 오차를 보면서도 내 대답은 같다. "주제가 AI건 아니건, 전문가란 배우고 연구한 전문성을 모두 담아낸 결과물로 평가받는 자리, 틀렸을 때 책임을 지는 자리지, 고액 연봉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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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 영광은 어디 갔나" 광고 줄여서 실적 개선하는 명품 플랫폼들

"코로나 때 영광은 어디 갔나" 광고 줄여서 실적 개선하는 명품 플랫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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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마케팅 비용 절감 나선 명품 플랫폼들
'팬데믹 특수' 꺾였다, 남은 건 생존 경쟁뿐
대형 이커머스 내에 입점하며 판로 개척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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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스트잇

국내 3대 명품 플랫폼 업체(트렌비, 발란, 머스트잇)가 지난해 줄줄이 적자폭을 줄이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TV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결과로 풀이된다. 명품 플랫폼이 좀처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차후 성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광고비 절감이 실적 개선세 견인

11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트렌비(trenbe), 발란(BALAAN), 머스트잇(mustit)의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 우선 트렌비는 지난해 전년 대비 영업손실이 207억원에서 32억원으로 줄었다. 트렌비 매출총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고 명품 사업이 성장하면서 이익률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직접적인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29% 대비 45%로 증가했다. 광고비,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용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2년도 122억원에 달했던 가량의 마케팅 비용 지출은 지난해에는 75% 감소한 29억원에 그쳤다. 인건비는 같은 기간 125억원에서 63억원까지 감소했다.

발란의 경우 광고 플랫폼 수익과 경영 효율화로 적자폭이 70% 이상 개선됐다. 발란의 영업적자는 2022년 373억원에서 지난해 99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발란은 올해 안으로 연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상태다. 글로벌 앱 사업 론칭, 해외 플랫폼 제휴 등 다양한 사업 성장 모멘텀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머스트잇은 5억6,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3사 중 유일하게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머스트잇은 창사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해 왔으나, 시장 내 출혈 경쟁으로 과도한 광고 선전비를 지출하며 2021년 102억원, 2022년 1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에 머스트잇은 지난해 광고비를 37억원까지 줄이며 내실 강화에 나섰다. 이는 2022년(157억원) 대비 77% 감소한 수준이다.

'반짝 인기' 이후 내리막길 걸어

이들 명품 플랫폼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매서운 성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지는 자가격리·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해외여행이 제한되자, 면세점과 해외 직접 구매 수요가 온라인으로 몰린 영향이다. 일례로 2018년 947억원에 그쳤던 머스트잇의 상품거래액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엔 2,514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현재의 '명품 플랫폼 3사' 구도가 형성됐다.

이들 플랫폼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지난 2021년, 3사가 나란히 공격적인 TV 광고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머스트잇이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방영하자,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앞세운 광고를 냈다. 트렌비 역시 배우 김희애를 모델로 쓴 광고로 맞불을 놨다. 해당 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광고비로 트렌비는 300억원, 발란과 머스트잇은 각각 191억원과 134억원을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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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발란

과도한 광고비 지출은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 2020년에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머스트잇은 2021년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발란은 64억원에서 186억원, 트렌비는 102억원에 330억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이후 업계에서는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의문이 제기됐다. 무신사 등 대형 이커머스들이 관련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만큼, 차후 이들 플랫폼이 경쟁력을 잃고 시장 외곽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시각이었다.

이커머스 업체 한구석에 입점하기까지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은 곧 현실이 됐다. 궁지에 몰린 명품 플랫폼들은 공격적인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트렌비가 이커머스 업체 11번가의 명품 서비스(우아럭스) 코너에 판매자로 입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시장 내 출혈 경쟁이 한계를 맞이하며 이용자 성장세가 지지부진해지자, 이커머스 업체 내에 자리를 잡으며 새로운 판로를 구축한 것이다.

머스트잇 역시 지난해 5월부터 CJ온스타일의 모바일 앱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CJ온스타일 앱 안에 ‘머스트잇 전문관’을 열고, 머스트잇이 보유한 상품 중 CJ온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골라 앱에 노출하는 방식이다. '3대 플랫폼'에 포함되지 않는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의 경우, 신세계 계열 이커머스 업체인 △SSG닷컴 △G마켓과 △옥션 등에서 명품을 판매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명품 온라인 플랫폼의 '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경기 침체로 명품 소비 전반이 위축된 만큼,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온오프라인 명품 시장을 아우르는 '중고 명품' 열풍을 고려, 이들 플랫폼이 적절히 사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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