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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애리조나 폐광까지 품었다” AI 전쟁이 바꾼 ‘구리 패권’, 코퍼 러시 본격화

“아마존, 애리조나 폐광까지 품었다” AI 전쟁이 바꾼 ‘구리 패권’, 코퍼 러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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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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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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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확장 국면서 폭증한 구리 소비량
공급망 제약·신규 광산 부족이 구리 가격 상승 압박
장기 공급 부족 전망 속 빅테크 구리 광산 확보 경쟁
미국 오리건주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전경/사진=AWS

인공지능(AI) 확산이 반도체 수급을 넘어 원자재 확보 경쟁까지 불러오고 있다. AI 열풍에 전 세계 구리 가격이 상승을 지속하는 가운데 아마존이 미국에서 10년 만에 나온 구리 광산을 선점하고 나섰다. 데이터센터 전력망과 냉각 시스템, 변압기, 배선망 구축에 필수적인 구리 수요가 폭증하자, 빅테크가 광산 단계까지 직접 개입하는 흐름이 본격화한 모습이다.

아마존, 美 구리 광산 선점

11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인근의 존슨 캠프(Johnson Camp) 광산과 구리 조달을 위한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영국·호주 광산업체 리오틴토(Rio Tinto)가 해당 광산에서 채굴 중인 구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약 1만4,000톤 규모의 구리 캐소드(cathode)가 공급될 예정이다. 구리 캐소드는 정제된 순도 높은 구리 판으로, 전기·전자·산업 현장에서 바로 원재료로 쓰이는 ‘완제품 구리’를 뜻한다.

애리조나 투손 동쪽 약 100km 지점에 위치한 존슨 캠프 광산은 과거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됐던 저품위 광산이다. 하지만 리오틴토의 바이오 침출 기술 ‘누톤(Nuton)’이 적용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생물을 활용해 황화광에서 구리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기존 제련·정련 공정을 대폭 축소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과거 석유 시장을 뒤흔든 ‘셰일 혁명’처럼, 기존 방식으로는 경제성이 없어 방치했던 휴면 광산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으로 평가받는다. 사실상 폐광 수준 자산까지 다시 활용해야 할 정도로 공급난 압박이 커졌다는 의미다. 리오틴토는 누톤 기술을 통해 기존 공법 대비 물 사용량과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였다. 존슨 캠프 광산은 현재 미국 내 가장 낮은 탄소 집약도를 가진 1차 구리 생산시설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구리는 99.99% 이상의 고순도 캐소드 형태로 현장에서 직접 생산된다.

AI·전력망 수요 급증에 천정부지로 치솟은 구리 가격

아마존의 구리 광산 계약은 새로운 광산 개발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구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생산량을 늘리려는 조치다. 구리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없어선 안 되는 핵심 광물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높은 연산 성능이 필요해 전력 소모가 크고, 이를 감당하기 위한 배선과 냉각 장치에 막대한 양의 구리가 투입된다. 또한 AI 서버는 일반 서버 대비 4~6배 높은 전력을 사용함에 따라 구조적으로 더 굵고, 더 많은 구리 전선을 필요로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시카고에 짓는 데이터센터 하나에만 2,177톤의 구리가 들어갔다. 이는 27톤의 자유의 여신상 80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 영향으로 구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작년 말 구리 가격은 톤당 1만2,000달러(약 1,790만원)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4년 말만 해도 구리 가격은 8,900달러(약 1,320만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구리 가격 인상률이 전년보다 35%가량 증가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가격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지난 1월 톤당 1만4,000달러(약 2,080만원) 수준까지 뛰어오르며 또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구리 광산 개발에 차질이 이어지는 한 구리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시점 구리 공급망 확충은 극도로 어려운 과제다. 100년 이상 된 기존 광산은 노화화돼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 새로운 광산을 가동하려면 환경 규제와 승인 절차 탓에 평균 29년이 소요된다. 최대 생산국인 칠레조차 22년이 걸린다. 탐사, 환경영향평가, 인허가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원주민, 환경 단체와의 갈등이 발생하면 일정은 수년 단위로 늘어난다.

구리 수요 넘치는데 공급은 태부족, 광산 생산 차질 심각

이런 상황에서 생산에도 지속적인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칠레의 추키카마타 광산과 엘테니엔테 광산은 광석 품위 저하와 노후화로 생산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페루의 라스 밤바스 광산은 지역 주민 시위와 도로 봉쇄로 가동이 반복적으로 중단되는 실정이다. 세계 2위 구리 광산인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도 산사태 사고 이후 생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 광산을 소유한 세계 최대 구리 광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McMoRan)은 생산 정상화 시점을 2027년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구리 공급 지연도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장 과정에서 가장 심각한 병목으로 떠오른 분야는 변압기와 스위치기어(switchgear), 고압 전력망 장비다. 이들 장비에는 대규모 구리가 필수적으로 사용되는데,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미국 내 고압 변압기 납기는 과거 6개월 수준에서 최대 4년까지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올해 계획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30~50%가 일정 지연 또는 취소 위험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내 16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계획 중 실제 착공에 들어간 물량은 5GW 수준에 불과하다. 건설업계 충격도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전선 수급 차질 우려가 확대되면서 일부 시장에서는 전력 케이블 확보 경쟁까지 발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재 가동 중인 광산과 예정 프로젝트만으로는 2035년 예상 구리 수요의 약 70% 수준만 충당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구리 광산 평균 품위가 1991년 대비 약 40%한 영향이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2040년 구리 수요가 4,2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공급은 1,000만 톤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재활용 구리 생산량이 두 배 이상 늘어 1,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2040년에는 연간 1,000만 톤 규모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전체 수요의 24%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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