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지난해 PC '1,000만 대' 휩쓴 북한 해킹 그룹, 올해도 위협 이어진다

지난해 PC '1,000만 대' 휩쓴 북한 해킹 그룹, 올해도 위협 이어진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한국인터넷진흥원, 북한 해킹 그룹 '라자루스' 올해 대남 공격 전망
지난해 취약점 확인된 금융 SW와 SW 공급망 중심으로 위험 가중
가상화폐 기업 해킹하며 쌓인 악명, 정부 기관까지 위험하다
북한_해킹_리자루스_20240122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Lazarus)'의 위협에 대한 산업계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라자루스가 지금껏 활용하지 않았던 '제3의 금융보안 소프트웨어(SW)'를 악용,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지난해 해외 기업 대상으로 이뤄졌던 라자루스의 SW 공급망 공격이 올해 국내까지 번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최근 2023년 하반기 사이버 위협 동향 보고서에서 라자루스의 사이버 공격 특징을 분석, 이같이 밝혔다.

KISA "대남 SW 제로데이 공격 위험"

라자루스는 2007년 창설된 북한의 해킹 그룹으로,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외 약 1,000만 대 이상 기관·기업·개인 개인용컴퓨터(PC)에 설치된 금융보안 SW를 악용, 대규모 제로데이 공격(개발자가 인지하지 못한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이용한 해킹 방법)을 가하며 시장 불안을 가중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금융보안 SW는 오류 방지 및 신속한 동작을 위해 PC에서 항상 '실행 상태'를 유지한다. 해커가 SW의 취약점을 확보할 경우, 해당 SW가 실행돼 있는 다수의 PC를 손쉽게 해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라자루스는 이 같은 빈틈을 파고들기 위해 금융보안 SW 개발사를 적극적으로 공격, 소스코드를 탈취해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KISA는 라자루스가 올해에도 '금융보안 SW'를 사이버 공격 수단으로 채택할 것이라 내다봤다.

라자루스는 국내 SW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제로데이 익스플로잇 코드(해킹범이 제로데이 취약점을 악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코드)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이미 공격 역량을 확보한 이상, 유사한 형태의 공격을 다시 한번 감행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특히 KISA는 라자루스가 지난해 금융보안 SW를 활용한 제로데이 공격을 단행하며 자동 실행·취약 버전 지속성 등 공격 용이성을 확인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라자루스가 주요 보안 SW 기업에 집요하게 침투하고 있는 만큼, 차후 SW 공급망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앞서 라자루스는 지난해 상반기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용 음성 비디오·통화 프로그램 '3CX'를 대상으로 공급망 공격을 감행한 있다. 이와 관련해 KISA는 “제로데이 취약점을 100% 방어할 순 없다”면서도 “제로데이 취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 환경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어디든 공격한다, 라자루스의 집요한 행보

라자루스는 2014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미국 영화 '더 인터뷰'의 제작사 소니픽처스를 해킹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소니픽처스가 영화 제작을 중단하라는 라자루스 측의 요구를 묵살하자 보복 해킹을 단행한 것이다. 당시 라자루스는 소니픽처스 직원들에게 악성코드를 보낸 뒤 기업 네트워크에 침투, 영화 콘텐츠를 포함한 다양한 자료와 수천 대의 컴퓨터를 훼손했다. 사건 이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린턴 전 소니픽처스 회장은 “물건을 훔쳐 간 것이 아니라 집을 완전히 태워버렸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외로도 라자루스는 각국 기업 대상으로 해킹을 단행, 외화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암호화폐다. 지난해 초, 에스토니아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인 '아토믹 월릿'은 해킹으로 인해 한화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떠안았다. 이후 에스토니아의 암호화폐 기업 '코인스페이드' 역시 해킹 공격을 받아 3,730만 달러(약 497억원)를 도난당했다. 코인스페이드는 당시 공격의 주범으로 라자루스 그룹을 지목했다. 해킹을 통해 라자루스가 확보한 외화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비용 등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자루스 외에도 김수키·안다리엘 등 위협적인 북한 소속 해킹 조직들은 꾸준히 대남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정보당국이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2023년 상반기 한국을 상대로 시도한 사이버 공격은 하루 평균 90만∼100만 건에 육박한다. 특히 지난달에는 라자루스가 사법부 전산망을 해킹, 최대 수백 GB(기가바이트)에 달하는 재판 기록·소송서류 등 전자 정보를 탈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불안감이 한층 고조되기도 했다. 일반 기업을 넘어 정부 기관까지 사이버 공격에 '빈틈'을 내준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사이버 보안 강화가 절실하다는 호소가 흘러나온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해외 DS] 언어 모델을 활용한 수명 예측 정확도 78% 달성, "인공지능으로 죽음을 예측할 수 있을까?"

[해외 DS] 언어 모델을 활용한 수명 예측 정확도 78% 달성, "인공지능으로 죽음을 예측할 수 있을까?"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시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덴마크 연구팀, 언어 모델 기반 인공지능으로 사망률·해외 이동 예측
4년 이내 사망률 78% 정확도, 해외 이동 73% 정확도
활용 가능성 높지만, 윤리적 고려도 필요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_predict_death_ScientificAmerican_20240122
사진=Scientific American

사람들은 항상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그리고 오늘날 머신러닝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불가능해 보였던 죽음에 관한 예측 가능성도 새롭게 제기됐다. 게다가 이번엔 정형화된 데이터로 학습한 방식이 아닌, 챗지피티와 같은 언어 모델로 죽음을 예측한 것이 화제다. 네이처 계산과학(Nature Computational Science)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삶을 언어처럼 취급하는 새로운 인공지능 시스템이 특정 기간 내에 사망할지 여부를 비롯한 여러 가지 삶의 세부 사항을 유능하게 추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투벡 사망률 예측 78% 정확도, 독특한 방식으로 삶의 궤적 예측

연구팀은 사망, 해외 이동, 성격 특성 같이 사람들 삶의 세부 사항에 대해 일반적인 예측을 할 수 있는 라이프투벡(life2vec)이라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의 학습 대상은 600만 명의 덴마크 거주자다. 생년월일, 성별, 직업, 거주지, 덴마크의 보편적 의료 시스템 사용 여부 등의 정보가 포함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새로운 모델은 4년 이내의 사망률을 78% 이상 정확하게 예측했으며, 다른 여러 예측 방법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아울러 별도의 테스트에서 라이프투벡은 같은 기간 동안 사람들이 덴마크를 떠날지 여부도 약 73%의 정확도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또한 라이프투벡을 사용하여 성격 설문지에 대한 사람들의 응답을 예측했으며, 해당 모델이 성격 특성과 삶의 특정 사건을 연결지어 해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샀다.

이 연구는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흥미로운 접근법을 보여줬다고 컴퓨터 사회과학을 연구하고 '비트 바이 비트: 디지털 시대의 사회 연구'라는 책을 저술한 프린스턴대의 사회학 교수인 매튜 살가닉(Matthew Salganik)은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던 매우 다른 스타일을 사용했다"라고 덧붙였다.

살가닉 교수의 말대로 라이프투벡은 독특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라이프투벡은 오픈AI의 챗지피티와 구글의 바드와 같은 유형의 언어 모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2018년에 구글이 도입한 언어 모델인 버트(BERT)에 가장 가깝다. 연구를 이끈 덴마크 공과대학의 네트워크·복잡성과학의 수네 리만 교수는 "우리는 언어 모델링을 위해 개발된 원리를 인간의 삶을 서술한 문장 데이터에 적용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2012년 9월, 프란시스코는 엘시노레의 성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며 2만 덴마크 크로네를 받았다' 또는 '중등 기숙학교 3학년 동안 헤르미온느는 5개의 선택 수업을 들었다'와 같은 개인의 삶을 이벤트 단위로 서술한 내용들이다.

일반적으로 텍스트 형태의 일련의 정보가 주어지면 언어 모델은 입력을 수학적 벡터로 변환하고, 학습된 패턴에 따라 다음에 올 문장을 채우는 자동 완성 프로세스처럼 작동하여 예측을 수행한다. 여기서 사람들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언어 처리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리만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개인의 데이터를 급여 변동이나 입원과 같은 이벤트로 구성된 고유한 타임라인으로 처리하고, 특정 이벤트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했다. 연구진은 훈련 데이터가 사람에 대해 많은 정보를 포착하고 모델 아키텍처가 유연하기 때문에 라이프투벡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인간 삶의 많은 측면에 대한 예측을 쉽게 미세 조정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잠재적 활용 방안은 다양하지만 한계도 존재

이미 일부 의료 전문가들은 희소 질환의 위험 요인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라이프투벡의 보건 버전을 개발하자며 리만 교수의 연구팀에 협업을 요청하는 중이다. 리만 교수는 이 모델을 사용하여 '인간관계가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연봉이나 조기 사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탐구함으로써 세상과 인간의 삶의 결과 사이에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관계를 발견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또한 승진과 나이 또는 출신 국가 사이의 예상치 못한 연관성 등 숨겨진 사회적 편견을 찾아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몇 가지 심각한 한계가 있다. 리만 교수는 연구 대상이 덴마크에 한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사용된 정보에는 많은 공백이 남아 있는데, 개인의 사망 위험이나 삶의 궤적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포착하기 어렵고, 일부 사회계층은 광범위한 건강·고용 기록을 보유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정확도 측정 방식이 엄밀하지 못하며,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연구 결과는 특정 사람이 어떤 기간에 사망할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기보다는 개념 증명(PoC)에 가깝다고 한다. 듀크-마골리스(Duke-Margolis) 보건정책센터의 디지털건강연구 책임자인 크리스티나 실콕스(Christina Silcox)는 이 연구의 통계 분석 결과를 보면 라이프투벡의 개별 4년 사망률 예측에 너무 많은 신뢰를 두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이는 리만과 그의 연구팀의 방법론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삶에 관한 예측 분야의 본질적인 한계라고 지적했다.

살가닉 교수도 이와 같은 도구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왜냐하면 이와 비교할 만한 다른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결국 사망하지만 대부분의 젊은이와 중장년층은 해마다 생존하기 때문에 개인 사망률을 평가하기는 특히 어렵다. 연구 대상인 65세 미만 연령층에서 사망은 비교적 드물게 발생한다. 덴마크에 거주하는 35세에서 65세 사이의 사람들(연구 대상 집단)의 모든 사람이 매년 생존할 것이라고 간단히 추측한다면, 이미 꽤 정확한 사망 예측을 한 셈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라이프투벡은 이러한 추측보다 훨씬 더 나은 성능을 보였지만, 살가닉 교수는 현실과 비교하여 얼마나 연관성이 높은지는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의 통계학·응용확률학 교수인 마이클 루드코브스키(Michael Ludkovski)도 이에 동의했다. 그의 연구 분야는 대부분 보험 계리, 즉 위험 예측 분야이며, 라이프투벡의 예측 결과가 보험 계리사가 말하는 방식과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보험계리 예측은 '사망' 또는 '생존'이라는 이분법적 예측이 아니라 위험 점수를 부여하며, 이러한 연속 데이터(위험 점수)는 라이프투벡의 이진 분류가 설명하지 못하는 불확실성을 더 많이 포착한다.

개인정보 보호·차별 금지·알고리즘 편향 등, 심도 있게 논의해야

라이프투벡의 예측 대상이 사람과 생명에 관련된 만큼 윤리적 고려 사항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실콕스 교수는 이러한 모델의 알고리즘 편향은 실질적인 위험이며, "AI 도구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테스트해야 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용도로 사용할 때마다 라이프투벡을 철저히 평가하고, 학습 데이터에 반영된 과거 조건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데이터 드리프트(예: 중요한 의학 발전 이후)와 같은 결함이 있는지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자신들이 위험한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덴마크가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및 차별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학계, 정부 기관 및 기타 연구자에게 라이프투벡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한 연구자들은 데이터가 유출되거나 비과학적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저자들은 논문에서 "자동화된 개인 의사 결정, 프로파일링 또는 개인 수준 데이터 접근을 위해 life2vec을 사용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고 명시했다. 리만 교수는 이런 민감한 문제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덴마크 정부를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연방 데이터 보호법이 없는 미국에서 이러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불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만 교수의 걱정처럼 라이프투벡과 동등하게 침습적이고 강력한 머신러닝 도구는 이미 공적, 사적 분야 구별할 것 없이 인간의 삶에 깊숙히 들어와 있다. 미국에서는 많은 법원에서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형량을 결정하고, 법 집행 기관은 예측 치안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경찰관과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한다. 국세청에서도 머신러닝을 활용하여 세무 감사를 실시한다. 이 모든 사례에서 편향성과 부정확성이 반복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가 있어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것이 민간 영역에서 기술 기업은 고급 알고리즘 예측과 수집한 사용자에 대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고 참여 시간을 극대화하는데, 정부 및 기업의 AI 시스템에 관련된 세부 사항은 모두 비공개이기 때문이다.

리만 교수는 학계 연구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강력한 AI 예측 도구를 개발함으로써 이미 시작된 예측의 시대에 투명성과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예측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할 수 있고,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옳은지, 무엇을 내버려둬야 하는지 등 예측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할 수 있다"라며 "이것이 우리를 디스토피아에서 벗어나 유토피아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논의의 일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그는 덧붙였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시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이번엔 멜론이다" 또 카카오에 '철퇴' 가한 공정거래위원회

"이번엔 멜론이다" 또 카카오에 '철퇴' 가한 공정거래위원회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공정거래위원회, 멜론-카카오에 9,800만원 과징금 부과 결정
멜론 계약 '중도해지' 권리 설명 부족·중도해지 신청 방식 지적
카카오의 거센 반발, 공정거래위원회도 보도자료까지 내며 맞불
공정위_카카오_과징금_20240122

공정거래위원회가 또다시 카카오를 향해 '철퇴'를 꺼내 들었다. 카카오 산하 음원 플랫폼 멜론이 정기결제형 음악감상 이용권의 중도해지 권리를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된 것이다. 21일 공정위는 온라인 음원 서비스 업체 카카오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 시정명령과 과징금 9,8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 측은 공정위 결정에 불만을 내비쳤지만, 공정위는 22일 일종의 '반박' 성격이 담긴 보도자료까지 내놓으며 과징금 부과 결정을 굳혔다.

"중도해지 권리 고지 안 했다" 카카오, 또 맞았다

멜론의 음원 서비스 이용권은 크게 '정기결제형'과 '기간만료형'으로 구분된다. 이 중 '정기결제형'은 이용자가 등록한 결제 수단을 통해 월 단위로 요금이 자동 결제되고, 결제 후 이용 기간이 자동 갱신되는 보편적인 구독 방식이다. 정기결제형 음원서비스 이용권을 구입한 소비자는 계약 해지 시 '일반해지' 또는 '중도해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다. 일반해지 시에는 다음 결제 시기까지 기존처럼 서비스를 이용한 뒤 계약이 종료되며, 중도해지 시에는 이용권 사용을 즉시 중단한 뒤 결제 금액에서 자신이 이용한 금액을 제외한 요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카카오는 △멜론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톡 앱 △삼성 뮤직 앱에서 이용권 해지 신청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으나, 소비자가 해지를 신청하면 선택지를 제공하지 않고 일반해지 신청으로 자동 처리했다. 공정위는 △소비자에게 중도해지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점 △해지 신청 시 사이버몰에선 중도해지를 신청할 수 없는 점 △신청하려면 PC web을 이용하거나, 고객센터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공정위는 카카오의 이 같은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상 거짓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거래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카카오의 사례는) 소비자에게 계약 해지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은폐, 누락하거나 축소하는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에 해당된다"며 "이로 인해 소비자의 계약 해지도 방해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반박 소용없었다, 강경한 공정위

카카오 측은 이 같은 공정위 결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공정위 조사 전부터 '웹 FAQ(자주 묻는 질문)'나 '결제 전 유의 사항' 등을 통해 중도해지 조항을 안내했다는 주장이다. 멜론이 홈페이지나 앱에서 중도해지 버튼을 제공하고 있는 국내 유일 음원 플랫폼이라고도 강조했다. 실제 유튜브 뮤직, 지니 뮤직, 플로 등 여타 음원 플랫폼은 서비스 내에 중도해지 버튼을 두고 있지 않다. 중도해지를 원할 경우 고객센터에 연락하거나 FAQ(자주 묻는 질문) 게시판에 별도로 해지를 요청해야 한다.

이에 22일 공정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카카오가 공정위 조사 이전부터 중도해지 버튼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법 위반 행위를 자진하여 시정하기 위해 중도해지 버튼을 제공했다"고 맞받아쳤다. 카카오가 해당 사안에 대해 사실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자진 시정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시정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단 공정위는 카카오가 자진 시정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반영, 과징금을 10% 감액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소식을 접한 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주먹구구식 운영'이 또 다른 폐단을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 측에서 충분히 선제적으로 인지·대처할 수 있는 문제였음에도 불구, 이를 장기간 방치해 사태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공정위 측의 제재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2022년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 이후 불거진 카카오의 운영 역량 논란에 다시 한번 불이 붙는 양상이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비싼 엔비디아 대신 직접 만든 칩 쓰겠다", 샘 올트먼 ‘AI 반도체’ 개발 추진

"비싼 엔비디아 대신 직접 만든 칩 쓰겠다", 샘 올트먼 ‘AI 반도체’ 개발 추진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AI 반도체 개발 위해 UAE G42·대만 TSMC 접촉
AI 칩 시장 독식한 ‘엔비디아’ 의존도 낮추기 위함
아마존·MS·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도 ‘각자도생’
ai반도체_벤처경제_20240122

챗 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최고경영자)가 오픈AI만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올트먼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동생을 비롯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와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한 엔비디아로부터의 의존성을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막대한 비용과 적지 않은 시간이 투입되는 만큼, AI 반도체 자체 개발 구상이 단기간에 빛을 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AI, '칩 생산 네트워크' 구축 논의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트먼이 새로운 AI 모델 구축에 필요한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이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 위해 중동의 투자자들과 자금 조달을 협의하고 있다. 올트먼이 접촉 중인 중동 투자자 중에는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동생인 타흐눈 빈 자예드 국가안보 보좌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UAE 아부다비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는 타흐눈 보좌관은 현재 UAE의 AI 기업 G42의 소유주이자 회장직을 맡고 있다. 아울러 8,000억 달러(약 1,070조원) 규모의 아부다비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아부다비투자청(ADIA)과 또 다른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ADQ도 관리하고 있다. 올트먼은 G42 한 곳에서만 80억~100억 달러(10조7,000억~13조4,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의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해당 프로젝트를 설명했으며, MS도 관심을 보였다고 FT는 전했다.

올트먼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와도 반도체 제조를 위한 파트너십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가 TSMC와 손을 맞잡으면 삼성전자의 시장 경쟁력 강화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다만 관련 소식을 최초로 보도한 블룸버그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인텔을 오픈AI의 잠재적 파트너사가 될 수 있는 기업으로 언급했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오픈AI 최대 주주인 MS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도 올트먼이 주도할 새 AI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꼽았다. 올트먼의 AI 반도체 벤처기업이 오픈AI의 자회사가 될지 또는 별도 기업이 될지는 확실치 않으나, 업계는 오픈AI가 TSMC의 최우선 고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_엔비디아_벤처_20240122

'엔비디아' 의존도 낮추기 위한 행보

오픈AI가 AI 반도체 생산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최근 AI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수요가 증가하자, 자체 AI 반도체를 생산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단 복안이다. AI 모델을 학습·작동에는 연산 기능에 특화한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로 사용되는데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9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LLM(거대언어모델)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최대 수만 개의 반도체 칩이 투입된다. 오픈AI에 따르면 챗GPT-4 구동에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인 A100 칩 2만~3만 개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수요가 폭증해 주문 후 최소 수 개월에서 1년은 기다려야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올트먼은 “AI 반도체 품귀로 챗GPT 성능 개선에 병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챗GPT의 사용자가 늘어나고 성능이 좋아질수록 필요한 AI 반도체 수는 급격히 증가하는 데 반해, 공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오픈AI는 지난해 11월 6일 개발자의 날에 공개한 맞춤형 새 개발 도구인 'GPTs'에 사용자가 대거 몰리자 신규 유료 가입을 한 달간 막기도 했다. 즉 사용자 증가를 제한한 것으로, 오픈AI가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제품을 대체할 반도체가 생산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다. 

비싼 반도체 가격도 자체 개발을 부추기는 데 일조했다. 엔비디아의 H100은 개당 4만 달러(약 5,350만원)를 웃돈다. 최근엔 사재기 현상으로 가격이 치솟아 ‘금값’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전 세계에 생성형 AI 붐을 일으킨 것은 오픈AI지만, 실제로 돈을 끌어모으는 것은 엔비디아인 셈이다. 더욱이 올해 GPT-4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AI 모델 출시를 앞둔 오픈AI로서는 자칫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는 위험에 놓여 있다.

글로벌 AI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자체 개발에 뛰어드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23억 달러(약 56조6,228억원) 규모였던 AI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27년 1천370억 달러(약 183조3,608억원) 규모로 5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빅테크 기업들의 반도체 자체 개발 러시

반도체 자체 개발을 통해 엔비디아의 GPU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은 다른 기업에서도 포착된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대표적이다. AWS는 추론형 AI 반도체 ‘인퍼런시아’의 두 번째 모델을 2022년 말 공개했다. 2019년 첫 번째 모델을 내놓은 지 3년 만이다. AWS는 데이터센터와 AI 스피커 알렉사의 음성인식 서비스, 영상인식 서비스 등에 자사 인퍼런시아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그래비톤4와 트레이니엄2도 공개했다.

MS도 지난해 11월 자체 개발한 AI용 GPU '애저 마이아 100'과 고성능 컴퓨팅 작업용 중앙처리장치(CPU)인 '애저 코발트 100'을 각각 선보였다. 애저 마이아 100은 엔비디아의 GPU와 유사한 형태로 AI 기술의 가속화를 위해 설계된 칩이다. 개발 과정에서 오픈AI와 협력했으며, AI 워크로드에 대한 클라우드 기반 학습과 추론을 수행한다. MS는 이 제품을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해 클라우드 시장 선두인 AWS를 추격하기 위한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의 대항마로 생성형 AI 바드(bard)를 내놓은 알파벳(구글 모회사)도 직접 개발한 반도체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국산 AI 반도체 개발 붐도 뜨겁다. SK그룹의 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은 지난해 말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출시했다. LLM을 지원하는 추론용 신경망 처리장치(NPU)인 X330은 엔비디아의 최신 추론용 모델과 비교해 연산 성능은 2배, 전력 효율은 1.3배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력을 선언한 삼성전자와 네이버도 최근 AI 반도체 칩 솔루션 시험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가총액 1조5,000억 달러(약 2,000조원)에 육박하는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반도체 개발엔 상당한 시간과 천문학적 자금이 요구되는 만큼, 기업들이 의도한 목표를 단기간에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미국 IT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아마존과 구글은 자사의 사업에 맞춤형인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수년을 보냈으며 다른 사업에서 자금을 조달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최첨단 (AI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하는 데는 수백억 달러가 들 수 있는 만큼 기간도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한국 저만치 앞선 일본 항공우주 기술, 세계 5번째 달 착륙에도 “60점짜리 성공” 자평

한국 저만치 앞선 일본 항공우주 기술, 세계 5번째 달 착륙에도 “60점짜리 성공” 자평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日 '슬림', 발사 135일 만에 달 표면 안착
전력 생산 실패, 탐사 여부는 미지수
우주항공청 설립 앞둔 한국 현주소는?
슬림상상_JAXA_20240122
무인 달 착륙선 '슬림'의 업무 상상도/사진=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일본의 무인 달 착륙선 슬림(SLIM)이 달 착륙에 성공했다. 미국과 옛 소련,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일본은 지구로부터 평균 38만㎞ 떨어진 달을 초정밀 조준해 착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본격적인 탐사에는 먹구름이 낀 상태로, 일본 내에서는 달 착륙을 자축하는 분위기와 ‘반쪽짜리 성공’을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슬림 대체로 잘 움직이지만, ‘겨우 합격’ 불과해”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일 오전 2시께 기자회견을 열어 슬림이 이날 오전 0시 20분 달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쿠니나카 히토시 JAXA 우주과학연구소장은 “슬림이 달 연착륙에 성공해 데이터를 정상적으로 지구에 보내고 있으며, 대체로 잘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본격적인 달 탐사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쿠니나카 소장은 “슬림은 착륙 후 통신체계 확립까지 마친 상태지만, 현재 태양전지에서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하며 “슬림으로부터 수집 가능한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고, 향후 구체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슬림은 탑재된 배터리를 이용해 통신 중이며, 당초 계획했던 달 표면 암석에 포함된 광물 탐사 등은 대폭 축소할 전망이다.

높이 2.4m, 폭 2.7m, 무게 590㎏의 슬림은 달의 원하는 지점에 착륙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달 저격수(Moon Sniper)’로 불린다. 지난해 9월 JAXA는 슬림을 소개하며 “착륙할 수 있는 곳에 발을 디디는 시대에서 ‘원하는 곳에 착륙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 47호기에 실려 발사된 슬림은 110일 만인 12월 25일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달 15일부터 본격적인 달 착륙 준비에 돌입했다. 19일부터 시작된 하강은 다음 날로 넘어가는 자정께 달 상공 15㎞에 도달했고, 약 20분에 걸쳐 착륙했다. 슬림이 착륙한 지역은 1969년 미국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발을 내디딘, 이른바 ‘고요의 바다’ 남쪽에 위치한 시올리 충돌구(Crater)다. 지금까지 달 착륙선은 모두 평지에 착륙했지만, 슬림은 향후 전개될 달 탐사에 있을지 모르는 험지 착륙 등에 대비해 험준한 경사지를 착륙 지점으로 설정했다.

발사 당시 JAXA는 슬림의 임무 성공 기준으로 △달 표면 착륙 △100m 오차범위 내 착륙 △일몰까지 활동 지속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이번 착륙에서 슬림은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달 표면을 실시간 관찰, 스스로 착륙 지점을 설정하고 무사 안착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다만 태양 전지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면서 착륙선의 수명이 줄어드는 등 목적한 탐사 활동은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마카와 히로시 JAXA 이사장은 슬림의 달 착륙을 “최저한의 성공”으로 평가하며 “이번 프로젝트의 점수는 ‘겨우 합격’ 수준인 60점”이라고 말했다.

재사용 로켓 개발로 해외 수주 유치 박차

슬림의 ‘60점짜리’ 성공에도 일본은 항공우주 분야에서 한국보다 10년가량 앞서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일본은 우주발사체 개발 및 운용 기술 수준에서 미국의 85%를 기록하며 60%에 불과한 한국을 크게 앞선 것을 비롯해 우주물체 관측 및 우주 방사선, 위성 통신 장애 등 우주환경 관측·감시·분석 기술에서도 미국의 79% 수준을 자랑하며 한국(55.5%)을 크게 앞질렀다.

실제로 일본은 1980년대 미국의 델타 로켓 엔진을 수입해 일찌감치 H-1로켓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H2A(액체엔진), 입실론 로켓(고체엔진) 등을 운용 중이다. 나아가 JAXA는 미쓰비시 중공업 등 민간기업과 협력해 차세대 로켓 H3를 개발 중이다. 재사용 로켓으로 개발 중인 H3는 2026년까지 시제품 개발 및 2030년 첫 발사 및 실용화를 목표로 연구가 한창이다. JAXA 로켓의 기체를 재사용할 경우 발사 비용을 종전의 25%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해외 국가들의 위성 발사 수주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우주항공청_과기정통부_20240122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월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우주항공청 설립 특별법 국회 통과 관련' 브리핑을 진행 중이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야 갈등에 발목 잡힌 우주항공청, 기술은 ‘제자리걸음’

오랜 시간 산업,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열을 가려온 일본이 항공우주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앞서 나가자 한국 항공우주 기술의 현주소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는 모양새다. 2022년 자체 기술로 생산한 위성 발사체 누리호를 쏘아 올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 중 하나였던 우주항공청 설립이 속도를 내는 등 관련 기술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하지만 실제 우주항공청 개청과 각종 연구 활성화까지는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기관의 위상과 연구 범위, 운영 방안 등을 두고 정부와 야당이 설전을 거듭하는 사이 예산 편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5월 설립을 목표로 조직 체계 정비 및 인력 유치에 돌입한 우주항공청은 과학기술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우주 정책 업무를 이관받게 되며, 두 부처의 관련 예산을 넘겨받아 첫해 8,000억원 규모의 예산 투입이 점쳐진다. 다만 기획재정부의 협의 등을 남겨둔 만큼 축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민간과의 적극적 협업을 위한 인프라 조성도 과제로 주어졌다. 이노스페이스 등 민간 발사체 기업 대다수가 국내에 발사장이 없어 해외를 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고흥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의 기존 발사시설은 누리호와 차세대발사체 등으로 포화상태에 도달한 지 오래다. 이복직 한국연구재단 우주기술단장은 “한국은 오랜 시간 국가 주도 우주개발을 해왔기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듣는다”고 짚으며 “우주항공청과 민간기업이 공동개발 주체가 되는 사례를 확대해 기술 개발을 앞당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네이버·카카오도 안전지대 아냐”, IT 업계 구조조정 칼바람은 AI 탓?

“네이버·카카오도 안전지대 아냐”, IT 업계 구조조정 칼바람은 AI 탓?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적자 누적 사업, 최소 인원만 남기고 인력 감축
시장·기업 성장 멈추며 중단되는 프로젝트 줄 이어
“IT 업계, 비대면 문화 강조하며 필요 이상 채용”
네카오_벤처_20240119

네이버와 카카오를 필두로 한 정보통신(IT) 업계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위주로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하면서다.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해 온 IT 산업이 성장을 멈추고 과잉 채용 정상화 등 자정 단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부터 대규모 정리해고, 카카오 내부에선 노조 반발도

1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영어교육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계열사 케이크의 인력을 50% 이상 감축했다. 케이크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주도한 신사업 계열사 중 하나로, ‘글로벌 1위 언어학습 앱’을 선보이겠다는 포부 아래 2018년 3월 론칭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매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네이버는 누적된 적자에 조직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 최소 인력으로 기존 서비스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번 결정에 따라 케이크 인력의 50%가량이 스노우, 네이버파이낸셜, 크림 등 8개 계열사로 이동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영화 정보 제공 페이지 네이버영화 서비스를 중단하며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후 7월에는 동영상서비스 플랫폼 네이버TV를 또 다른 콘텐츠 플랫폼 나우로 통합했고, 12월에는 문서작성도구 네이버오피스와 PC백신, 퀴즈 등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외에도 그라폴리오, PC부동산경매, 엑스퍼트 등이 서비스 통폐합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당초 카카오는 실적 부진 사업 부문의 인력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옮기는 ‘공동체 이동 지원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인력 재배치의 의지를 보였지만, 자금 사정의 악화로 인력 감축을 피하지 못했다. 기업 간 거래(B2B) 부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8월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비슷한 시기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도 희망퇴직 절차를 밟았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기업 내 분위기도 얼어붙었다.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 유니언은 지난해 7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회사 측에 직원들의 고용 안정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카카오 측은 경영효율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못 박았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는 당시 “(계열사 전체적으로)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정리를 계획 중”이라며 한동안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구조조정_벤처_20240119

게임 업계, 잇따른 프로젝트 무산

포털 서비스를 넘어 전체 IT 업계로 범위를 확대하면 이같은 감원 움직임은 더 활발하게 드러난다. 온라인 게임사 컴투스는 지난해 1월에 이어 올해도 두 자릿수 감원에 돌입했다. 최근 게임 시장의 상황과 경영 환경 등을 고려한 결과 프로젝트의 효율화가 절실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으며, 이 과정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컴투스는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연이은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 전이지만, 증권가는 컴투스가 39억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미니 게임을 제외하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대작을 출시하지 못했고, 미디어 산업에서도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컴투스 외에도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다수의 게임사가 사업 축소와 함께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특히 넷마블은 넷마블에프앤씨 산하 자회사 메타버스월드의 약 70명에 달하는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메타버스 월드는 기존 넷마블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메타버스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를 개발해 왔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시들해지며 프로젝트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심지어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을 자랑하는 구글도 구조조정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구글은 지난해 1월 전체 인력의 약 6%에 달하는 1만2,000여 명을 감원한 데 이어 올해 초에도 어시스턴트(AI 비서) 프로그램과 하드웨어 등 부문에서 수백 명을 해고했다. 굴지의 빅테크로 군림해 온 구글도 시장의 성장 둔화와 사업성 악화에서는 구조조정 외 다른 방도를 찾지 못한 셈이다.

“AI 인력 대체설은 과도한 해석, 시장 정상화에 가까워”

일각에서는 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을 늘리며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수의 IT 기업이 비대면 문화를 강조했던 팬데믹 당시 채용을 지나치게 많이 한 만큼, 최근의 감원 움직임은 사업 효율화를 위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이다.

애플이 음성 기반 AI 서비스 시리 개발팀을 해산했다는 사실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를 비롯한 다수의 현지 매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시리 개발팀이 해체되면서 120명이 넘는 직원이 일자리를 잃은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같은 결단이 철저한 사업성 분석에 따른 결과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기술 고도화에 추가 자금을 투입할 만큼의 미래 가치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AI의 도입과는 무관하게 해당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

IT 업계의 과잉 채용을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기술 분야 종사자 해고 현황을 집계하는 레이오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26만2,682명의 기술직이 직장을 잃었다. 이는 2022년(16만4,969명)과 비교해 59.2% 증가한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IT 업계의 경영 효율화 바람으로 전 세계 최대 3억 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해외 DS] 구글 딥마인드 '알파지오메트리' 공개, 수학 올림피아드 금메달리스트 수준

[해외 DS] 구글 딥마인드 '알파지오메트리' 공개, 수학 올림피아드 금메달리스트 수준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구글 딥마인드, "기하학 문제 30개 중 25개 성공"
알파지오메트리, LLM과 연역적 알고리즘 결합
기하학 문제 넘어 다른 수학 분야에도 적용 기대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_matches_math_olympians_ScientificAmerican_20240119
사진=Scientific American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는 예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가장 권위 있는 수학 대회다. 매년 전 세계 학생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작년에는 112개국이 참가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인공지능 프로그램도 곧 이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트리우 트린(Trieu H. Trinh)이 이끄는 구글 딥마인드와 뉴욕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1월 17일 네이처 저널에 '알파지오메트리'(AlphaGeometry)라는 새로운 AI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이 프로그램이 과거 IMO에서 출제된 기하학 문제 30개 중 25개를 성공적으로 풀었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인간 참가자와 비슷한 성공률을 보인 것이다. 또한 알파지오메트리는 2004년 IMO에서 출제된 3개의 원 안에 있는 선분의 위치를 증명하는 기하학 문제를 기존에 정답으로 제시된 풀이보다 일반적인 증명 방법도 찾아냈다.

IMO에 참가한 학생들은 이틀 동안 서로 다른 수학 영역에서 총 6개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일부 문제는 너무 복잡해서 전문가도 풀 수 없는 문제도 있다. 이 문제들은 대개 짧고 우아한 해답을 요구하는 동시에 많은 창의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창의적인 능력을 갖춘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연구 결과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OpenAI의 GPT-4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조차도 이러한 과제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기존 데이터 세트의 한계 극복,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합성 데이터 구축

기존의 AI 프로그램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GPT-4와 같은 LLM은 수십 기가바이트의 텍스트 파일로 학습하는데, 이는 편지 크기의 페이지 약 2,000만 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하지만 기하학 증명 문제는 학습 자료가 부족하며 기하학적 수학적 증명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번역하려면 강도 높은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기하학 분야에서는 해를 계산할 수 있도록 증명을 형식화하기가 더욱 어렵다. 기하학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공식 프로그래밍 언어가 있긴 하지만, 다른 수학 주제의 방법론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므로 기학 외의 요소가 문제에 포함되는 경우엔 기하학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위의 어려움들을 극복하기 위해 트린과 그의 동료들은 인간이 생성한 증명을 공식 언어로 번역할 필요가 없는 합성 데이터 세트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 먼저 알고리즘이 문제에 내재된 기하학적 전제를 생성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연구자들은 연역적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어떤 각도가 일치하는지, 어떤 선이 서로 수직인지 등 관련 도형의 추가 속성을 추론하도록 설계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수십 년 동안 사용됐으며, 미리 정의된 기하학적 및 대수적 규칙을 사용하여 객체에 대한 진술을 체계적으로 작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연구진은 기하학적 전제와 이로 파생된 속성을 결합하여 AI에 적합한 학습 데이터 세트를 합성해 냈다. 예를 들어 삼각형의 특정 특성, 즉 두 각도가 같다는 것을 증명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연역적 알고리즘을 통해 두 각도가 같은 삼각형을 증명하는 과정을 생성하여 자체 학습 데이터를 마련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트린과 그의 동료들은 1억 개가 넘는 문제와 그에 상응하는 증명이 포함된 합성 데이터 세트를 생성했다.

LLM과 연역적 알고리즘의 결합, 언어 모델로 새로운 단서 제기

그러나 이러한 방법만으로는 IMO 수준의 증명 문제를 풀어낼 수 없다. 대회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은 보통 단순한 추론 능력 이상의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트린과 그의 팀은 논문에서 "올림피아드 수준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새로운 증명 단서를 생성하는 것이 핵심이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삼각형에 대한 어떤 것을 증명하려면 문제에 언급되지 않은 새로운 점과 선을 도입해야 할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러한 새로운 보조 객체(점과 선)의 도입은 증명에 접근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GPT-4와 유사한 LLM이 이를 잘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트린과 그의 팀은 LLM을 점, 선 및 기타 증명에 유용한 보조 개체를 찾는 데 집중시켰다. LLM은 단어와 문장 간의 일련의 확률에 따라 텍스트를 생성하므로 증명에 필요한 보조 수단을 확률적으로 추천하는 데에 유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LLM은 잘 알려진 대로 추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답을 찾기 위한 연역적 단계를 학습하지 않았으며, 연역 알고리즘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쳤다.

따라서 알파지오메트리에 문제를 주면 연역 알고리즘이 먼저 문제의 설명에서 다양한 속성을 도출하고, 문제 풀이 단서가 부족한 경우, LLM이 추천한 보조 개체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삼각형 ABC에 네 번째 점 X를 추가하여 ABCX가 평행 사변형 나타내도록 증명 방향을 재설정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연역 알고리즘이 기하학적 객체의 추가 속성을 도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때까지 LLM과 연역적 프로그램은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이 방법은 합리적으로 들리며 어떤 면에서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참가자들의 훈련과 유사하다"고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세 번이나 수상한 필즈 메달리스트 피터 숄제(Peter Scholze)는 말했다.

수학 AI의 문제 해결 범위는 아직 제한적, 조합론 등 다른 분야로 확장 예정

과학자들은 알파지오메트리를 테스트하기 위해 2000년 이후 IMO에 출제된 기하학 문제 30개를 선정했다. 이전에 기하학 문제를 푸는 데 사용되었던 표준 프로그램인 우의 알고리즘(Wu’s algorithm)은 10개 문제만 제대로 풀었고, GPT-4는 모든 문제에서 실패했지만, 알파지오메트리는 25개를 풀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그들의 수학 AI는 30개 문제 중 평균 15.2개를 푼 대부분의 IMO 참가자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반면 금메달 수상자들은 평균 25.9개의 문제를 정확하게 풀었고, 인간 참가자는 기하학 문제만 푸는 것이 아니라 대수학, 수론, 조합론 등 다른 영역의 문제도 풀어야 했다.

한편 알파지오메트리가 생성한 증명을 살펴본 결과, 2004년에 출제된 문제에 제공된 모든 정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연구진은 발견했다. 이는 알파지오메트리가 문제의 출제 방향보다 일반적이지만 연관이 깊은 정리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또한 IMO 참가자들의 성적이 저조한 복잡한 문제는 AI 모델도 증명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것도 밝혀졌다. 기계도 인간과 동일하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기하학 문제가 전체 문제의 3분의 1밖에 차지하지 않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알파고메트리는 아직 인간 참가자들과 경쟁할 수 없다. 하지만 트린과 그의 동료들은 그들의 접근 방식이 조합론과 같은 다른 수학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몇 년 후에는 인간이 아닌 참가자가 처음으로 IMO에 참가하여 금메달을 획득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R&D 예산 '일점사'에 밀려난 기초연구, 미래 동력 어디서 찾나

R&D 예산 '일점사'에 밀려난 기초연구, 미래 동력 어디서 찾나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산업통상자원부, 고위험·차세대·대형 과제 집중 지원 방안 발표
특정 분야에 편중된 예산, 기초연구 지원 사업들은 폐지 수순
기초연구 없이는 혁신도 없다, 미래 성장 동력원 확보 방안 필요
RD_벤처_20240119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의 일점사 기조가 확산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에서 'R&D 혁신 라운드테이블'을 개최, 고위험·차세대·대형 과제에 무게를 실은 '산업·에너지 R&D 투자 전략과 제도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예산이 성과가 명확한 과제 중심으로 배정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차후 정부의 기초연구 지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특정 분야에 R&D 예산 '집중사격'

정부는 이번 방안을 통해 차후 보조금 성격의 R&D 투자를 전면 중단하고, 도전적 R&D에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11대 분야 40대 '초격차 프로젝트'에 올해 신규 예산의 70%를 배정, 민관 합동으로 약 2조원(정부 1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산업 난제 해결을 위한 과제에는 약 1,2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실패 확률이 높은 고난도 프로젝트 지원 비중은 5년 내 10%까지 확대한다(현재 1%). 10대 게임 체인저 기술 확보(알키미스트 시즌2)를 위해서는 올해 내로 1조원 규모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혁신 기업의 기술사업화 역시 집중 지원 대상이다. 정부는 올해 민관 합동으로 총 2조4,000억원 규모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펀드를 조성하고, 국가첨단전략산업 기술혁신 융자 사업을 신설하겠다는 방침이다. 첨단 전략산업 분야 중소·중견기업의 R&D 활동 보조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총 3,900억원(잠정) 규모 초저금리 자금 융자도 지원한다. R&D 투자 촉진을 위해서는 올해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일반 R&D 투자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10%p 상향할 예정이다.

대형·장기 투자 체계 중심으로 체제 개편도 실시한다. 소규모 기술 과제들이 파급력 있는 최종 대형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100억원 이상 과제 수를 지난해 57개에서 올해 160개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여기에 우수 기업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연구비 중 기업 현금 부담 비율을 인하(최대 45%p)하고, 과제 비공개·자체 정산 허용 등을 통해 기업 부담을 대폭 경감한다.

R&D 프로세스는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한다. 품목 지정 방식을 전면 도입해 기업과 연구자가 과제 기획을 주도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혁신 역량이 뛰어난 기업과 연구 기관에 사업 운영에 대한 전권을 부여하는 '캐스케이딩' 방식의 과제도 10개 이상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첨단산업 특성화 대학원을 현행 3개에서 11개로 대폭 늘리고, 인력 양성 예산도 2,294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전년 대비 232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뒷전으로 밀려난 기초연구 사업

올해 정부의 R&D 예산은 26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조6,000억원 삭감됐다. 정부 판단하에 불필요한 분야의 예산을 대거 감액하고, 핵심 분야에 예산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결과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당장의 성과에 치중해 '기초 연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금전적 이득이 되는 연구, 단기간 내 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만이 정부 지원을 받는 기형적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조는 '생애첫연구사업' 폐지 결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생애첫연구사업은 신진 기초학자의 첫 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젊은 연구자들의 시장 정착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결국 정부는 이번 R&D 감액을 통해 젊은 기초연구 인력을 대거 내치고, 첨단·대규모 사업에 '집중'하는 '선택'을 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기초연구가 모든 R&D 사업의 기초가 된다는 점이다. 기초연구 역량이 부족할 경우 AI 등 첨단 산업 분야 역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기초연구 투자는 오늘이 아닌 '내일'을 위한 투자다. 성과 중심 R&D 투자를 이어갈 경우 당장 수익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미래의 국가 성장 동력을 잃게 된다. 업계는 4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초연구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진정한 R&D 효율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이익과 미래의 성장을 조율, 적절한 타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틈새시장 휘어 잡는 인플루언서들, "지금은 바야흐로 '대인플루언서' 시대"

틈새시장 휘어 잡는 인플루언서들, "지금은 바야흐로 '대인플루언서' 시대"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인플루언서 인식 향상 '가속화', 전통 미디어서도 '속속' 출연
마케팅 담당자 80% "인플루언서 마케팅 효과적, 투자 대비 수익도 좋아"
시장 양분하는 인플루언서, 비주류 중심의 '틈새시장' 열었다
ReviewCoperation_20240126
출처=레뷰코퍼레이션

국내에서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 10명 중 8명이 앞으로 인플루언서가 하나의 직업군으로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미 인플루언서를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혀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엔 인플루언서들이 종전의 연예인, 모델 등이 걷지 않는 '틈새시장'의 길을 파고들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에 인플루언서가 전문 직업으로 자리 잡는 날이 머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플루언서, 곧 전문 직업으로 자리 잡을 것"

19일 인플루언서 플랫폼 기업 레뷰코퍼레이션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인플루언서산업협회와 함께 239명의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8%는 인플루언서가 향후 전문 직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들 응답자 중 19%는 이미 전업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47%는 향후 인플루언서 활동을 전업으로 전향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인플루언서 유관 산업 성장 가능성과 함께 직업으로서의 인플루언서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고 인플루언서들의 경제적 수입 창출 활동에 대한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실시됐다.

설문조사에 응한 이들은 전업 인플루언서로 전향하기 위해선 △인플루언서 플랫폼 활동 △협찬 콘텐츠 제작 △커머스·공동구매 등 부가적 활동 △PB·굿즈 제작·판매 등의 수익 활동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직업으로 인식되기 위한 최소한의 수입은 연 소득 3,000만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하가 가장 많았다. 개인이 아닌 기업이나 단체에 소속돼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53%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장대규 한국인플루언서산업협회장은 "인플루언서가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대중 차원의 사회적 인식 제고와 인플루언서 사업을 영위하는 주체들의 비즈니스 확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전업으로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가 중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저작권을 포함한 권익 보호 활동은 물론 인플루언서 직업윤리 준수 교육, 홍보 등과 관련해 협회 차원에서 지원과 활동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흐려진 미디어 경계, 인플루언서 진출 범위 '확대'

사실 인플루언서를 하나의 직업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는 이미 사회 전반에 자리 잡혀 있다. 잘만 하면 고소득의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 건 물론, 일정 궤도에 오를 경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전통적인 미디어가 지니고 있던 영향력은 오늘날 대부분 인플루언서의 몫으로 돌아갔다. TV 프로그램에 연예인이 아닌 인터넷 방송인 등 인플루언서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는가 하면, 어린이 채널을 중심으론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유튜브 영상이 몇몇 시간대에 편성되기도 한다. '대인플루언서의 시대' 아래 전통적 미디어와 신흥 미디어 사이의 경계가 흐려진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비대면 산업의 대표 격이던 인플루언서의 파이가 크게 늘었다. 인플루언서의 산업적 가치는 글로벌 기업 마케터들의 인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문기업 미디어킥스의 '2019 인플루언서 마케팅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 담당자의 80%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1%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접근한 고객과 트래픽의 품질이 다른 마케팅 방법을 이용했을 때 보다 더 좋다고 평가했다. 응답자 중 89%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투자 대비 수익이 여타 마케팅 방법과 비교해 같거나 더 우수하다고 답했고, 65%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예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플루언서에 대한 가치평가는 이미 완료된 상태라 봐도 무방하다. 웬만한 자격증 하나보다, 높은 팔로워 수가 더 큰 능력으로 인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AOAmodel_THESTUDIOK_20240129
2017 F/W 서울패션위크에서 런웨이에 선 AOA 혜정의 모습/사진=THE STUDIO K

커지는 인플루언서 '파이', "시장 나뉘었다"

앞으로도 인플루언서의 파이는 점차 커질 전망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대행사 오비어스리는 '트렌드 리포트: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차차 인플루언서가 자체적인 생산의 주체가 될 것"이라며 "비디오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간 비주류였던 틈새시장은 주류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플루언서가 연예인, 모델 등 종전의 직종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BTS나 블랙핑크 등 연예인이 세계적 인기를 구가한다 해도 유튜브, 인터넷 방송 플랫폼 등에서 소소하게 노래 부르는 이들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대중이나 업계 관계자들이 기대하는 장면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분야가 패션 업계다. 하이패션 모델계의 모델을 구분하는 미적 기준과 SNS 인플루언서의 인기를 판가름하는 미적 기준은 상당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패션계에 몸을 담고 있는 디자이너들은 통상 자신이 디자인한 옷에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 지나치게 글래머러스하거나 지나치게 성적 매력이 표출되는 모델에 대한 수요가 현저히 적다는 의미다. 하이패션 화보의 주 고객층이 여성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반면 인스타그램 등 SNS 모델은 종전의 패션모델 필드에 비해 전반적으로 '널널'하다. 모델이 되기 위한 키, 몸무게 등 신체적 조건은 물론 성적 이미지의 활용까지 모든 부분에서 기준 자체가 다르다. 결과적으로 인스타그램 모델이란 인플루언서의 등장이 새로운 '틈새시장'을 열어냄으로써 신규 소비층을 끌어모은 셈이다.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시장이 나뉘기 시작했다는 신호탄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옳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K-웹툰' 2022년 매출액 역대 최대 규모, "작가 연평균 수입, 직장인 평균 2배 웃돌아"

'K-웹툰' 2022년 매출액 역대 최대 규모, "작가 연평균 수입, 직장인 평균 2배 웃돌아"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동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수정

2022년 웹툰 산업 매출 1.9조, 웹툰 플랫폼 매출액도 사상 첫 1조원 돌파
작가 연평균 수입은 '9,840만원’, 수억원 받는 작가도 ‘수두룩’
고수익 올리는 만큼 탈세 의혹 받는 작가들도 있어
연수입_한국콘텐츠진흥원_20240118
2022년 기준 웹툰 작가 연수입/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2022년 웹툰 산업과 플랫폼 매출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K-콘텐츠의 중심에서 5년 연속 지속 성장한 결과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전체 평균 수입은 감소했으나, 한해 수억원의 고수익을 올리는 작가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작가의 경우 탈세 의혹 논란에 세무조사를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업계에선 작가들이 복잡한 세금 문제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라는 해명이 나온다.

문체부·콘텐츠진흥원, ‘2023 웹툰 실태조사 결과’ 발표

18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실시한 ‘2023 웹툰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2022년 웹툰 산업 매출액은 2021년(1조5,660억원) 대비 3,630억원 증가한 1조8,2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실태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플랫폼사의 2022년 매출액 역시 2021년 8,241억원 대비 36.8% 증가한 1조1,27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1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웹툰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작가들의 수입은 감소했다. 2022년 웹툰 작가의 연평균 수입은 최근 1년 동안 1년 내내 연재한 경우 약 9,84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30만원 줄었다. 같은 기간 최근 1년 이내 연재한 경험이 있는 작가의 경우 6,476만원으로, 역시나 전년 대비 2,097만원가량 감소했다. 작가들의 주 수입원으로는 선인세 개념인 MG(최저수익보장금)가 1위를 차지했다. 작품의 흥행만큼 수입을 더 받는 RS(수익분배)이 2위를 차지했으며, 이밖에 원고료, 해외 유통, 이차적 저작권료, 광고 수익 등이 뒤를 이었다.

웹툰 작가가 일주일 중 창작을 하는 평균 일수는 5.8일로 전년과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창작 평균 소요 시간은 소폭 줄었다. 7일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년 37.2%에서 33.1%로 4.1%p 감소했으며, 일주일 중 창작하는 날의 평균 소요 시간도 9.5시간으로 전년(10.5시간) 대비 1시간 줄었다. 이는 웹툰 업계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과로가 지난해 조금이나마 완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대다수 작가가 매니저먼트사와 작성하는 표준계약서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잘 활용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웹툰 작가 800명 가운데 서면계약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67.0%였으나, 이 양식을 그대로 활용했다는 이들의 비율은 16.4%에 그쳤다. 일부 계약 조항만 활용했다는 응답 역시 32.3%, 활용하지 못했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도 51.3%로 높았다.

문체부는 웹툰 산업의 성장세를 높이기 위해 국가 중심의 제도를 마련하고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론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이달 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만화·웹툰을 K-팝, 게임에 이어 K-콘텐츠를 이끄는 차세대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제도를 개선해 한국이 세계 만화·웹툰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야옹이_야옹이_20240118
웹툰 작가 야옹이/사진=야옹이 인스타그램

일부 고수익 웹툰 작가, 탈세 논란도

웹툰 작가들의 연수입이 줄었다지만 같은 기간 직장인 평균 연봉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입을 받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2년 직장인들의 세전 평균 연봉이 4,213만원으로, 같은 기간 1년 내내 연재한 웹툰 작가의 연봉(9,840만원)에 절반에도 못 미친다.

웹툰 작가들의 고수익은 이미 관련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국내 최대 웹툰 플랫폼으로 꼽히는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네이버웹툰 1등 작가의 한 해 총 수익은 124억원에 달한다. 이는 네이버웹툰 플랫폼을 통해서만 벌어들인 수익으로, 다른 플랫폼에서 발생한 수익을 합칠 경우 이보다 더 높을 수 있다.

전체 작가 연평균 수익도 수억원에 달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웹툰에서 오리지널 전문 창작자로 활동 중인 2,000여 명의 실소득은 평균 창작자당 연간 3억 이상”이라며 “이는 유튜브 상위 5%인 셀렉트 크리에이터의 인당 소득 약 4,000~5,000달러(약 530~670만원)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 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작가들이 고수익을 올리는 만큼 탈세 의혹 논란도 자주 도마 위에 오르내린다. 인기 웹툰 ‘여신강림’의 야옹이(김나영) 작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 탈세 의혹에 휩싸인 야옹이 작가는 국세청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당시 야옹이 작가는 사과문을 통해 “잘못 처리한 일부 항목에 대해 세금이 부과된 사실이 있다”며 “분명 저의 책임이며 세심하지 못해 발생한 잘못”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만화계는 작가들이 복잡한 세금 문제를 제대로 알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명한다.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장은 “일부러 탈세했다기보다는 실수로 누락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모든 작가가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인데 웹툰 작가 법인만 면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작가들이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조사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동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