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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 아지툰 운영자 검거, K콘텐츠 시장 좀먹는 불법 유통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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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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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툰 운영자, 웹소설·웹툰 325만여 건 불법 유통하다 '덜미'
"하나 없애면 또 하나가 생긴다" 수요 먹고 자라는 불법 유통 사이트
불법 사이트와 전쟁 벌이는 업계·정부, 근본적인 대책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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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툰 운영자 검거 현장/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내 웹소설·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 ‘아지툰’의 운영자가 덜미를 잡혔다. 검거된 피의자는 국내 웹소설·웹툰 콘텐츠를 불법 유통해 6개월간 1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K-콘텐츠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불법 유통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적극적인 정부 대처 등을 통해 불법 유통의 악순환을 끊어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지툰' 운영자 검거

27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대전지방검찰청과 수사 협력을 통해 국내 웹소설·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인 ‘아지툰’을 폐쇄하고,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운영자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아지툰은 2021년 사이트 개설 이후 저작권을 확보하지 않은 국내 웹소설 250만9,963건, 웹툰 74만6,835건 등 총 325만여 건의 콘텐츠를 불법 유통한 플랫폼이다. 문체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에 따르면 검거된 피의자는 과거 한 차례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를 운영해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으며, 집행유예 기간 중 또다시 아지툰 사이트 운영을 시작했다.

그간 피의자는 해외 원격 접속, 가상회선(VPN) 이용 등 치밀한 방식으로 단속을 피해왔다. 차명으로 휴대전화와 인터넷에 가입하고, 제3의 범죄 장소에 작업장을 빌려 주기적으로 이동하며 서버를 운영하기도 했다. 라트비아 서버와 도메인 이용에 투입된 비용은 중국인 명의의 페이팔(Paypal) 계정을 통해 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가 아지툰을 운영하며 도박, 성매매 등 불법 광고로 취한 범죄 수익은 약 1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피의자 검거 이후 유사 불법 사이트가 등장하는 폐해를 막기 위해 아지툰의 모든 도메인을 압수한 뒤 접속 경로를 변경했다. 아울러 차후 피의자의 범죄 수익도 환수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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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유통 사이트, 근절 어렵다?

아지툰과 같이 국내 웹툰·웹소설·드라마 등을 불법 유통하는 사이트들은 수년 전부터 K-콘텐츠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돼 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웹툰 불법 유통 시장 규모는 7,215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산업의 39.45%를 차지하는 규모다. 아직 K-웹툰 서비스가 진출하지 않은 국가 등에서도 수많은 불법 K-웹툰 공유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불법 사이트로 인한 웹툰업계 피해 규모는 연간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들 불법 사이트를 완전히 근절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8년 국내 최대 불법 만화 공유 사이트인 '밤토끼'의 운영자가 검거됐지만, (해당 사이트 폐쇄 이후에) 파생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피해는 사실상 줄어들지 않았다"며 "특정 불법 사이트가 폐쇄되더라도 이용자들은 불법 콘텐츠 소비를 멈추지 않는다. 대체재를 찾아 여타 불법 사이트로 이동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인식 개선을 통해 불법 콘텐츠 '수요'를 우선적으로 끊어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법 콘텐츠 소비가 단순 저작권 침해를 넘어 불법 도박·불법 음란물 유통 등 범죄 가담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시각이다. 한 업계 종사자는 "법의 단속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불법 웹툰 사이트는 도박, 성매매, 마약 등 각종 온라인 범죄의 온상"이라며 "저작권 보호는 물론, 무분별한 온라인 범죄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불법 사이트 소비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악순환의 고리' 끊어야

이런 가운데 웹툰업계는 저작권·수익성 보호를 위해 불법 유통 사이트와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자체 개발 기술인 '툰레이더'를 통해 2017년부터 복제물을 추적 중이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아랍어권 최대 불법 유통 사이트인 ‘지망가(Gmanga)’를 비롯해 7개 대형 사이트를 폐쇄하는 데 성공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청 등 정부 기관 역시 오는 12월까지 인터폴과 불법 사이트 합동 단속에 나서며 힘을 보탤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업계와 정부의 노력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불법 유통 사이트 운영자는 인터넷 주소(IP)를 여러 차례 바꾸며 서버 추적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서버가 물리적으로 어느 국가에 위치해 있는지 특정할 수 없어 신속한 국제 공조 없이는 단속이 어려워지게 된다. 이번 수사로 덜미가 잡힌 아지툰은 물론, 한국어로 만화·웹툰을 불법 유통하는 여타 사이트들도 이 같은 'IP 세탁'을 통해 단속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업계는 정부가 국제 협력 강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 불법 사이트 대응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기승을 부리는 불법 유통 사이트를 방치한다면 K-웹툰은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서 드라마·영화 불법 유통 사이트인 ‘누누TV’를 폐쇄했듯, 정부 차원의 강경하고 속도감 있는 대책을 통해 시장 혼란을 잠재워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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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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