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부터 뉴욕주까지" 美 교내 스마트폰 규제 확산, 호주·한국서도 관련 조치 이어져
"LA부터 뉴욕주까지" 美 교내 스마트폰 규제 확산, 호주·한국서도 관련 조치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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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교내 스마트 기기 사용 금지 이어 스크린 타임 규제 착수 뉴욕주도 K-12 전체 학교에 스마트폰 사용 제한 의무화 호주,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미성년자 대상 규제 강화 흐름 관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가 교내 스크린 타임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지난해 교내 스마트 기기 사용을 전면 금지한 데 이어 재차 미성년자 대상 디지털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이다. 미국 뉴욕주 역시 주 차원에서 교내 스마트폰 사용 제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한국·호주 등 여타 국가에서도 유사한 성격의 논의에 속도가 붙는 추세다.
LA의 교내 디지털 규제 행보
21일(이하 현지시각) NBC뉴스는 LA 교육위원회가 스마트폰 사용 제한, 종이와 펜을 사용한 숙제 장려 등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LA 지역 공립학교를 운영하는 LA 통합교육구는 학년 및 과목별로 스크린 타임 정책을 마련하게 된다. 초등학교 1학년 이하 학생은 스마트폰 사용이 금지되며, 학부모가 자녀의 학교 내 기술 사용을 거부할 수 있는 절차도 수립된다. 이 정책은 다음 학년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LA 교육위원회는 이전에도 교내 스마트 기기 이용 금지 정책을 단계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해당 정책은 2024년 6월 결의안 통과를 통해 추진 동력을 얻었고, 이후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됐다. LA 교육위원회는 수업 시간은 물론 점심·쉬는 시간까지 포함해 학교 내 휴대전화·스마트워치·이어버드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각 학교는 자율적으로 집행 방식을 선택했는데, 주로 가방 보관, 교실 수거함, 자석 파우치 등 물리적으로 기기를 차단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다만 장애를 가진 경우, 번역·건강 목적으로 스마트 기기가 필요한 경우 등 일부 예외는 인정됐다.
초기 효과는 분명했다. LA 지역 언론 LAist에 따르면, 해당 정책이 시행되고 약 4개월 뒤 이뤄진 현장 조사에서 교사·학생·관리자들은 “학교 내 눈에 띄는 휴대전화 사용이 줄고 학생 간 상호작용이 늘었다”는 공통된 평가를 내놨다. 특히 교사들은 교실 내 방해 요소가 줄어들었고, 학생들이 휴대폰 대신 학습에 집중하려 한다며 변화를 즉각적으로 체감했다고 밝혔다. 다만 동시에 학생들이 규제를 우회하거나, 학교 밖에서 스마트폰을 더 많이 사용하는 등 행동 전환의 한계도 확인됐다.
뉴욕주는 주 차원에서 규제 마련
뉴욕주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시행된 바 있다. 뉴욕주는 앞서 2024년부터 일부 학군에서 휴대전화 이용 제한 조치를 시범 도입해 왔다. 특히 뉴욕시 교육청을 포함한 대형 학군들이 자체적으로 수업 중 사용 금지 또는 보관 의무화 정책을 통해 효과를 점검했고, 이 과정에서 학생 집중도 개선과 교실 질서 회복에 대한 교사들의 긍정적 평가가 축적됐다. 동시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사이버 폭력, 소셜미디어(SNS) 중독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책 확대 필요성이 공론화됐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뉴욕주는 지난해 5월 주 의회를 통해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제한을 의무화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정책 발표 과정에서 “스마트폰은 교실에서 주요한 방해 요소(major distraction)”라며 학습 집중 저해를 문제로 꼽았고, 동시에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와 SNS 사용 증가 간의 연관성도 강조했다. 뉴욕주 상원 교육위원장 셸리 메이어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학교는 학생들이 방해 없이 학습할 수 있는 환경(distraction-free environment)이어야 한다"며 사이버 폭력과 온라인 갈등이 교실로 확산하는 현실을 규제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시행된 해당 정책은 단순 권고가 아닌 공립학교, 차터스쿨(자율형 공립학교)을 포함한 K-12 전체 학교에 적용되는 주 차원의 기준이다. 기본 원칙은 LA와 유사한 이른바 'bell-to-bell' 금지(등교부터 하교까지 하루 전체 시간 동안 학생 개인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이며, 학생의 스마트 기기를 물리적으로 분리하거나 사용을 통제하는 방식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미성년자 보호 나선 각국
이 같은 조치는 비단 미국을 넘어 세계 각국에서 채택되는 중이다. 일례로 호주의 경우 지난해 12월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먼저 16세 미만 이용자의 SNS 계정을 차단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이 법은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처를 하지 않는 SNS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520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호주 온라인 안전규제 기관 e세이프티(eSafety)에 따르면, 규제 대상에 포함된 10개 SNS는 조치 시행 이후 한 달 만에 약 470만 개에 이르는 16세 미만 계정을 삭제·차단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자, 호주의 해당 연령대 인구 1인당 2개꼴이다.
한국에서도 관련 제도가 속속 개편되고 있다. 지난달 시행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법안의 핵심은 학생의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교육 목적이나 긴급 상황, 특수교육 보조기기 사용 등 예외 상황의 판단을 학교장과 교원 재량에 맡기는 데 있다. 아울러 학교장과 교원이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교원의 교육 활동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학칙으로 교내 스마트 기기 사용·소지 자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보다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의 논의도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의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학습 기능만 탑재한 스마트폰을 도입하자'는 제안에 대해 "실제 학습에만 사용할 수 있는 대안 스마트폰을 개발할 수 있다면 매우 의미 있는 아이디어"라고 답했다. 전화와 학습 기능만 남기고 게임·SNS·영상 플랫폼 등의 이용을 차단해 중독 및 유해 환경 노출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저학년의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기기 제한이 완벽한 해법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별도의 기기를 개발한다고 해서 이미 존재하는 통제 수단 이상의 효과가 발생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실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학부모가 자녀 스마트폰의 앱 설치나 사용 시간을 통제하는 기능도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이에 더해 기기 개발 및 보급 비용, 학교 현장에서의 관리 가능성 등도 정책 설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