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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세계 성장률 1%P 갉아먹는다” 전쟁이 바꾼 세계 경제 지도, 밀려오는 S 공포

“이란 전쟁, 세계 성장률 1%P 갉아먹는다” 전쟁이 바꾼 세계 경제 지도, 밀려오는 S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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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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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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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WB, 올해 경제전망 하향 예고
유가 급등·성장 둔화 우려
전쟁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

이란 전쟁이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39일 동안의 전투 끝에 2주 휴전에 들어간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오일 쇼크를 부른 1973년 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에 버금가는 경제적 충격을 안겨줬다. 국제유가 급등과 이에 따른 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전 세계 경제 압력을 가중하는 가운데,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까지 고개를 드는 형국이다.

이란 전쟁·호르무즈 리스크, 글로벌 성장 먹구름

12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오는 13일 열리는 'IMF·세계은행(WB) 춘계 회의'를 앞두고 “전쟁의 영향을 고려할 때 세계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회의 둘째 날인 14일 수정 세계 경제 전망과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IMF는 전쟁의 여파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제 모든 길이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이번 충격에서 회복한 후에도 다음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아자이 방가 WB 총재도 이번 전쟁이 세계 경제에 연쇄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휴전이 유지되더라도 피해는 계속 더 깊어질 것”이라며, 조기 종전의 기본 시나리오에서 세계 성장률은 0.3∼0.4%포인트 하락할 수 있으며 전쟁 장기화의 경우 1%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전쟁이 지속할 경우 인플레이션 영향은 훨씬 커져 최대 0.9%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해 항로 열렸지만 에너지 비용 상승 불가피

지난 1월까지만 해도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3%로 내다봤다. 미국 2.1%, 유로존 1.4%, 이머징 아시아 5.4%였다. 하지만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공습으로 인해 에너지 공급에 충격이 발생했으며, 중요한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전 세계적인 충격을 가중시키고 있다. 

결과는 즉각적이었다. 중동산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100달러(약 15만원)를 넘어섰고, 천연가스 가격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악의 경우 2분기 평균 두바이유가 배럴당 170달러(약 25만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IMF는 전쟁 발발 후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이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는데, 이 같은 공급난은 전쟁이 빠른 시일 내에 종식되더라도 단기간에 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노선을 우회하는 송유관을 긴급 복구하고 얀부 항의 원유 수송량을 하루 700만 배럴 수준으로 정상화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은 항행의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며, 이는 즉각적인 해상 운송비 및 보험료 폭등으로 직결돼 원유 수급의 고비용 체계를 고착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카타르 북부 지역의 라스라판 액화천연가스(LNG) 피격 등 전쟁 기간 중 발생한 에너지원 손상은 즉각적인 회복이 어렵다. 호르무즈 봉쇄가 풀리더라도 에너지 공급 차질은 한동안 계속된다는 뜻이다.

역대 최악의 에너지 공급 중단 사태, 세계 경제 ‘초비상’

이 때문에 각국은 저마다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연료 부족이나 식량난, 시위 등의 실물적 타격과 소비자 물가나 금리 등 금융 사태에 대응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공항협의회(ACI Europe)는 지난 10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으로 향후 3주 내에 유럽 전역의 항공연료 재고가 고갈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고했다. 이로 인해 수천 편의 항공편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으며, 이는 글로벌 물류비용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폭등에 따른 사회적 혼란도 극에 달했다. 지난달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유가 급등 항의 시위는 노르웨이 등 북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시위대들은 주요 터미널과 고속도로를 점거하며 정부에 즉각적인 유류세 감면과 연료가격 상한제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는 중이다.

에너지 안보가 국가 존립을 위협하자 최근 유럽연합(EU)은 과거의 탈원전 기조를 전략적 실수(Strategic Mistake)로 규정하고 원자력 발전 비중을 다시 확대하는 정책적 회귀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막대한 재정 부담을 무릅쓰고 연료 보조금을 동결하는 고육책을 내놨고, 베트남은 전력 수요가 전년 대비 14% 이상 급증하는 가운데 발전용 연료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제조시설 가동 중단 등 전력부족 사태를 막기 위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비료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 수급이 끊기면서, 곡물가격이 폭등하고 기아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인도적 위기도 가시화하고 있다. 또한 물류 차질의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2026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약 80만 대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신흥국의 경우 물가와 성장 둔화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연간 물가 상승률이 30%를 웃도는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브라질은 고금리 부담으로 경제 활동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한국 “비(非)교전국 중 최대 피해”, 물가 상방·경기 하방 압력 직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 분쟁 이후 한국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은 비(非)교전 국가는 없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플라스틱·합성섬유·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약 35%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 역시 64.7%를 카타르에서 들여오고 있다. 현재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 생산이 중단되면서 헬륨 가격은 40% 이상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산업 전반의 생산비를 끌어올리는 연쇄 효과를 유발한다. 분쟁 이전인 2월만 해도 한국 국적 선박 3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지만, 현재 26척이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인 상황이다. 이들 중 원유 및 석유 제품 운반선은 17척이나 된다.

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큰 하락 폭이다. CSIS는 “한국은 원유를 비롯한 핵심 자원의 호르무즈 의존도가 높다”며 “향후 2~6개월 동안 운송·물류·석유화학·농업·식음료 등 전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지정학적 불안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은 단순한 유가 상승이 아니다.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는 동시에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때마다 필연적으로 소환되는 것은 1970년대 오일쇼크다. 1973년 아랍 산유국의 석유 금수 조치와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촉발된 두 차례의 오일쇼크는 세계 경제를 10년 가까이 피폐하게 만들었다. 미국만 해도 당시 인플레이션은 14%에 육박했으며 실업률도 두 자릿수를 오갔다.

1970년대 경험이 남긴 핵심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경제 주체들의 행동이 연쇄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노동계는 임금 인상 요구를 강화하고, 기업은 가격 조정 주기를 앞당기며 비용 상승을 전가하는 흐름이 고착된다. 이 같은 악순환이 시작되면 물가 상승은 자생적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위험 변수로 지목되는 이유는 해법이 부재해서가 아니다. 물가를 억제하는 정책은 경기 위축을 불러오고, 경기 부양 조치는 다시 물가를 자극하는 상충관계가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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