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요격률 90% 자랑하더니” 이스라엘 방공망, 핵시설 인근까지 뚫렸다
[미국-이란 전쟁] “요격률 90% 자랑하더니” 이스라엘 방공망, 핵시설 인근까지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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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탄두 대응 구조 취약성 반복 노출
반전 여론 확대에 전쟁 명분 흔들려
군사 승리 ‘미지수’, 전략 실패 ‘확실’

이스라엘 핵시설이 위치한 네게브 사막 인근 도시에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낙하하며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방공망의 신뢰도 또한 흔들리는 형국이다. 이스라엘 내 가장 강력한 방어가 구축된 지역에서 거듭된 요격 시도에도 실패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기존 방어 체계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 전쟁이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반전 여론이 확대됐고, 국제사회에서도 군사 개입에 신중한 기조가 이어지는 등 전황을 둘러싼 분위기는 매우 복잡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공격 패턴 반복에도 속수무책
22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이 이스라엘의 핵 연구 시설과 원자로가 있는 네게브 사막 인근 디모나와 아라드의 주거지역에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하며 “세계에서 가장 방공망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스라엘의 군사 체계에 대한 자국 내 불안감이 확산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폭격이 가해진 지역은 이스라엘 전역에서도 가장 강력한 방공망이 구축된 곳으로, 두 차례의 요격 시도에도 실패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는 실정”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피해 상황은 AP통신이 포착한 영상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디모나 지역에는 미사일이 직접 낙하하며 화염이 치솟는 장면이 포착됐고, 주거지역 건물 외벽이 뜯겨나가 내부가 노출되는 피해가 확인됐다. 또 아라드에서는 인구 밀집 지역에 탄도미사일이 떨어지며 최소 건물 세 채 이상이 크게 파손됐다. AP통신은 일부 사망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스라엘 현지 언론 역시 부상자가 15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엑스(X)를 비롯한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과 공중에서 불꽃이 터지는 모습, 충격으로 창문이 깨지는 CCTV 영상 등이 다수 확산했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방공망 체계는 다층 구조가 특징이다. 대기권 밖 요격이 가능한 ‘애로우-3’는 사거리가 최대 2,400km에 달하며, 중거리 요격을 담당하는 ‘다윗의 돌팔매’는 약 300km 범위를 방어한다. 여기에 단거리 방어를 맡는 ‘아이언돔’은 4∼70km 고도에서 요격이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는 단거리 로켓 대응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번 전쟁 발발 직후에도 이스라엘군은 이란 탄도미사일 요격률이 90% 이상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완전한 방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문제는 이번 요격 실패가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해 6월에도 유사한 공격으로 방공망이 뚫린 전례가 있다. 당시 이란의 탄도미사일은 공중에서 다수의 소형 탄두로 분리되며 요격 체계를 교란하는 전술로 눈길을 끌었다. 기존 방공망이 개별 탄두 대응을 전제로 설계된 점을 고려하면, 표적이 동시에 분산되는 공격 방식은 탐지와 대응 과정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그러나 9개월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재차 방공망의 허점을 보이면서 이스라엘군은 적국의 공격 패턴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쟁 장기화 피로감 누적
반전 여론 또한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CBS 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미국 성인 3,3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의 대이란 군사 행동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60%를 기록했다. 이는 이달 초 56%에서 4%p 상승한 수치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68%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분쟁의 목표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답했는데, 이 역시 이달 초 62%보다 6%p 증가한 결과다. 전쟁 수행의 정당성과 목표 설정에 대한 의문이 동시에 확대되는 흐름이다.
나아가 응답자의 57%는 ‘전쟁이 미국에 불리하게 전개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으며, 긍정적으로 본 비율은 43%에 그쳤다. 전쟁의 성격에 대한 질문에서는 전체의 66%가 ‘선택의 전쟁(War of Choice)’이라고 답했고, ‘불가피한 전쟁(War of Necessity)’이라는 응답은 34%에 머물렀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의 92%, 무당층의 73%가 이번 전쟁을 선택적 결정으로 인식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의 67%는 국가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대응으로 평가했다. 정치 성향에 따라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갈리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쟁 목표에 대한 인식에서는 많은 응답자가 같은 곳을 가리켰다. 응답자의 92%는 ‘가능한 한 빨리 분쟁을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고, 주요 과제로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영구 중단(73%)’, ‘역내 위협 방지(68%)’ 등이 꼽혔다. 다만 이란 정권 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중요하다 49%, 중요하지 않다 51%로 의견이 엇갈렸고, 현 정권을 유지한 채 전쟁을 종료하는 방안 역시 47% 대 53%로 팽팽하게 맞섰다. 전쟁 종결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크지 않지만, 그 방향과 방식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지 못한 상태가 확인된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는 상황이다. 이는 2년 넘게 가자지구에서 전개 중인 하마스와의 분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 진영이 처음 충돌했던 2023년 말 진행된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 조사에서 해당 지역 피해를 정부 결정에 반영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67%의 이스라엘인은 ‘이를 무시하거나 아주 조금만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조사에서는 협상을 통한 휴전을 지지하는 여론이 갈수록 커졌다. IDI는 “2년 남짓한 기간에만 1,200여 명이 사망하고 251명의 인질이 납치되면서 시민들의 공포와 우려 또한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반전 시위 확산, 비판 여론 일파만파
국제사회의 시선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어느덧 4주 차에 접어든 충돌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각국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규탄하는 시위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범’으로 지목한 팻말이 등장했고, “전쟁을 당장 끝내라”는 구호를 내건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번 전쟁이 핵 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언급하며 확전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드러냈다.
외교적 차원에서도 균열이 감지된다.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은 공동 성명을 내고 이란에 즉각적인 공격 중단을 촉구하면서 군사적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우리는 공격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방어적 지원에 한정된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동맹국의 군사적 참여를 기대하는 상황에서도 주요국들은 공조가 아닌 거리두기를 택한 모양새다. 그러는 사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을 멈춰야 전쟁이 끝날 것”이라며 전쟁을 둘러싼 법적·도의적 책임 공방을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은 전쟁의 성격을 여론전으로 확장시킨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과의 충돌 국면에서 국제 여론과 소셜미디어를 새로운 전장으로 규정하며 ‘여덟 번째 전선’을 공식화한 바 있다. 실제로 당시 X나 유튜브 등 소셜 플랫폼에서는 공식 담론을 우회하는 메시지가 빠르게 확산했고, 분쟁 지역의 민간인 피해 등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기존 전통 매체 중심의 여론 형성 구조가 약화되면서 국가 주도의 메시지 통제력이 제한되는 환경이 형성된 것이다.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의 전투 성과와는 별개로 국제적 고립을 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