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에 시동, 블루오리진 “궤도 인프라 전략” 제시
제프 베이조스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에 시동, 블루오리진 “궤도 인프라 전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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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해결 위한 인프라 경쟁 본격화
발사·운용 측면 기술적 난제 다수 존재
성공 시 운영비 지상 대비 대폭 절감 可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이 창업한 우주 탐사·개발 기업이 위성 자체를 데이터센터로 활용하는 구상을 공식화하며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경쟁을 우주로 확장했다. 최대 5만2,000기에 달하는 위성을 기반으로 연산과 통신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를 제시하면서 기존 위성 인터넷 사업과 블루오리진의 경쟁 구도도 한층 뚜렷해졌다. 다만 실제 구현을 위해서는 기술적 난제와 비용 부담이 변수로 지목되면서 발사 비용과 운영 효율성 개선 여부가 향후 사업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컴퓨팅 인프라 물리적 위치 재정의
22일(이하 현지시각) 기술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블루오리진은 지난 19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프로젝트 선라이즈(Project Sunrise)’라는 명칭의 위성망 구축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신청서에는 우주 공간에서 직접 고성능컴퓨팅(HPC)을 수행해 지상의 환경 부담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파격적인 구상이 담겼다. 블루오리진은 “우주에 컴퓨팅 자원을 추가함으로써 전체 산업의 처리 능력을 확대하고,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새로운 연산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오리진의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은 위성 자체가 데이터센터 역할을 수행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회사는 별도로 추진 중인 통신 위성망 ‘테라웨이브(TeraWave)’를 기반으로 위성 간 및 지상 간 초고속 데이터 전송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대규모 AI 연산을 우주에서 직접 처리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이는 지금까지 지상 데이터센터가 담당하던 연산을 궤도상 인프라로 이전한다는 점에서 컴퓨팅 인프라의 물리적 위치 자체를 재정의하는 시도에 가깝다.
이에 앞선 지난 1월에도 블루오리진은 2027년까지 통신서비스 제공용 위성 5,408기를 발사하겠다는 일정을 제시한 바 있다. 해당 네트워크는 지구 전역을 대상으로 최대 6테라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하도록 설계됐으며, 약 10만 명 규모의 이용자에게 고속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됐다. 이후 계획은 최대 5만2,000기 수준으로 확장되며 우주 기반 연산 인프라로 전환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베이조스 창업자는 “지구의 자원은 한정돼 있지만, 우주는 사실상 무한하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기가와트(GW)급 우주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확장세는 기존 위성 인터넷 사업과의 경쟁 구도를 직접적으로 자극한다. 일례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약 1만 개 위성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최소 140개국에서 6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현재 위성 네트워크 가운데 가장 앞선 서비스로 평가되며, 글로벌 커버리지와 가입자 기반을 동시에 확보한 상황이다. 블루오리진이 구축하려는 테라웨이브는 개인 이용자보다는 기업 및 기관 중심으로 설계된 점에서 차별성을 갖지만, 궤도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시장을 겨냥한다.

아마존 내부 회의론 존재
다만 우주 데이터센터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짧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발사체 수송 능력이나 궤도상 인프라 구축 경험 부족, 고성능 서버 장비의 우주 환경 적응 문제 등 기술적 난제가 산적한 까닭이다. 이 때문에 업계 전반에서는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주를 이룬다. 심지어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CEO) 마저 “현실적으로 아직 먼 이야기”라고 일축하며 현재 단계에서 경제성과 기술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먼 CEO는 지난달 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해 구체적인 한계를 열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최근 서버 랙을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무겁다”고 운을 뗀 뒤 “내가 알기로 인류는 아직 우주에 영구적인 구조물을 건설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축에 필요한 장비들이 물리적으로 매우 무거운 구조인 만큼 이를 반복해서 우주로 운송하는 과정 자체가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가먼 CEO는 “지금으로선 충분한 위성을 발사할 만큼의 로켓이 없다”고도 부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베이조스 창업자 개인의 우주 구상과 아마존 그룹 내부의 현실적 판단 사이 간극을 드러낸다. 블루오리진은 위성 기반 데이터센터를 통해 연산 인프라를 궤도로 확장하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실제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AWS는 발사 비용과 장비 운송, 유지보수 부담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적용 가능한 선택지로 보지 않는다. 이는 곧 우주 데이터센터가 중장기적 가능성 차원에서는 제시될 수 있지만, 당장의 서비스 운영과 투자 판단에서는 기존 인프라 체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후순위에 놓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위성 발사 및 궤도 안착 비용 변수
비용 문제 또한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을 가로막는 장벽이다. 핵심은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발사 비용과 안정적으로 궤도에 안착시키는 과정이다. 대규모 연산 인프라를 구성하려면 수천에서 수만 기 단위의 위성 발사가 전제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총 투자 규모도 급격히 확대된다. 여기에 궤도 배치 이후 통신 안정성과 연산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 비용까지 고려하면, 초기 단계에서의 비용 구조는 곧 사업의 최종 성패를 가르는 기준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발사 비용 구조가 기술 발전에 따라 변화하는 흐름을 보인다는 점이다. 과거 kg당 2만 달러(약 3,000만원)를 웃돌던 우주 발사 비용은 스페이스X의 ‘스타십’ 등 재사용 발사체 기술 개발로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는 “스타십 사용 시 누적 발사 질량이 두 배로 증가할 때마다 비용이 약 20%씩 감소한다”고 설명하며 “(발사 비용이) 2035년에는 kg당 200달러 이하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발사 비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낮아지면, 우주 기반 연산 인프라는 경제성 측면에서도 현실적인 선택지로 전환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운영 단계에서는 비용 구조가 정반대로 전개된다. 우주 환경에서는 냉각 설비가 거의 필요하지 않으며, 전력 역시 태양광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주 데이터센터의 전력 비용은 지상 대비 최대 70분의 1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우주 데이터센터 기업 스타클라우드에 따르면 지상에서 40메가와트(MW)급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경우 10년간 전력비로만 최대 1억4,000만 달러(약 2,100억원)를 투입해야 하지만, 우주에서는 태양광 어레이 구축 비용인 200만 달러(약 30억원) 수준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비용 구조 변화는 기업들의 투자 방향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스타클라우드와 협력해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탑재한 AI를 발사했으며, 향후 ‘블랙웰’ GPU를 적용한 5GW급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제시했다. 구글 역시 연내 TPU 기반 시험 위성 2기를 발사하고, 2035년까지 우주 연산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또 중국은 AI 연산 위성 12기를 발사한 뒤 최종적으로 2,800기 규모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