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미국-이란 전쟁] "유가 배럴당 200달러" 호르무즈 해협 봉쇄 나선 이란, 장기전 경고 속 IEA 대응 효과 반감

[미국-이란 전쟁] "유가 배럴당 200달러" 호르무즈 해협 봉쇄 나선 이란, 장기전 경고 속 IEA 대응 효과 반감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고, 통행 선박에 실제 공격 감행
IEA 역대 최대 비축유 방출에도 국제 유가 급등세
장기전 의지 표명한 이란, 트럼프는 "미국이 이겼다" 주장

이란이 세계 에너지 시장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본격 봉쇄에 나섰다. 통행 상선들에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국제 사회 전반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흐름이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산유국들은 유가 안정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나섰으나, 국제 유가의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결사 항전 의지를 거듭 드러낸 만큼, 이 같은 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란, 인근 해상서 선박 위협 본격화

11일(이하 현지시각)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하탐 알-안비야 본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미국과 이스라엘, 또는 그 동맹국과 연계된 선박은 모두 정당한 표적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석유 가격은 지역 안보에 달려 있다"며 "(향후 원유 가격은) 배럴당 200달러(약 29만7,800원)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동 지역의 주요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로 인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재차 국제 사회에 관련 경고를 내놓은 것이다.

이란은 이날 인근 해역 내 선박들에 실제 공격도 감행했다. 이라크 항만 당국은 11일 이라크 바스라 항구에서 유조선 2척에서 화재가 발생해 외국인 승무원 최소 1명이 사망하고 38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쿠웨이트와 인접한 바스라 항구는 페르시아만의 가장 깊숙한 곳이다. 피격된 선박은 각각 몰타와 마셜제도 국적으로 화재 당시 나란히 정박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당국은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선박이 폭발물을 장착하고 유조선을 공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새벽 아랍에미리트(UAE) 항구에서 출발한 태국 운송 업체 프레셔스 쉬핑 소속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도 오전 11시경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다가 미상의 공격을 받았다. 피격된 화물선에는 승무원 총 23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오만 해군은 이 가운데 20명을 구조해 오만 카사브로 이송했고, 나머지 3명에 대한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근 페르시아만에 머물던 일본 해운업체 상선미쓰이 소속 화물선 ‘원 마제스티호’ 역시 미상의 발사체에 맞아 손상됐다. 당시 선원들은 큰 충격음을 들은 뒤 선박 뒷부분에서 구멍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배가 침수되거나 화재가 발생하진 않았다.

국제 사회의 유가 대응책

이러한 이란의 위협이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는 급속도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 중동 주요 산유국의 원유·가스 수출선 대부분은 인도양으로 향할 때 호르무즈 해협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정도다. 이에 IEA는 32개 회원국이 전략 비축유 4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발표하며 대응에 착수했다. 이는 IE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비축유 공급량은 1억8,200만 배럴 수준이었다.

각 산유국도 공급 안정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일례로 쿠웨이트는 한국과 일본을 자국 원유의 전략적 보급 기지로 활용 중이다. 아시아 주요 거점국에 원유 물량을 미리 비축해 고객사에 대한 인도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해상 봉쇄 위기 속에서도 아시아 핵심 고객사들과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도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원유를 수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추세다. 12일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0.46달러(약 14만9,580원)로 전장보다 9.2%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이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2022년 8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전장 대비 9.7% 상승한 배럴당 95.73달러(약 14만2,540원)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 파괴하겠다" 이란의 장기전 계획

더 큰 문제는 향후 전쟁이 길어지며 이 같은 혼란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11일 IRGC 총사령관 고문인 알리 파다비는 이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은 장기적인 소모전에 빠질 것이며, 이 전쟁은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파괴하고 군사 역량까지 붕괴 직전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압박을 일종의 전쟁 수단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이란 최고지도자실 외교정책 고문 카말 하라지도 최근 CNN 인터뷰에서 “이란은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돼 있다”며 “필요하다면 걸프 지역 공격도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사실상 부정하며 “경제적 고통만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군 통합사령부인 카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 에브라임 졸파가리 대변인도 국영방송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당신이 이 전쟁을 시작했을지 몰라도 전쟁을 끝내는 것은 우리"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켄터키주 히브런에서 진행된 연설에서 "미국이 이란을 사실상 파괴했다"며 "우리가 이겼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우리는 임무를 마무리해야 한다"며 "일찍 떠나고 싶은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종전 시점에 대한 질문에 "공격 표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으며,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면서도 "내가 끝내길 원할 때 언제든 끝날 것"이라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이에 미국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는 방식의 출구 전략을 모색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