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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상징 접은 테슬라, 모델 S·X 내려놓고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에 미래 건다

전기차 상징 접은 테슬라, 모델 S·X 내려놓고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에 미래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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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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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플랫폼 기업으로 방향 전환 본격화
인력·생산 시설 재편, 양산 체제 박차
생산 단가 전략 앞세워 시장 경쟁 참전 
옵티머스 3세대 모델(Gen3)과 해당 모델의 고자유도 손/사진=테슬라차이나 웨이보

테슬라가 자사의 초기 성장에 기여한 전기차 모델 2개의 생산 종료를 결정한 데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중심 전략을 본격화했다. 차세대 옵티머스 공개와 함께 생산 기지 및 인력 구조까지 로보틱스 중심으로 재편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테슬라의 사업 정체성 또한 기존의 자동차 제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산업 현장 투입을 앞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등 경쟁 모델과 기술·가격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정밀 작업 영역으로 활용 범위 확장

1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IT 전문 매체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테슬라 중국 법인은 최근 자사의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3세대 옵티머스의 일부 기능을 노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휴머노이드 모델이 양손을 앞으로 모아 자연스러운 하트를 만든 모습이 담겼다. 매체는 3세대 옵티머스의 상용화가 임박했다고 전하며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사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생태계의 절대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업계 역시 테슬라가 차세대 옵티머스의 대외 공개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에 공개된 3세대 옵티머스의 핵심 변화는 인간 손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고자유도 손’이다. 테슬라는 손 한쪽에 25개의 액추에이터를 탑재해 양손 합계 50 자유도(DoF)를 구현했는데, 이는 이전 2세대 모델이 제공했던 11 자유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손가락 길이 비율과 관절 배치를 인간 손 구조와 유사하게 재설계함으로써 기존 인간용 공구나 가전제품을 별도의 변형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도 확보했다. 이러한 변화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 범위가 단순 반복 작업에서 정밀 작업 영역까지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사업의 상징적 모델을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결정을 내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말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이제 모델 S와 X 프로그램을 명예롭게 마무리할 시점”이라며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집중하기 위한 전반적인 사업 재편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완전한 생산 중단은 올해 2분기 이뤄질 전망이며, 두 모델을 생산하던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은 연간 100만 대 규모의 옵티머스 전용 생산 시설로 전환될 예정이다. 

업계는 테슬라의 모델 S와 모델 X가 전기차를 대중 시장으로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만큼, 이번 결정을 매우 파격적인 조치로 해석했다. 각각 2012년과 2015년 출시된 이들 두 모델은 테슬라가 스타트업 단계에서 세계 최고 기업가치 완성차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핵심 제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두 모델의 비중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테슬라 전체 차량 인도량 159만 대 가운데 모델 S와 모델 X가 차지한 비율은 약 3% 수준에 그쳤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전기차 산업에서 축적한 대규모 제조 경험을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구상이다. 머스크 CEO는 11일 엑스(X)를 통해 “옵티머스는 스스로를 복제해 어느 행성에서든 문명을 건설할 수 있는 사상 첫 ‘폰 노이만 머신(Von Neumann machine)’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로봇이 스스로 자원을 조달하고 수리하며, 다시 자신과 똑같은 개체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전환이 인건비 절감과 생산 효율 향상을 동시에 노리는 시도라는 점에서 ‘로봇 중심 제조 체계’ 구축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인력 확보→시설 확충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기업으로의 전환을 발표한 직후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것은 인력 확보다. 글로벌 채용 플랫폼 인디드에 의하면 지난 1월 말 기준 테슬라는 프리몬트 지역에서 옵티머스와 로보틱스 관련 직군 약 220개를 동시에 채용했다. 여기에는 △옵티머스 데이터 프로젝트 관리자 △로봇 액추에이터 설계자 △피지컬 AI 관리자 △AI 안전 관리자 등 핵심 연구 직군은 물론 △로봇 조립 및 제조 테스트 관리자 △옵티머스 공정·장비 엔지니어 △제조 부문 감독관 △어셈블리 제어 개발자 등 생산 현장 인력도 대규모로 모집됐다. 

이처럼 연구개발(R&D) 인력뿐 아니라 생산과 제조 운영을 포함한 채용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은 옵티머스 프로젝트가 실험 단계에서 실제 제조 체계 구축 단계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보상 수준 역시 로보틱스 핵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 조건으로 책정됐다. 관련 채용 공고에서 옵티머스 관련 직무 연봉은 최소 10만 달러(약 1억4,900만원)에서 최대 25만 달러(약 3억7,200만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는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 평균 수준을 감안하더라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보상 체계로 평가된다. 

시설 측면에서도 로보틱스 중심 재편이 빠르게 추진 중이다. 테슬라는 프리몬트 공장을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중심 시설로 전환한다는 발표에 이어 해당 공장에서 1km 떨어진 지점에 대지면적 1만34㎡ 규모 건물을 추가로 임대했다. 연면적이 9,940㎡에 달하는 이 건물은 사무 공간(4,180㎡)과 창고 및 제조 공간(5,760㎡)으로 이뤄졌다. 이와 같이 R&D 조직과 생산 시설을 물리적으로 밀착시키는 운영 방식은 개발 단계에서 양산 단계로 이어지는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테슬라 역시 장기 생산 계획을 공개하며 로봇 사업 확대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다. 머스크 CEO는 주주총회에서 “옵티머스가 빈곤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며 “대량 생산 시 가격을 3만 달러 아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연간 생산량이 100만 대 규모에 도달할 경우, 제조 원가는 2만~2만5,000달러(약 2,900만~3,700만원)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텍사스 기가팩토리에 옵티머스 전용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다. 해당 공장은 2027년까지 연간 1,000만 대 생산 능력을 목표로 설계됐다. 

기술 고도화 vs. 가격 경쟁력

최근 로봇 산업계에서는 기술 성능 중심 전략과 대량 생산 중심 전략이 동시에 등장하며 서로 다른 방향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추세다. 이 같은 맥락에서 테슬라의 대척점에 있는 기업이 보스턴다이내믹스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Atlas)는 현재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운동 성능을 보여주는 모델로 평가된다. 올해 초 ‘CES 2026’에서 첫선을 보인 최신 아틀라스 모델은 완전 전기 구동 방식에 총 56개의 자유도 관절을 갖추고, 자동 배터리 교체 시스템을 통해 장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산업 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공장 생산라인에서 물류 운반과 위험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며, 이를 위해 실제 산업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구글 딥마인드의 AI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를 포함한 로봇 약 3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술 성능을 발판 삼아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와 대조적으로 테슬라의 옵티머스는 가격 경쟁력과 대량 생산에 무게를 둔다. 옵티머스는 2세대 모델 기준 57kg의 비교적 가벼운 무게로 설계됐으며, 공장 생산 작업은 물론 가정용 서비스 로봇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둔다. 초기 가격은 8만~12만 달러(약 1억2,000만~1억8,0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종국에는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가격을 3만 달러 수준까지 낮추는 게 목표다. 테슬라가 자사의 전기차 제조 공정과 배터리, AI 기술을 총동원해 대량 생산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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