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올해도 먹구름" 부동산에 발목 잡힌 중국, 급성장한 첨단 산업으로도 경제적 공백 못 메운다
"주택 시장 올해도 먹구름" 부동산에 발목 잡힌 중국, 급성장한 첨단 산업으로도 경제적 공백 못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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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中 신축 주택 판매 전망치 대폭 하향, 침체 장기화 경고 첨단 산업 급격히 발전했지만 성장 동력 공백 뚜렷 "성장세 언제 꺾일지 모른다" 아슬아슬 버티는 中 경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이하 S&P)가 올해 중국의 부동산 판매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현지 부동산 투자·거래 전반이 얼어붙으며 침체 흐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올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중심으로 성장해 온 자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유도 중이지만, 아직까지 부동산의 빈자리를 메꿀 만한 성과는 나오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기존 목표치인 5% 미만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린다.
얼어붙은 中 부동산 시장
9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S&P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의 신축 주택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제시한 전망치(-5~8%) 대비 하락 폭이 눈에 띄게 확대된 것이다. S&P는 "침체가 구조적으로 고착돼 있어 과잉 재고를 흡수할 수 있는 주체는 정부밖에 없다"며 "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공공·저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는 산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2021년 헝다그룹, 2023년 비구이위안이 연이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뒤 현재까지도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부동산 개발 투자는 8조2,788억 위안(약 1,745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위축됐고, 이 중 주택 투자는 6조3,514억 위안(약 1,339조원)으로 16.3% 줄었다. 신규 주택 거래 면적은 8억8,101만㎡로 같은 기간 8.7% 감소했으며, 기존 주택 거래 면적은 9.2% 쪼그라들었다. 신규 주택 거래액은 8조3,937억 위안(약 1,770조원)으로 12.6% 하락했고, 기존 주택 거래액은 13% 미끄러졌다.
시장 전반이 얼어붙으며 집값 하락세도 한층 가팔라졌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2.7% 하락해 지난 5개월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신규 주택보다 실시간 주거 수요를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꼽히는 기존 주택 가격은 1선 도시에서 전년 대비 7%, 2·3선 도시에서 각각 6% 내렸다. S&P는 과잉 공급이 가격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며 올해 중국의 주택 가격이 추가로 2~4%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中 정부의 성장 구조 전환 시도
중국 정부는 부동산 침체로 인해 가라앉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 전환에 착수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시행될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핵심 기조로 제시하고, 부동산 산업 전반을 재구성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 대표적인 예다. 계획의 핵심은 △지속 가능한 개발 △환경을 고려한 산업 전환 △시민의 생활을 중심에 둔 고품질 성장 등으로 요약된다. 도로·철도 등 인프라 건설과 대규모 주택 개발 중심의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교육ㆍ의료ㆍ보육 등 국민 생활 기반 서비스를 경제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첨단 기술 산업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첨단 산업 육성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낙점하고 매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중이다. 지난해 과학기술 부문에 투입된 정부 자금은 약 4,000억 위안(약 84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민간 자본까지 합하면 4조 위안(약 843조원)이 관련 산업계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현지 기업들은 이 같은 정부의 공격적 지원을 발판 삼아 성과를 속속 입증하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AI) 챗봇 딥시크는 글로벌 AI 시장에 막대한 충격을 안겼고, 중국의 전기차 기업 BYD는 기존 시장 강자였던 테슬라의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문제는 중국 첨단 산업의 성장 속도가 경제 전반을 견인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미국 조사 업체 로디움그룹(Rhodium Group)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AI, 로봇, 전기차 등 신산업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비중은 0.8%포인트(P)에 그쳤다. 로디움그룹은 중국이 연간 GDP 성장률 목표인 5%를 달성하려면 신산업이 향후 5년간 현재보다 7배 성장해 연간 약 2%P의 투자 성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봤다. 이는 당장 올해에만 2조8,000억 위안(약 591조원)에 달하는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미래 경제 성장 전망과 위험 요소
이런 가운데 곳곳에서는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한 저우톈융 둥베이 재정경제대학교 국가경제공학연구소 소장은 최근 소셜미디어(SNS) 위챗에 "중국의 장기 성장 궤도는 시장 개혁 도입에 달려 있다"며 "이와 관련한 조치가 없다면, 15차 5개년 계획과 그 이후 10년 동안 연간 잠재 성장률은 2.5%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총요소생산성(TFP)의 뚜렷한 반등과 가계 소비의 의미 있는 확대가 필요하다"며 "성장세 둔화와 인프라 구축 등 전통적 성장 동력 상실에 직면한 중국 경제는 새로운 생산성과 수요 창출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우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로 상향 조정하며 일부분 낙관적인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는 중국 당국의 GDP 성장률 목표치를 밑돌기는 하지만, 지난해 10월 제시했던 기존 전망치(4.2%)보다는 0.3%P 높은 수준이다. IMF는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 갈등과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는 여전히 강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 성장의 대부분은 미국과 중국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IMF의 낙관론이 과거 전례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IMF가 앞서 제기한 '쇠퇴론'을 수차례 뚫고 성장세를 유지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IMF는 경제 개혁에 대한 긴급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018년 4%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의 실제 2018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6.6%로 IMF 전망치를 한참 웃돌았다. 이후 지난 2024년에도 IMF는 2025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4%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 내다봤지만, 실제 성장률은 5% 수준이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침체는 경기에 직접적인 하방 압력을 가하는 치명적 악재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으면 건설과 연관 산업이 동시에 위축되고 투자 둔화 흐름이 가속화하게 된다. 토지 매각 감소로 지방정부 재정 역시 위태로워지고, 가계가 자산 가치 하락 우려로 소비를 줄이며 경제도 활력을 잃는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현재 중국 경제는 침체가 더 길어지거나 금융 불안이 가시화하면 성장 흐름이 언제든 꺾일 수 있는 구조"라며 "최근의 경제 성장은 '불안정한 균형'을 겨우 유지하는 형태에 가깝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