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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여부 두고 美 은행권-가상자산 업계 충돌, '친가상자산' 트럼프 행정부 중재 나서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여부 두고 美 은행권-가상자산 업계 충돌, '친가상자산' 트럼프 행정부 중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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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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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美 은행권·가상자산 업계,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여부 두고 대립 
입지 약화 리스크 떠안은 은행권, 스테이블코인에도 '동일 규제' 적용 주장
트럼프 행정부 '親가상자산' 기조 유지, 은행권 손 들어줄 가능성 낮아

미국 백악관이 가상자산 업계 및 은행권과 디지털 자산 관련 법안의 향방을 논의하기로 했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제공 여부를 두고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관련 법안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합의점 도출을 유도하는 양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친(親)가상자산 정책을 펼치며 가상자산 업계에 힘을 실어 주고 있는 만큼, 은행권의 주장이 오롯이 수용될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는 평이 나온다.

백악관, 클래리티 법안 관련 중재 주도

28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이 오는 2월 2일 은행과 가상자산 업계 임원들을 호출해 양측의 절충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논의의 핵심은 이른바 '클래리티(CLARITY) 법안'에 포함된 스테이블코인 이자 및 보상 처리 문제다. 앞서 2주 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가상자산 업계의 요구를 일부 반영, 가상자산 업체가 특정한 기여 활동을 전제로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계속해서 리워드(이자)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상임위 수정안을 마련해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입법에 깊이 관여해 온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수정안 공개 이후 즉각 법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토큰화 증권(tokenized equities)에 대한 사실상의 금지 조항 △탈중앙화 금융(DeFi) 차단 및 무제한 금융 정보 접근 허용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권한 약화 및 증권거래위원회(SEC) 종속 구조 △스테이블코인 보상(=이자 지급) 기능 차단 가능성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코인베이스 측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고객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에 연동해 이자를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 자체를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코인베이스 등 제삼자 플랫폼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관련 수익이 제공될 경우 예금과 유사한 경제적 효과가 발생해 예금 기반이 잠식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분쟁의 뿌리는 지난해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프레임워크인 '지니어스(GENIUS) 법안'에 있다.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직접 이자를 지급하는 것은 금지했으나, 거래소와 같은 제삼자가 잔액에 대해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았다. 이 같은 법적 모호함은 보다 포괄적인 암호화폐 규제안인 클래리티 법안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갑론을박을 낳았다.

스테이블코인 급성장에 은행권 입지 '위태'

가상자산 업계와 은행권의 분쟁이 나날이 격화하는 것은 지니어스 법안 통과 이후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영향력이 눈에 띄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아르테미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자그마치 33조 달러(약 4경8,000조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이자 전년 대비 72% 급증한 수준이다. 서클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USDC가 18조3,000억 달러(2경6,160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고, 테더의 스테이블코인 USDT(거래액 13조3,000억 달러)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중개 기능이 필요 없는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보편화할 경우, 전통적인 은행들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존폐 위협이 본격화할 수 있다. 코인으로 유통된 자산이 미국 국채로 전환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면 코인 발행사는 사실상 국채 수익을 기반으로 한 ‘준(準) 금융기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는 곧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자산 운용 수단으로서의 위상을 얻게 된다는 의미다.

이에 미국 은행정책연구소(BPI)와 미국은행협회(ABA), 소비자은행협회(CBA) 등 주요 은행 단체들은 스테이블코인이 보유자에게 이자나 그에 준하는 수익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은행과 동일한 감독·규제 체계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들 단체는 코인텔레그래프, 아메리칸 뱅커 등 외신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들은 예금 보험, 자본 규제, 유동성 규제 등 은행이 부담하는 감독 체계 밖에 있는데, 이자 지급을 허용받을 경우 사실상 은행 예금과 경쟁하게 된다”며 이는 명백한 규제 불균형이라고 주장했다. 이자·수익을 제공하려면 가상자산 업계에도 은행 규제를 전면 적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수익 제공 자체를 명확히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의회와 재무부에 전달한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 사실상 '여론 우위'

다만 시장 환경은 은행권보다는 가상자산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성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친가상자산 정책을 펼쳐 나가는 중이다. 앞서 패트릭 위트 대통령 디지털 자산 자문 위원회 전무이사는 성명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이자 문제로 법안을 좌초시키려는 시도는 현상 유지만 고착화할 뿐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할 것"이라며 은행권에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이는 혁신을 저해하는 은행권의 로비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업계 리더들 역시 은행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더리움(ETH) 공동 창립자 조셉 루빈은 125개 이상의 암호화폐 기업과 함께 의회에 서한을 보내 "소비자가 자신의 자산을 활용할 자유를 제한해 미국의 경쟁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CEO 또한 지니어스 법안을 뒤집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은행들이 규제 뒤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암스트롱 CEO는 은행권의 공포가 과장되었다고 지적하며 스테이블코인 논의에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보상은 대출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미국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며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은행권을 겨냥한 비판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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