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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자본 경고 누적에 매각까지 ‘흔들’, 출구 안 보이는 롯데손보

기본자본 경고 누적에 매각까지 ‘흔들’, 출구 안 보이는 롯데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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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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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자본 K-ICS -16.7%로 업계 최저
“일시적 현상” 해명에도 실제 지표 괴리
증자 부담 확대·매각 불확실성 이중고
롯데손해보험 사옥/사진=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의 기본자본 지급여력이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며 본격적인 경영개선 국면이 열렸다. 회사가 제출한 개선계획이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부족을 이유로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이제 핵심은 유상증자 등 실효성 있는 자본확충 방안을 얼마나 짧은 기간 안에 제시하느냐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는 다시 매각 논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건전성 지표는 물론 그 지표를 뒷받침할 자본의 질과 자본조달 실행력이 매각 성패를 가르는 시험대로 작동할 전망이다. 

순자산 1.7조원에도 기본자산 ‘마이너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은 -16.7%로 국내 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본자본 K-ICS는 기본자본을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개별 보험사 자본의 질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같은 시점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은 –2,953억원, 요구자본은 1조7,617억원으로 집계됐다. 요구자본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기본자본 K-ICS를 규제 기준선인 5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본자본을 약 1조1,760억원 추가 확충해야 한다.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이 음수로 전환된 배경에는 자본 구성의 특성이 자리한다. 기본자본은 이익잉여금과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조정준비금 등 순자산 성격의 항목에서 손실흡수가 불가능하거나 규제상 인정되지 않는 금액을 차감해 산출된다. 구체적으로는 지급 예정인 주주 배당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자본증권,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자산 상당액의 50% 등 6개 항목이다. 롯데손보는 순자산 규모가 약 1조7,000억원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차감 항목이 누적되며 기본자본이 마이너스의 영역으로 밀려난 상태다.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K-ICS를 별도로 관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K-ICS 비율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을 합산한 가용자본을 기준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단기간에 외형상 비율을 개선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기본자본은 납입자본금과 이익잉여금처럼 만기 상환 부담이 없고 상시적으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자본으로 구성돼 자본의 질을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7년부터 기본자본 K-ICS 제도를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히며 규제 기준선으로 50%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기본자본 K-ICS가 50% 미만으로 떨어지면 적기시정조치 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0~50% 미만은 경영개선권고, 0% 미만은 한 단계 높은 경영개선요구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제도 연착륙을 위해 2035년 말까지 경과조치를 두고 적기시정조치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지만, 내년 3월 말까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보험사에는 ‘최저 이행기준’이 부과된다. 최저 이행기준이 적용되면 향후 9년(36개 분기) 동안 매 분기 기본자본 K-ICS를 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부과 1년 뒤에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적기시정조치로 전환된다. 

무위로 돌아간 자구 노력

롯데손보는 기본자본과 K-ICS 지표 악화를 인식한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무 건전성 방어를 위한 자구 노력을 이어왔다. 우선 기존 K-ICS 비율 관리에 집중하며 외형상 규제 기준 이탈을 막는 데 주력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롯데손보의 지난해 1분기 말 K-ICS는 119.93%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30.07%p 하회했다. 다만 같은 시기 요구자본이 1조9,923억원, 지급여력금액이 2조2,894억원으로 산출되며 법적 규제선인 100%는 상회했다. 롯데손보는 이를 근거로 K-ICS 비율 하락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을 내놨고, 제도 보완과 이익 체력 회복을 통해 권고치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해명을 반복했다.

하지만 설명과 달리 지표의 흐름은 당국의 우려를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롯데손보의 K-ICS 비율은 2023년 213.2%에서 불과 1년여 만에 93.27%p 하락하며 급격한 변동성을 노출했다. 이는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 변경,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 제도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에서 보험부채는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해 산출되는데, 할인율이 낮아질수록 부채 평가액이 확대되는 구조다. 롯데손보는 이러한 제도 변화가 단기적으로 K-ICS 비율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지만, 금융당국은 자본 구조 전반의 취약성을 뜯어 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손보가 선택할 수 있었던 자본 관리 수단의 한계도 분명히 드러났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후순위채 콜옵션 도래 시점에 맞춰 조기상환과 대체 발행을 추진했지만, 금융감독원은 K-ICS 비율이 권고치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조기상환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롯데손보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고 나섰으나, 이 역시 요건이 까다롭고 기본자본 K-ICS 산정에서는 손실흡수 능력 면에서 제한적으로 평가되면서 무산됐다. 현실적인 선택지가 유상증자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손보는 자본 확충 계획을 구체화하지 못했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는 사이 금융당국의 판단은 한층 더 엄격해졌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에서 롯데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대해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승인을 결정했다. 롯데손보는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 이후 사업비 감축, 부실자산 처분, 인력·조직 운영 개선 등을 담은 계획을 제출했지만, 당국이 요구한 유상증자 등 핵심 자본 확충 방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롯데손보에 대한 당국의 조치가 경영개선권고에서 경영개선요구로 상향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경영개선계획 불승인 처분을 받은 보험사는 2개월 내 보완 계획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 

매각 시나리오 급격히 위축

경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매각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롯데손보는 지난 2024년 우리금융 매각이 최종 무산된 이후로 상시 매각 체제 상태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이번 불승인 결정으로 잠재 원매자는 인수 검토의 출발점부터 추가 자금 소요를 전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매각을 추진하는 쪽에서도 외부적으로는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사업비 감축, 부실자산 처분, 인력·조직 운영 개선 등 과제를 병행해야 하는 탓에 딜 추진 속도와 확정 가능성 모두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나아가 자본 이슈가 커질수록 매각의 시간표도 경영개선 절차의 시간표에 종속되기 쉽다.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보험사는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고, 승인될 경우 1년 단위로 개선 이행을 관리받는다. 반대로 계획이 미흡하다는 판단이 반복되면 경영개선요구로 상향될 수 있고, 그 단계에서는 점포 폐쇄·통합, 임원 교체 요구, 인력·조직 축소, 보험업 일부 정지, 자산 처분 등 구체적 조치가 가해질 수 있다. 당국의 판단이 매각 일정표를 사실상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매각이 완전히 멈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매수자 관점에서는 경영개선권고가 비용 절감·자산 정리·조직 효율화를 추진할 명분이 되고, 개선 이행 과정에서 리스크가 수치로 드러나 가격 협상력이 강화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 시장에서는 롯데손보의 매각 희망가로 2조원 수준이 거론되면서 고평가 논란이 뒤따랐으나, 이후 협상 과정에서 1조원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 제안했다는 전언이 돌며 비판은 다소 가라앉은 상태다. 결과적으로 매각의 성패는 자본 확충 계획의 구체화 여부와 그 부담을 누가, 어떤 조건으로 떠안을지로 수렴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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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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