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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대만해협 둘러싼 긴장 고조, 韓·日 경제안보 부담 확대

[딥폴리시] 대만해협 둘러싼 긴장 고조, 韓·日 경제안보 부담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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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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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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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에너지 안보 직격탄 
남중국해·동해까지 연결된 해양 안보 압박 확대 
美 전략적 모호성 시험대, 한·미·일 공조 강화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원유 공급의 핵심 병목지점이라면, 대만해협은 한국과 일본의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좌우하는 전략 해상 통로로 평가된다. 실제로 2022년 대만해협을 통과한 교역 규모는 일본이 4,440억 달러(약 667조9,500억원), 한국이 3,570억 달러(약 537조1,700억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대만해협 통제력을 강화하거나 물류 위험을 높여 보험·해운업계가 이 지역을 사실상의 분쟁 해역으로 인식하게 될 경우, 제조업·전력·반도체 공급망은 물론 미국 동맹 체제의 신뢰성까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지리로 본 대만해협

대만 문제를 민주주의 가치나 군사 충돌 가능성만으로 해석하는 시각은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실제 정책 판단의 중심에는 ‘경제 지리’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대만해협 리스크를 민감하게 바라보는 이유 역시 대만해협이 중동·유럽과 동남아·동북아를 연결하는 핵심 해상 물류축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대만해협의 안정은 국제사회와 일본의 안보·번영에 필수적”이라고 규정한 것도 이 같은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은 인도양에서 동남아 해역을 거쳐 대만·오키나와·규슈·부산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항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만해협은 에너지 안보와 산업 공급망, 동맹 체제가 교차하는 전략 요충지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대만해협 위기는 공급망 교란과 물류 차질, 안보 불안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리스크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주: 한국과 일본은 수출·수입 상당 부분을 대만해협 항로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군사적 긴장이 무역·에너지 충격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중국해 리스크와 우회 비용

대만해협은 남중국해 해상 물류망과 연결된 핵심 구간이다. 남중국해는 전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43%가 통과하는 전략 수송로로, 대만해협 안보 역시 이 흐름과 직결돼 있다. 일각에서는 위기 발생 시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싱가포르~부산 컨테이너 항로가 대만 인근 해역을 피할 경우 운항 거리가 약 1,000마일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남중국해 긴장까지 겹쳐 선박이 필리핀 서쪽 롬복 해협이나 호주 남단으로 우회하게 될 경우 운항 시간과 연료비, 보험료, 항만 대기 비용까지 연쇄적인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부담은 물류비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부품과 원자재를 적시에 공급받아야 하는 산업 구조 특성상 정유·화학·배터리·자동차·철강·반도체 등 한국과 일본의 핵심 제조업 전반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이 자국 경제 타격을 우려해 항로 봉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회색지대(Gray-zone)’ 전략 가능성에 주목한다. 중국은 전면 봉쇄 대신 해경 활동 확대와 군사훈련, 검사구역 설정, 사이버 교란 같은 제한적 압박만으로도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덴만 위기 당시에도 보험료 급등과 위험 프리미엄 확대가 이어지며 해운업계의 항로 조정이 잇따랐다. 이와 같이 전면전이 아니더라도 시장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글로벌 물류망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주: 중국의 대만해협 의존도가 가장 높지만, 한국과 일본 역시 교역 상당 부분이 이 항로를 통과하고 있어 대만해협 충돌 시 동맹국 전반으로 경제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동해로 확대되는 해양 안보 리스크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해양 안보 리스크는 북방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중국은 러시아·북한과의 전략 협력을 바탕으로 두만강 하류 접근권 확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동해 방향으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는 중이다. 아직 해군기지 건설 단계까지는 이르지 않았지만, 하천 개발과 도로·교량 정비, 합동 순찰 확대 등을 통해 장기적인 해양 접근 기반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경우 일본의 안보 부담도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에는 동중국해와 센카쿠열도, 미야코 해협 방어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홋카이도와 쓰가루·소야 해협 등 북부 해역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과 러시아 군사 활동이 이어지는 동해에 중국 영향력까지 더해질 경우 한국과 일본의 해양 안보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전략적 모호성과 동맹의 시험대

최근 미·중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미국 측 공식 성명에서 대만 문제가 언급되지 않으면서 동맹국 사이에서는 미국의 대만해협 대응 기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대만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피한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를 미·중 관계의 핵심 ‘레드라인(핵심 이익)’으로 재차 강조했다.

안보 억지력은 군사력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상대가 해석할 수 있는 일관된 신호 역시 핵심 요소다. 한쪽은 기준선을 분명히 하는데 다른 한쪽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할 경우 이는 중립보다는 억지력 약화 신호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다분하다. 1950년 딘 애치슨 당시 미국 국무장관 연설이 지금까지도 거론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불분명한 신호는 경쟁국뿐 아니라 동맹국에도 오판 가능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전략 역시 단기간 내 전면 침공보다는 미국이 대만해협 문제를 여전히 핵심 동맹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시험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 역시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에만 의존하기보다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가 역내 안보와 경제 질서를 위협한다는 점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행동으로 옮겨야 할 해양 안보 전략

한국과 일본 역시 대만해협의 실질적인 대응 체계 구축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 대만해협 문제를 군사 현안을 넘어 경제안보 차원의 핵심 리스크로 재정립하는 한편, 일본은 장거리 반격 능력과 사이버·미사일 방어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동시에 양국은 해양 안보에 대한 공동 대응 인식을 바탕으로 비상시 원유·LNG 공동 대응 체계와 항만 운영 복원력, 호주·필리핀 등 역내 우방국과의 협력 체계 구축에도 나서야 한다.

대만해협은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 동맹 체제의 안정성이 동시에 맞물린 핵심 전략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전략적 모호성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불안과 물류 차질, 안보 비용 증가가 한꺼번에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만해협은 경제와 안보 리스크가 동시에 집중되는 해역이라는 점에서 미국 동맹 체제의 취약성을 드러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따라서 정부의 침묵이 상대국의 오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다 명확한 전략과 대응 원칙을 마련하는 일이 한·미·일 동맹이 서둘러 수행해야 할 과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aiwan Strait Security Is Japan’s New Energy Lifelin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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