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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 혁신 위해 유연인사제·성과주의 시스템 도입할 것, 하지만 현실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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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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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민간 수준의 유연한 인사시스템과 파격적인 성과주의를 도입해 활력이 넘치는 공직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별히 “수출과 투자유치, 첨단 과학기술 협력이 경제 외교의 핵심이라며 대한민국을 최고의 혁신 허브로 만들고, 우리나라의 모든 제도를 선진국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사회를 민간 기업처럼 尹 “성과주의, 유연한 인사시스템 도입할 것”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윤석열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과 미래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을 위해서는 공직사회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직된 공직사회에 대대적인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몇몇 언론이나 평론가들은 “역대 대통령들이 공직사회 혁신을 늘 주장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며 “정치 경험이 없는 검사 출신 윤 대통령이 실제 공직사회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번 공직사회 혁신의 기본 방향은 ‘민첩하고 유연한 정부’다. 윤 대통령은 제6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공직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에 더 민첩하고 유연한 정부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공직자들의 마음가짐과 생각은 물론 행동 방식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의 300억 달러 투자유치 등 아무리 경제적 외교 성과를 내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공무원들이 딱딱하고 비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지속한다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역시 현 정부 체계에서 TF(태스크포스)팀 하나 만드는 데 수개월씩 걸린다며 날렵하고 빠른 대응을 가진 정부의 모습이 초고속 산업화 시대에 국민들이 바라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 ▲승진과 조직 운영 등에서 민간 수준의 유연한 인사시스템 도입 ▲파격적 성과주의 도입 등을 제안했다.

민간 기업의 시스템을 가져오는 이유로는 기존 호봉 중심의 틀에 박힌 공무원 연봉체계로는 공직사회에 마인드 변화나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민간 인재를 수혈하는 측면에서 뛰어난 인적 자원 모집을 위한 목적도 예상할 수 있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공직사회 혁신안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우주항공청’을 언급했다. 우주항공청은 민간 전문가들이 공무원 신분으로 참여하는데, 이때 기존 공무원 연봉과는 다른 성과체계가 적용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특별히 해외에서 특급 인재를 영입할 경우 기존 공무원 연봉체계에서 상상할 수 없는 10억원 수준 이상의 연봉 지급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대통령실은 이런 방식이 공무원 전 부처에 적용될 수는 없지만, 성과주의에 입각해 급여에 차이를 두는 제도 도입은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나갈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대통령 지시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무시간 내내 시달리는 민원과 기계적 일 처리에 혁신 포기한 공무원들

윤 대통령의 공직사회 혁신안 소식에 대다수 공무원이나 시민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정책을 말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피드백을 내놓았다.

2018년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지방 도청에 발령받은 공무원 A씨는 업무시간에는 계속 민원 전화를 받느라 업무를 진행할 수 없다며, 주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매일 밤 10~11시까지 야근하는 것이 일상이라고 전했다. 그는 공무원 직업 만족도에 대해 10점 만점에 2점이라고 평가하며 “정년이 보장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공무원 생활을 이어가기에는 너무 힘들다”고 밝혔다. 또 자신과 비슷한 업무 스트레스로 이직을 원하는 공무원 동기나 후배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공무원직을 희망하는 청소년들이나 고시생들은 실제 업무 상황이나 봉급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없이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경쟁이 덜 치열하며, 직업이 안정적이라는 장점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한 공무원 이직자는 공무원 사회 스스로가 공무원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업무와 민원의 과중 때문에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가운데, 성과주의까지 도입하면 누가 공무원 사회에 남아있겠냐고 울분을 토했다. 업무 시간에는 민원인을 응대하고 업무 시간이 끝나면 주 업무를 진행하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공직사회가 혁신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공직사회의 소위 ‘철밥통’ 이미지 탓에 민간 기업처럼 근무자의 자발적인 개혁 의지를 끌어내기 쉽지 않은 문제도 있다. 심지어 한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McKinsey)는 서울대학교의 글로벌 랭킹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매년 성과별로 전체 인력의 5%씩 해고해 근무 환경을 조성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번 윤 대통령이 제안한 공직사회 혁신안은 단순히 '개혁, 변화'만을 외쳤던 지난날과 다르게 급여체계의 파격적인 변화나 인사 시스템의 유연성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역대 정책들과 다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성공적인 공직사회 혁신을 이루려면, 제도나 정책을 톱다운 방식으로 강제 적용시키는 것이 아니라 각 부처의 특성이나 업무, 근무 환경 등에 맞는 유연한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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