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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한국 체류 외국인, 이민청 설립 시급하지만 한국 사회에 걸맞은 제도와 환경 먼저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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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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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거대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작은 사건도 무관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 신중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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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월 8일(현지 시각) 프랑스 내무·해외영토부를 방문,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해외영토부 장관과 회담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법무부

30일 국회도서관은 프랑스의 이민정책 관련 입법례를 정리한 ‘최신외국입법정보(2023-11호, 통권 제223호)’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은 약 220여만 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설정한 ‘다문화·다인종 국가’ 편입 기준인 전체 총인구 대비 5% 이상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민정책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다.

이에 보고서는 프랑스의 이민정책 관련 입법례를 통해 국내에 관련 법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명우 국회도서관장은 “대표적인 다문화 국가인 프랑스의 이민정책 관련 입법례는 차후 우리나라가 이민 관련 법제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다문화 사회의 국민통합 정책을 설계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연구를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데 훌륭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시대, 韓 체류 외국인 증가하지만, 이민청은 아직

국내 이민자 수는 2018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이던 2021년을 제외한 2022년까지 꾸준히 30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작년 국내 전체인구는 51,439,038명이었으며 이중 체류 외국인은 2,245,912명에 달했다. 법무부는 이를 두고 "앞으로 별다른 이슈가 없다면 통계상 2030년에는 3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이민정책은 교육, 복지, 외교 등 다수의 부처에 혼재되어 있어 정책이나 예산 집행 중복 등의 비효율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외청 형태로 출입국 및 이민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감당할 가칭 ‘출입국·이민관리청’을 올해 상반기 내에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023년 5대 핵심 추진과제의 내용 중 이민청 설립을 강조한 바 있다. 법무부의 이러한 주장 이면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당장 눈앞에 닥친 일손 부족 현상이 있다. 또한 저출산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지방소멸, 나아가 국가소멸까지 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한몫했다.

한 장관은 “이민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지금의 생산가능인구가 유지되려면 2040년까지 출산율이 3배씩 늘어나야 하고. 새로 태어난 아이들이 생산 가능 연령까지 성장하려면 15년이 소요된다”며 “외국 인력 유입이 불가피하다”고 이민청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지난 4월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을 일부 개정해 이민 관련 정책을 연구하게 될 ‘이민정책연구원’의 법적 설립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여전히 이민정책 관련 조직의 구성이나 적절한 예산 배분 등 기관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고려가 전무하며, 이민법제화 정책, 국민통합 및 이민자 차별 방지 등 관련 현안에 관해 체계적·종합적 연구를 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관련 연구예산이 OECD 국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200여 년 전부터 자국 이민 독려하던 프랑스의 이민 정책

한편 지난 3월 한 장관은 유럽 출장 중 프랑스의 이민 정책을 관장하는 내무·해외영토부를 방문해 제랄드 다르마냉(Gérald Darmanin) 내무·해외영토부 장관과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법무부는 “두 장관은 양국의 이민·이주·국경관리 정책 현안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국가 간 인구이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당국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1800년대 후반부터 대규모의 이민 인구를 받아들였고 2022년 기준 체류 외국인은 총 700만 명으로 총인구의 12.8%를 차지한다.

프랑스는 이민정책과 관련된 집행 책임자로 내무부를, 연구 책임자는 교육부·사회부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집행 실무는 내무부 산하 조직인 ‘외국인사무국(DGEF)’의 감독으로 ’프랑스 이민·통합 사무청(OFII)’이 담당하고 있으며 연구 실무는 ‘국립인구통계연구소(Institut national d’etudes demographiques, INED)’ 내에 설치돼 있는 ‘국제 이민·소수자 연구센터(MIM)’가 담당하고 있다.

먼저 집행 실무를 맡고 있는 프랑스 외국인사무국은 내무부에 속한 7개 사무국 중 하나로 이민, 난민, 통합 관련 행정 및 정책 등을 총괄한다. 외국인사무국 안에 있는 프랑스 이민·통합 사무청은 가족 이민 지원, 이민자 수용 및 통합지원, 귀환 및 재통합 지원, 난민 신청자 지원, 직업 이민 지원, 사회적 결속 및 평등한 기회 지원 등 실질적인 이민 행정·정책 및 통합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3년 5월 기준 총 26명이 재직하고 있으며 공무원뿐만 아니라 행정, 노동, 지리, 교육. 경제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예산은 2022년 기준 약 7억4,000만 유로로, 프랑스 이민·통합 사무청이 징수하는 세금,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고용주가 납부하는 세금, ‘노동법전’에 규정된 특별기부금이나 기타 보조금으로 충당한다.

다음으로 연구기관인 국립인구통계연구소는 사회부의 사회문제 담당 장관과 교육부의 연구 담당 장관의 공동 감독을 받는 과학 기술적 특성의 공공기관이다. 자체 계획 또는 타 공공기관의 요청에 따라 인구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모든 연구를 수행·개발·장려하며, 현재 14개의 연구센터로 구성돼 있다. 그중 국제 이민·소수자 연구센터는 이민이 개인과 출신 사회 및 이민 정착 국가에 미치는 영향, 일례로 이민 이유와 방법, 이민인구의 통합 과정, 차별 현상과 방지, 소수민족, 사회 인구학적 역학 및 정체성 형성 방법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예산은 약 3천만 유로로 정부 예산과 일부 자체 재원으로 충당한다.

이민청 설립 필요하나 유럽 사례만 적용하는 것은 위험해

국회도서관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외국인력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프랑스의 이민 관련 정책과 담당 기관, 입법례 등을 우리나라에 신설될 출입국·이민관리청(가칭)과 이민정책연구원의 연구인력 운용 및 연구 예산 편성을 위한 법령 정비 시 참고할 것을 제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민자들을 받은 경험이 많은 유럽의 사례들이 우리나라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유럽의 경우 해외 식민지를 운영하면서 자국어 교육을 받았던 인력을 우선 수용했던 상황임을 꼬집었다. 즉 인종은 다르지만 말은 통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모국어도 다른 데다 한국어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인력들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문제가 생길 공산이 크다. 심지어 언어 교육을 이수한 유럽 이민자들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수백 년의 세월을 인종차별과 싸워왔으며 지금도 같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지 않은가.

한 전문가는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부족을 해외인력 투입으로 방어한다는 생각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이민정책의 참고 모델을 유럽이 아닌 다른 국가로 관점을 변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책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회적 문제를 충분히 예견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인구절벽이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사회적 혼란을 줄일 수 있는 이민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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