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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A 투자 유치한 '산군', 침체기 속 '최후의 미소' 지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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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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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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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역군 서비스 화면/사진=산군

건설 빅데이터 솔루션 '산업의역군'을 서비스하는 콘테크(ConTech, 건설+기술) 스타트업 '산군'이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IBK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이 신규 투자로 참여하고 기존 투자자인 스트롱벤처스는 후속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롱벤처스는 당근마켓을 비롯해 클래스101, 숨고 등에 초기 투자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기반 벤처캐피탈(VC)이다.

건설업 정보 비대칭성 조율하는 '산군'

산군은 지난달 건설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산군클라우드'를 출시한 바 있다. 산군클라우드는 협력사 리스크 관리, 가격 리스크 관리, 납품대금연동제 시스템 등 건설사 수요를 분석해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한다.

산군이 운영 중인 또 다른 대표 서비스 산업의역군은 국내 16만 곳의 건설 기업 데이터베이스(DB), 110만 곳의 건설 현장 DB 등 다양한 건설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건설업의 정보 비대칭성을 조정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 산업의역군에 대한 평가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실제 산업의역군을 이용하는 회사는 지난해 6월 105개사에서 이달 기준 702개사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국내 10대 건설사와 30대 건설사 중 27곳의 건설 현직자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 소규모 건설공사, 자재 업체들 또한 산업의역군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끄는 '원팀코리아'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산군은 40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신수도 사업에 현지 건설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술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산업은행의 KDB Nextone, 신용보증기금의 Nest, IBK기업은행의 IBK창공(創工) 구로 9기에도 연이어 선정되면서 건설 분야의 새로운 혁신 스타트업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김태환 산군 대표는 "건설업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데이터"라며 "데이터를 통해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산군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하고 건설업의 디지털 전환에 집중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구매 프로세스 '원스톱' 지원으로 사업성 챙겼다

건설사는 협력업체 발굴 및 전략적 제휴, 사전 적격성 평가(PQ, Pre-Qualification), 입찰, 협상, 계약 등 과정을 거쳐 수익을 창출한다. 당초 건설사는 이 같은 프로세스를 제대로 거치지 못해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산군은 여기서 사업성을 찾았다. 현재 산군은 검색, 입찰, 협업 등 건설에 대한 대부분의 프로세스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건설 업계 하도급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뜯어고칠 수 있을 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이미 여러 기관으로부터 그 사업성과 성장성을 인정받은 산군은 지난해 '2022년 부동산서비스산업 창업경진대회'에서 기존 창업기업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대면 조달 플랫폼’으로서의 가치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10월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되기도 했다. 민간 영역에 있어 건설 데이터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단 잠재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건설시장 경기 침체 심각, '악재' 겹친 산군

산군은 건설사 구매 프로세스에 끼어들어 정보 대칭성을 제고하고 대신 중간 이익을 일부 가져가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취하고 있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산군의 영향력은 날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금 당장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질 만한 건수가 잡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시장 경기 자체가 침체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6일 '2023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하반기 건설수주와 투자가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고, 특히 건설산업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경기침체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올해 건설수주가 상·하반기 모두 부진해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12.9% 감소한 200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수주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증가해 2022년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건설투자는 준공을 앞둔 건축공사가 활발한 영향으로 상반기에 1.8% 증가한 반면 완공 공사가 늘어난 하반기에 0.2% 줄어 연말로 갈수록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토목투자는 정부 투자 위축으로 전반적인 부진이 예고된 상황이다.

하반기 주택경기 침체가 전망된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주택시장으로 흘러온 유동자금이 대부분 회수됐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는 추가 투자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 자체는 꺾였으나,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해서 경기가 바로 회복 국면에 들어서는 건 아니다. 오히려 5%대로 높아진 금리가 유지되는 '금리고원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 2년 6개월간 공사비는 30% 이상 급등한 반면 주택가격은 하락하면서 건설사 입장에서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민간 공사비는 1년 사이 10% 이상 오른 반면 예산은 3~4년 전에 동결돼 있다 보니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산군의 입장에선 악재와 악재가 겹친 꼴이다. 산군이 콘테크 업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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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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