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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폭증·IPO 흥행·장비 국산화” 기술 격차에도 반도체 굴기 가속하는 中, 韓·대만 첨단 분업으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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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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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업계 수익성 급성장, 기술 자립에도 박차
화려하게 상장한 CXMT, 기술력 뒤처졌지만 성장 기반은 '탄탄'
반도체 패권국 韓·대만, 분업 체계 확립하며 경계 태세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대폭 제고됐다. 정부가 장기간 주도해 온 반도체 자립 전략이 실제 생산 현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중국 반도체의 성장세는 최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업공개(IPO) 흥행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증됐으며, 한국·대만 등 기존 패권국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협력 구도를 공고히 하며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고 있다.

AI 훈풍 탄 中 반도체 업체들

27일(이하 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통계청(NBS)은 올해 상반기 중국 내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79.5%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 반도체 산업의 이익은 1.8% 감소를 기록했었다. 불과 1년 사이에 폭발적인 성장세가 가시화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과 관련해 유웨이닝 NBS 수석 통계학자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AI) 연동이 빠르게 늘어나며 초거대 컴퓨팅 파워 수요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AI 슈퍼사이클 효과는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개별 실적에서도 뚜렷이 확인된다. 중국 최대 메모리 모듈 제조사인 선전 룽시스 일렉트로닉스의 상반기 이익은 전년 대비 600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분석됐으며, 같은 기간 플래시메모리 설계 전문 기업인 기가디바이스의 순이익 역시 글로벌 공급 부족과 단가 상승에 힘입어 1,099% 급증할 전망이다. 중앙처리장치(CPU) 및 AI 가속기 칩인 딥컴퓨팅유닛(DCU)을 공급하는 하이건 정보기술의 상반기 이익도 최대 52.3% 증가할 것으로 예고됐다.

자체 노광장비 개발 행보

이러한 성장세는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도 두드러졌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중국은 자체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 아이성나(愛晟納) 전자기술그룹'이 현지 노광장비 스타트업 유량성(Yuliangsheng), 상하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장비(SMEE) 등의 팀들을 흡수해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생산을 주도 중이라는 전언이다. 이들은 올해 5대, 내년 20대의 노광장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중신궈지(SMIC)·화훙반도체·CXMT 등 중국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에 제품을 인도할 예정이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기판 위에 빛을 쏴 미세한 회로 패턴을 새기는 핵심 공정 장비로, 사실상 네덜란드 업체 ASML이 관련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2019년부터 ASML 장비 수입에 막대한 차질을 겪어 왔다.

중국의 노광장비 개발 전략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중국 장비의 해상도, 처리 속도, 장비 안정성, 수율 등이 ASML 제품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단기간에 글로벌 노광장비 시장의 경쟁 구도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노광장비의 성능이 떨어지면 동일한 회로를 구현하기 위해 공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하고, 웨이퍼 처리량이 감소하면서 생산비가 상승하게 된다. 장비 고장과 공정 오차가 잦아질 경우 불량률이 높아져 상업적 경쟁력 역시 약화할 수 있다. 다만 한편에서는 중국의 행보를 순수한 수익성 기준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장 전문가는 "중국산 장비의 성능이 ASML 제품을 완전히 따라잡지 못하더라도, 중국 반도체 기업이 필요한 장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생산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면 공급망 자립이라는 전략적 목적은 상당 부분 달성된다"며 "장비 업체와 팹, 소재·부품 기업이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함께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기술 격차를 단계적으로 좁히는 구도"라고 짚었다.

CXMT, 시장 주목 속 증시 입성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중국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중국 최대이자 세계 4위 D램 반도체 업체인 CXMT는 상장 첫날인 지난 27일 공모가(8.66위안·약 1,860원) 대비 무려 465.82% 오른 49.0위안(약 1만520원)에 거래를 마감하고, 단숨에 중국 본토 증시 시가총액 1위(3조2,770억 위안·약 703조6,700억원) 자리를 꿰찼다. 일본 IB 노무라는 CXMT의 목표주가를 공모가보다 1,239% 높은 116위안(약 2만4,900원)으로 제시했으며, 미국 대형 IB 골드만삭스는 "CXMT의 상장은 단순한 IPO가 아니라 중국 반도체 자립 전략이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진입한 사건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미국 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CXMT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5년 동안 D램 생산 능력을 월 38만8,000웨이퍼까지 늘릴 것"이라며 "시장 점유율이 지난 2013년 18%에서 오는 2028년 약 23%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MS 황 연구원 역시 이달 보고서를 통해 "CXMT의 월 생산 능력은 연말까지 30만 장을 넘어 마이크론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CXMT는 이번 IPO를 통해 최대 666억 위안(약 14조3,010억원)을 조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설비투자 등에 지출해 2030년까지 글로벌 3강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은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CXMT의 실질적인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CXMT가 기술력 및 제품 구성 방면에서 여전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선두 3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두 업체들이 AI 반도체용 HBM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것과 달리 CXMT의 주력 제품은 여전히 PC·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범용 D램이며, CXMT가 개발을 추진해 온 HBM은 선두 업체보다 여러 세대 뒤처진 수준으로 평가된다. 독자적인 원천 기술과 공정 노하우가 충분히 축적됐는지도 미지수다. 앞서 한국 검찰은 지난해 삼성전자 전직 임직원들을 10나노급 D램 생산 공정과 장비 사양, 공정 순서, 수율 개선 방법 등을 CXMT 측에 넘긴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수백 단계 공정 정보를 손으로 옮겨 적었고, 해당 자료는 CXMT가 D램 생산 공정을 구축하는 데 활용됐다.

다만 CXMT의 미래 성장 가능성 자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CXMT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내수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초기 제품의 성능과 수율이 다소 낮더라도 판매 물량을 유지하며 생산 경험을 축적해 나갈 수 있다. 중국 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통해 단기적인 적자·높은 생산 비용을 감수하고 투자를 이어 갈 여력도 갖췄다. 이는 실제 양산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수율 개선으로 이어지는 D램 제조에 특히 적합한 환경이다. 생산량을 늘릴수록 식각·증착·노광 등 각 공정에서 발생하는 결함 파악이 쉬워지고, 장비 설정과 소재 조합을 최적화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가 빠르게 축적되는 구조다.

韓-대만 협력 구도 강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가시화하자, 기존 반도체 패권국인 한국과 대만은 공급망 협력을 통해 입지 방어에 나섰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이 한국 반도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19.9%에 달한다. 이는 2022년 9.0% 대비 눈에 띄게 증가한 수준이다. 중국은 2022년에 이어 반도체 수출 비중 1위를 유지했지만, 수출 비중(53.1→40.3%)과 금액(758억800만→744억5,600만 달러·약 110조2,250억 → 108조2,590억원)이 모두 줄었다.

한은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생성형 AI 확산을 꼽았다. AI 기술의 보편화로 데이터센터와 AI 컴퓨팅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CPU와 D램 중심이었던 반도체 수요가 그래픽처리장치(GPU)·HBM 중심으로 이동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공급 △대만 TSMC의 첨단 파운드리·패키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공급이 순환하는 글로벌 분업 체계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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